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총리 김학렬 이야기
칠순 아들이 전하는 ‘내 아버지의 꿈’

'내 아버지의 꿈' 북 커버
'내 아버지의 꿈' 북 커버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 올해 칠순에 이른 아들이 40대에 부총리를 지낸 부친 김학렬(金鶴烈) 이야기를 ‘내 아버지의 꿈’으로 출간했다. 김 전 부총리는 박정희경제 고도성장기의 돌격대 주역으로 1970년 4월 1일 포항제철 기공식 발파버튼 사진 속의 인물이다. 이 역사적 기록사진은 가운데 박통의 오른편은 박태준 포철 사장, 왼편은 김 부총리다.

책 집필자 김정수는 고인의 장남으로 국내외 경제연구기관 등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이코노미스트이지만 중앙일보 경제전문 기자로 18년간 활약 중인 현역이기에 칠순기자 아들(1950년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고 김학렬 부총리는 1960년대부터 1970년 초반까지 온갖 화제와 비화 속의 주인공으로 타고난 천재성에다 너무나 솔직, 직선형의 ‘불같은 성미’로 맹렬, 돌격했다. 더구나 해박한 경제지식에다 순간마다 번쩍이는 아이디어 분출로 주위를 압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면도칼이나 컴퓨터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분노와 거부를 잠시도 참지 못해 숱한 험구와 기행으로도 유명했다. 그렇지만 5.16 혁명으로 갈 길이 바쁜 박통은 그의 능력을 믿고 너무나 신임했다. 이 때문에 고인은 박통의 통치철학에 공감하면서 ‘한강의 기적’ 창출의 주역 위치로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이다.

고인은 1923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과 학병을 거쳐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와 대한민국의 제1회 고등고시 행정과에 수석합격 함으로써 경제 관료로서 숱한 최초, 최고의 기록을 수립했다. 고시합격 후 1950년 중앙청 고세과장으로 출발했지만 6.25로 적치 3개월을 숨어 지내다가 피난수도 부산시절을 거쳐 재무부 사세국장, 5.16 후 경제기획원 초대 예산국장과 차관을 역임하고 1966년에는 최연소 재무부 장관을 기록했다. 그 뒤 청와대 초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다가 1969년 46세의 젊은 나이에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으로 발탁되어 경제 관료의 최고봉에 오른 것이다.

이 무렵 박통의 국가경영 이념이란 배고픈 국민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경제개발과 김일성의 직․간접 침략 격퇴로 국가안보를 튼튼히 쌓는 목표였다. 고인은 바로 이 같은 이념과 코드일치로 무한 신임 속에 종횡무진한 추진력을 과시할 수 있었다.

박통이 너무나 간절하게 소망했던 포철 착공과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은 반론과 부정적인 데이터가 많았지만 고인이 앞장서서 ‘박통코드’로 밀어붙였다. 또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과 추진에도 그의 돌격력이 크게 작용함으로써 연간 10%의 고도성장으로 조기에 국력을 신장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 저자 김정수는 면도칼로 불린 부친 김학렬을 ‘쓰루’, 불도저로 불린 장기영 부총리를 ‘왕초’라는 애칭으로 묘사했다. 당시 관료사회와 기자세계에서도 이 같은 별칭으로 양자 간 위험한 갈등과 충돌을 잘 설명했다. 저자는 부친이 걸어온 길을 가감 없이 되짚어 기록하고자 수많은 기록과 증언을 수집했다.

‘내 아버지의 꿈’은 5개장으로 엮은 367페이지에 달하는 실록형이다. 제1장, 고성촌놈 대한민국 1호 관료로부터 나라님(박통)과 함께 한국경제를 위하여, 40대 부총리, 태풍을 몰고 오다, ‘나라살림’ 빠르게․낮게․고르게 및 ‘기우는 달’의 긴 그림자 등 5개장으로 집필했다.

저자는 책 에필로그를 통해 “내 애비의 꿈은 이어지고 있다”고 썼다. 이어 쓰루시대가 남긴 최대의 유산은 우리가 힘을 합하면 ‘할 수 있다’는 can do spirit 정신이라고 말하고 쓰루시대의 꿈은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조국을 후손에게 남겨주고 싶은 욕망이었다”고 기록했다.

고인은 겨우 49세의 한창 나이에 중병으로 떠났다. 그를 무한히 아낀 박통은 고인의 빈소를 찾아 평소 종종 만날 기회가 있었던 미망인에게 “제가 너무 과로시킨 탓”이라고 울먹였다고 한다. ㈜알피스페이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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