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 '고의 아닌 듯' 감싸고 두둔
공개사과, 재발방지 요구 관철해야

▲(좌)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북한군의 남측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 만인 6일, 남북 분단의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사진=연합뉴스)
▲(좌)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북한군의 남측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 만인 6일, 남북 분단의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북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하면서 DMZ 내 우리 GP를 향해 총격 도발 닷새가 지나도록 우리군의 대응자세가 거짓과 엉터리 수준으로 비친다. 북측이 고성능 고사총으로 우리 GP를 조준 사격한 도발이 거의 명백한데도 어찌하여 ‘의도적 도발 가능성이 없다’거나 ‘고의는 아닌 것 같다’는 식으로 감싸고 두둔하려는 자세인가. 국가안보 상황을 두고 군 당국이 행여 북한 눈치나 보면서 몸조심 하려는가.

GP 총격 도발을 왜 감싸고 두둔


지난 3일 오전 7시 중부전선 최전방 GP를 총격한 무기는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할 때 사용한 14.5미리 고사총이라고 했다. 이를 1.5km 거리에 있는 우리 GP를 총격했으니 훈련된 병사의 정조준 사격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우리군은 어찌하여 ‘오발인 듯’ ‘의도적 도발 아닌 듯’으로 북측 입장을 대변하려는 자세인가.

군사문제 전문가들은 북측이 고사총을 비무장지대로 반입한 것부터 9.19 합의 위반에 해당한다고 해석한다. 여기에 군 당국이 “고사총의 유효 사거리가 남북 GP간 거리(1.5~1.9km)보다 짧아 조준 사격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합참이 과거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고사총의 유효 사거리가 3km로 명시되어 있다고 하니 이런 거짓말이 어디 있는가. 문제가 되자 합참이 왜 이런 자료가 국회에 제출됐는지 다시 조사해봐야겠다고 하니 무슨 꼴인가. 합참은 행여 북이 의도적으로 도발하지 않고 오발로 우기고자 유효 사거리마저 조작할 셈인가.

또한 도발 현장에서 군이 즉각 대응사격 했다는 주장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군은 초소장의 판단으로 즉각 대응했다지만 사단장까지 보고절차를 거쳐 응사하느라 20분이나 소요됐다고 한다. 다시 군 당국은 우발적 도발 사건임을 뒷받침하는 북한군의 교신 내용 등 대북정보를 입수, 청와대에도 즉각 보고한 바 있다니 과연 사실인지 여부가 관심이다.

분명 군 당국도 이번 도발이 9.19 합의 위반이라고 미리 확인한 바 있다. 여기에 오발이니 비의도적이니 하는 궁색한 변명이 꼭 필요한지 의문이다. 군 당국은 즉각 대응경고 사격 뒤 남북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전통문을 보냈다지만 어떤 응답이나 받았는가.

비핵화 협상하며 유엔결의 위반 감행


9.19 군사합의 이후 북측의 의도적인 도발행위는 여러 차례 목격됐다.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서해 NLL 수역 포사격 훈련장면도 연출했고 장사포와 미사일 발사도 거침없이 반복해왔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 제재위 보고서가 함남 신포 조선소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용 3천톤급 신형 잠수함 3척을 동시 건조할 수 있는 시설이 완공됐다는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따라 머지않아 신형 잠수함이 진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신포 조선소 가까이에 잠수함 훈련센터와 엄폐시설도 완공했다고 밝혔다.

북측이 우리 GP에 총격으로 도발한 다음날 대남선전 ‘메아리’가 “남조선이 북침전쟁 준비를 위해 무력증강과 군사적 대결 책동에 광분하고 있다”고 나팔을 불었다. 이어 “변명할 수 없는 반민족적 죄악”이니 “반 공화국 고립, 암살책동에 광분하는 미국과 동맹강화 혈안”이라고 비난했다. 아마 스텔스 전투기 F-35A기, 고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기’ 도입 및 한․미연합 공중훈련을 두고 비난한 모양이다.

지금껏 북측이야말로 9.19 합의에도 불구하고 대남 도발에 광분하고 있는 꼴이다. 북의 GP 총격 직후 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 ‘비욘드 패럴렐’(분단을 넘어서)가 평양 순안비행장 인근 ‘신리’에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관련시설을 완공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김정은이 트럼프와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계속 감행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런데도 이 기간 중 트럼프는 김정은을 ‘좋은 친구’라고 추켜세웠고 문 대통령은 비핵화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자청했으니 김정은이 속으로 웃고 있었을 것이다. 과거 김일성이 박정희와 7.4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에도 남침용 땅굴을 파고 있었다. 그러니 평화를 위장하며 대남도발을 감행하는 방식마저 3대째 ‘대물림’ 꼴 아닌가.

김정은 잠적쇼 ‘덫’에 걸린 사고?


김정은의 코로나 피신 20일 잠적 쇼에 서방 각국 정보기관마저 속았다. 4.15 총선으로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인 태영호, 지성호씨 등도 속아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을 강조했으니 결과적으로 ‘가짜뉴스’ 공급자 꼴이 되고 말았다. 이에 국민 앞에 사과하고 대북정보 관련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은 분명 잘못됐다. 어쩌면 김정은식 은둔, 비밀주의 덫에 걸려 넘어진 사과라고 볼 수도 있다. 반면에 국정원장이 국회에 출석, “김정은의 심장이상설은 근거가 없고 시술 받은 적이 없다”고 확인했으니 결과적으로 대북정보 분석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만 올 들어 김정은의 공개활동이 66%나 줄어들었다고 하니 건강이상설이 퍼져 나올만한 상황연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태영호 당선자 등은 분명 잘못했다. 반면에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국회 상임위 활동까지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투표를 거쳐 선출된 국민대표에게 의정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통일부 김연철 장관이 GP 총격 3일만에 ‘평화의 길’ 파주구간을 방문하여 판문점 견학 재개 준비상황을 점검했다니 우리네 눈에는 부적절한 행차였다. 북의 총격 도발이 우발인지 고의인지 군사정전위의 조사결과도 나오기 전에 판문점 견학 재개를 서둘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의 독자적인 대북협력사업 재개 방침도 결코 옳지 못하다고 본다. 제발 북의 도발에 정정당당하게 대응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다. 북에게 굽실굽실 할수록 오히려 깔보고 도발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