정부, 2차전지 전주기 경쟁력 강화
핵심원료 특정국 의존 50% 이하로

동원시스템즈 칠곡사업장에서 21700 규격 원통형 배터리 캔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DONGWON SYSSTEMS)
동원시스템즈 칠곡사업장에서 21700 규격 원통형 배터리 캔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DONGWON SYSSTEMS)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중국과의 교역관계가 1992년 수교 이후 31년 만에 적자구조로 전락했다는 통계다. 산업통상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대중국 수출은 1140억 달러, 수입은 1320억 달러로 18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나타냈다. 금년 1월 39억 달러 적자로부터 계속 적자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우리의 제1위 수출시장이자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대중국 교역관계가 왜 이렇게 적자로 전환했다는 말인가.

대중국 교역 수교 이후 적자구조 전환


지난 11월까지 대중국 교역 180억 달러 적자는 원유 대량수입 시장인 사우디와의 224억 달러 적자 다음으로 두 번째에 해당된다.

우리가 중국시장을 너무 안일하고 태평스럽게 의존해온 결과 아닐까 싶다. 그동안 글로벌 교역 환경이 변화했지만 특히 중국시장이 급속히 달라지고 변화한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아울러 국내 수출산업의 경쟁력 약화도 원인일 것이라는 평가다.

한중 수교 후 중국은 한국산 중간재를 수입하여 조립, 가공하는 분업관계를 유지했지만 단기간에 이를 졸업하여 자체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반면에 우리 업계는 손쉽게 중국산 수입 의존도 심화를 그대로 방치함으로써 교역 불균형 관계로 깊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갈등과 보복 대결로 우리의 대중국 수출 인기품목도 타격을 받고 있지만 중국산 자원, 원료 수입은 불가피하게 증가하는 추세가 그대로라는 지적이다.

이미 연구기관이나 전문가 집단에서는 포스트 차이나에 대응, 수출시장 다변화와 새로운 수출 주종품목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이미 한중관계는 안보, 경협 차원에서 좋았던 시절이 지난 느낌이다. 중국 다음에는 중국 인구를 넘어선 인도가 있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자원 부국이 있지 않는가. 또한 수출 제1 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 외교를 통해 글로벌 기업 운동장으로 확충하고 있는 중동과 EU 시장도 남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차전지 전주기 산업 경쟁력 강화 서둘러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이끌고 정부가 밀어주는 ‘민간주도 시장경제’ 정책 기조하에 정부의 모든 부처가 수출을 전담하는 산업통상부화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통령이 스스로 대한민국 세일즈맨 1호를 자임하며 정상 외교 현장에서도 원전과 방산 수출외교를 펼쳤다.

지금 네덜란드를 국교 수교 이후 첫 국빈 방문 중에도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전문 ASML 본사를 방문하고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을 체결했다.

대통령의 국익 순방외교를 수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ASML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센터를 한국에 구축하겠다는 MOU를 체결했다. 또 최태원 SK 회장도 ASML과 포괄적인 협력 MOU 체결 성과를 올렸다.

결국 대중국 교역관계의 적자 전환의 대안으로 새로운 첨단제품의 발굴 수출과 중동, 유럽 및 아프리카에 이르는 새로운 글로벌 기업 운동장을 신속히 개척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때마침 지난 13일, 곧 퇴임할 추경호 부총리가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가 2차전지 전주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 광물 공급 안정화, 소재, 셀 제조 경쟁력 강화, 사용 후 배터리 생태계 조성, 2차전지 산업생태계 조성 등이 주 내용이다.

핵심 광물 공급 안정화를 위해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대해 투자액의 3%를 세액공제 해 주고 니켈, 리튬 등 핵심 광물의 정·제련기술을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 원천기술로 지정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재, 셀 제조 경쟁력 강화는 2차전지 특허 우선심사로 21개월 소요기간을 10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사용 후 배터리 생태계는 내년도에 지원법을 제정, 사용 후 배터리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2차전지 생태계 조성은 광물, 소재, 완제품 등 전 분야에 걸쳐 향후 5년간 38조+α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1172억 규모의 차세대 2차전지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체로 정부가 전주기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한 것은 적절하다고 보지만 좀 더 일찍부터 추진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아쉬움도 남는다는 세간의 평도 있다.

전기차 배터리 등 ‘공급망 안보’ 강화


전기차 배터리 등 2차전지 시장은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다지만 핵심 광물 지원이나 4대 소재 등의 해외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세계의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한국 49.0%, 중국 26.1%, 일본 18.5% 순이다.

반면에 핵심 광물이나 4대 소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아 미래 경쟁력 확보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니 이들 공급망의 안정 다각화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

2차전지 핵심 광물자원 가운데 수산화 리튬은 수입 의존도가 중국산 84%, 인조흑연도 중국산 87%이니 지나치지 않는가. 또 탄산리튬도 칠레산 의존도가 82%이다.

4대 소재의 경우도 양극재 50%, 음극재 78%, 분리막 62%, 전해액 66%를 해외수입에 의존하니 역시 지나치게 높다.

이미 자원보유국들의 자원 무기화는 가시화되고 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수입 의존하는 중국을 비롯하여 동남아 및 남미 각국이 주요 품목의 수출통제에 나서고 있다.

이에 정부는 리튬, 희토류 등의 100일분 비축을 추진하며 특정국 수입 의존도를 2030년까지 5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한 새로운 비축기지도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2417억을 투입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첨단산업은 무자원국 처지로 핵심원료 광물을 수입하여 제조강국이 됐으니 공급망의 안정, 다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필수과제인 것이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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