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칼리그래피=이톡뉴스)
(칼리그래피=이톡뉴스)

[안경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2020년 올해로 별이 된지 103년이 된 항일 저항 시인이자 한국인 독립운동가 윤동주(尹東柱, 1917년 12월 30일 ~ 1945년 2월 16일 오전 3시 36분)가 103년전 오늘 태어났다.

아쉽게도 윤동주는 광복을 불과 6개월을 남기고 1945년 2월 향년 27세의 젊은 나이로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을 마쳤다. 마리아 릴케, 꼭도, 바레리 프랑시스 잠 등 해외 서정 시인들의 시집을 좋아했던 윤 시인은 친구이자 고종사촌 형인 송몽규와 함께 1943년 7월에 항일운동 혐의로 일경에 검거돼 2년 형을 선고를 받고 2년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별이 됬다.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란시스․쟘」 「라이너․마리아․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지난 2017년 12월, 종로구 인사동 인사고전문화중심에 전시된 윤동주 시인이 시집들. (사진=이코노미톡뉴스DB)
지난 2017년 12월, 종로구 인사동 인사고전문화중심에 전시된 윤동주 시인이 시집들. (사진=이코노미톡뉴스DB)

중국 만저우 지방 지린 성 연변 용정에서 출생한 윤동주는 일제강점기 시절, 나라의 독립을 열망하고자 감성적이고 자아 성찰의 시를 통해서 독립의 의지를 그의 방식대로 밝혀왔다. 독립에 대한 소망을 시로 담은 책이 바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이고 그중에서 유명한 무제의 '서시(序詩)'가 바로 아래와 같다.

윤 시인이 1941년에 발간을 시도했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이제는 윤동주의 유고집이 돼 그의 사망 이후 강처중과 정병욱에 의해 1948년에 출판되었다. 

'1944년 쿄토지방재판소 제2형사부에서 기록한 윤동주 재판 판결문'.(사진=이톡뉴스 DB)
'1944년 쿄토지방재판소 제2형사부에서 기록한 윤동주 재판 판결문'.(사진=이톡뉴스 DB)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노태우 대통령 정권 시절인 1990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는 윤동주를 ‘건국훈장 독립장’에 추서했다.

한편, 시인 윤동주는 한국인 시인이 아니고 '재외동포 시인'이라고 국정교과서가 기술해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었다. 당시 교육부는 외교부 산하의 특별한 논의절차는 없이 재외동포재단의 의견을 받아 반영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었다. 이러한 것이 논란이 되는 것은 중국 정부가 40여 년 전부터 윤동주를 중국 조선족의 애국 시인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지난 2012년에는 북간도 윤동주의 생가가 묘소 앞에는 '중국조선족애국시인'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초등학교 6학년 도덕교과서에 윤동주가 재외동포 시인으로 서술되어 있는 반면에 일본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는 한국인 시인 수록되어 있다. "별 헤는 밤'은 적지 않은 일본시인 좋아하는 시이기도 하다.

'윤동주 시인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일본 교과서'.(사진=etalk news)
'윤동주 시인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일본 교과서'.(사진=etalk news)

저항시인 윤동주를 후원합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서체 윤동주 2종과 윤봉길 서체, 한용훈 서채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했다. 광복절에는 영웅 안중근의 서체를 무료 배포했다.

윤동주가 1938년 봄부터 41년 겨울까지 연세대 당시 연희전문학교 핀슨관에서 기숙생활을 하면서 자아 성찰적인 삶을 연세대에서 보냈다. 이에 연세대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동문의 시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11월 27일에 윤동주기업사업회를 조직했으며, 올해 1월 20일에는 신촌캠퍼스 핀슨관에서 윤동주기념관 봉헌식을 개최해 저항시인 윤동주를 기렸다. 핀슨관은 지난해 11월에 등록문화재 제770호로 지정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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