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호]

[기업가정신③]

大山 신용호(愼鏞虎)

발명가적 개척, 도전의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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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광서(한국경영사상연구원 원장)

한국에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수많은 기업가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대산 신용호(大山 愼鏞虎) 창립자와 같이 기업을 창립하면서부터 창립이념(創立理念)을 밝힌 기업가는 흔치 않다.

교보생명의 창립이념은 “국민교육진흥” 과 “민족자본형성”이다. 대산은 1950년대 생명보험의 불모지대와 다름없는 한국사회에서 “맨 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는 강인한 정신력과 불굴의 투지”로 대한교육보험(주)를 창립하고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위대한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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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절의 대산> <▲대한교육보험 출범 당시의 종로 사옥>

발명가적 개척정신

신용호 창업자는 남보다 한발 앞서 가기 위해서는 노력만 가지고는 안되며 발명가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듯, 남이 해놓은 것을 뒤따르거나 모방만해서는 결코 경쟁사회에서 생존 할 수 없고, 항상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만들고자 하는 창의적(創意的)인 노력과 정신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산은 이러한 발명가적인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으로 교보생명을 창립하고 창립이념의 차별화와 상품개발의 차별화를 통하여 “교육보험제도”를 세계 최초로 창안하여 기업을 독창적으로 경영하고, 혁신하여 오늘날 교보생명을 세계 굴지의 생명보험회사로 성장 시켰으며, 이로 인해 대산 신용호 창립자는 생명보험업계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의 한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용호는 1917년 8월 11일 부친 만취(晩翠) 성언(聖諺)공과 모친 유매순(柳每順)여사의 6남매 중 5남으로 전남 영암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거창신씨(居昌愼氏)의 명문사대부 가문으로 영암에서 대대로 살아 온 가문으로 부친은 한학자(漢學者)이며 애국지사였다.

그가 어린 시절은 보낸 영암(靈岩)은 가수 하춘화의 구성진 “영암아리랑”으로 더욱 유명해진 고장이고 호남(湖南)의 금강산이라 지칭되는 명산 월출산(月出山)이 있으며, 고적ㆍ유적명승지와 더불어 육ㆍ해산물이 풍부한 서남해안의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영암은 일찍이 백제(百濟)시대에 「천자문」과 「논어」를 처음으로 일본에 전수한 왕인(王仁)박사의 탄생지이며, 신라 말의 명승이며, 풍수지리학설(風水地理學說)의 원조인 도선국사(道先國師)가 출생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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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9월 보험산업과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을 받고 있는 대산. 오른쪽사진은 1977년 광화문 교보빌딩 기공식>

장개석군, 모택동군에 군량미 납품

일제 강점기에 출생한 신용호는 명문거족의 후예였으나 장형 신용국(愼鏞國)은 국내에서 독립투쟁을 선도하고, 둘째형도 일본 동경에서 한일학생운동에 가담하는 등 독립애국의 가문으로 낙인 되어 검거ㆍ투옥되었으며 가정형편은 하루아침에 허물어져 대산은 초등학교 교육마저 받을 수 없는 불우한 환경에 처해졌다. 그는 1936년 20세의 나이로 홀홀단신 고향을 떠나 중국 만주로 가서 그 곳에서 애국지사 신갑범(愼甲範)과 이육사(李陸史) 등을 만났으며 우선 대련중학에 입학하여 수학의 길을 걷고자 하였으나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다시 북경으로 가 북경대학에 진학하려 하였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제 투쟁의 방법을 바꿔 독립투쟁에서 사업보국(事業報國)의 길을 택해 천부적이고도 기발한 창의적 정신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무일푼으로 당시 중국에서 유명한 미곡상인(米穀商人)을 설득하여 신용과 성실로 사업을 일으켜 당시 일본군ㆍ중국의 장개석 군 그리고 모택동 군에 까지 군량미를 납품하는 묘기를 연출하여 사업가로서의 수완을 최대 발휘, 거금을 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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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6월 교육보험제도를 창안하여 세계보험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전년도 수상자 게라더볼로부터 세계보험대상 기념메달을 수여받고 있는 대산. 오른쪽 증서는 1983년 10월 보험의 대스승(미 알라바마대학)으로 추
대된 대산-보험의 대스승 추대증서>

1958년 태양생명 보험창립

1945년 8월 15일 이국땅 중국에서 해방을 맞이한 대산은 1946년 독립지사들과 함께 귀국하여 우선 (주)민주출판사를 창립하고 민족문화창달사업에 매진하였으나 뜻한 바 있어 수년간에 걸친 세계 생명보험사업의 자료를 검토한 후 교육보험에 투신하기로 작심하고 1958년 7월 11일 주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태양생명보험(주)”를 창립하고 동년 8월 7일 개업식을 가졌다. 그 후 “대한교육보험주식회사”로 개명하고 대망의 「진학보험」을 판매하였다.

대한교보는 창립 2년 만에 업계 중위권에 부상하였고, 1967년 4월 창립 9년 만에 보유계약 374억 원을 기록, 업계 정상을 차지하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하였다. 이러한 비약적인 사세확장은 창립자 대산의 시대를 선도하는 탁월한 경영능력과 “맨 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는 강인한 정신력과 투철한 신념” 및 실천적인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 하였던 것이다.

교보생명의 경영 기본이념은 봉사정신, 책임정신, 공익정신 및 협동정신을 발휘하여 국민 속에 신뢰성을 구축하고, 회사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자는 것이었다. 1970년대 교보생명의 도약은 경영기본이념을 바탕으로 한 “제2창사운동”을 계기로 구축되었다. 제2창사운동의 지표는 1980년대에 진입하면서 금융시장의 개방과 경영의 국제화시대를 맞이하는 전초적인 기반조성작업이었다.

대산의 창립이념은 전술한 바와 같이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이다. 과연 이와 같이 거룩한 창립이념의 철학적 배경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창출되었을까? 삼선(三善)ㆍ삼익(三益)의 사상적 근원은 선의의 계약, 선량한 관리, 선의의 교육철학이며, 삼익은 국익사상(國益思想), 객익사상(客益思想), 사익사상(社益思想)인 삼자공영(三者共榮)의 사상을 의미한다.

보험계약의 기본이념은 최대선의의 계약(最大善意 契約 ; utmost good faith contract)이다. 보험계약의 당사자인 보험자나 계약자는 양자 공히 양심적이어야 한다.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마음가짐은 마치 신에게 기도하는 정신자세로 임해야만 한다. 보험자는 진금부도(眞金不鍍)하여 가식이 없이 진실하고 무자기(毋自欺 ;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내면적 정직성)의 정신으로 가장 양심적이고 성실해야하며, 계약자도 역시 고지의무(告知義務 ; representation)에 있어 추호도 자기 자신을 기만하지 않는 무자기 정신을 간직해야만 한다. 양자가 다같이 “무자기”의 양심을 가지고 계약에 임할 때 비로소 진실한 보험계약이 창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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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8월 금관문화훈장을 수상한 대산>

민족자본 형성의 국익사상

선량한 관리자의 사상은 보험계약의 필수적 조건인 바 보험자는 계약자의 자산을 관리ㆍ운영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의무를 다해야 한다.

선의의 교육사상은 선량한 교육만이 선량한 인간을 만들며, 선량한 인간만이 선량한 사회와 국가를 건설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이 없는 나라의 장래는 없는 것이며, 미래의 희망과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교육이 없는 나라의 장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교육을 통하여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을 인간자본(人間資本 ; human capital)화 하여 지식산업(知識産業)을 개발하고 끊임없는 연구ㆍ개발을 통하여 창의적 사고를 기르는 것이다.

국익사상은 피폐한 한국경제를 민족자본형성을 통하여 재건하고 이를 이끌어 복지사회건설과 국민경제를 창달하려는 사업보국의 사상이다.

이와 같은 대산사상은 삼자공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귀속자인 주주, 고객, 사원, 국가, 사회 및 인류전체에게 그 과실(果實)이 골고루 공분되도록 하였으며 이를 실천에 옮겨 거국적 장학제도(擧國的 奬學制度)를 창안, 성공리에 수행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하여 대산문회재단, 대산농촌문화재단 및 대산교육환경문화재단을 창설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동양 최대의 교보문고를 개설하여 독서의 저변확대를 실천하고 있다.

일하며 배우고 배우면서 일하자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일하자”라는 명구(名句)를 남긴 대산은 사회적 공로로 국민훈장 수상( 64.9), 국민훈장 수훈( 69.9), 세계대학총장협의회 왕관상 수상(1AUP, 76.7), 세계보험대상 수상( 83.6), 보험의 대스승 추대(미 알라바마대, 83.10), 최고 명예교수 추대(미,알라바마대, 94.10),세계보험전당 월계관상 수상(세계보험협회,11S, 96.17), 금관문화상(1급) 수훈(대한민국, 96.8)하였으며, 특히 세계보험협회에서는 “신용호보험장학금”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대산 신용호의 기업가정신은 창의ㆍ집념ㆍ도전 그리고 공존공영이다. 그는 글로벌 기업가 중 특히 생명보험분야에서 한국을 빛낸 세계 속의 위대한 기업가이며 정도경영을 통한 사표적인 기업가로서 향년 77세인 2003년 9월 19일에 서거하여 충남 예산군 덕산면 덕숭산 기슭에 영민하고 계시어 필자를 비롯하여 한국전문경영인학회 회원들이 참배하기도 했다.

대산의 뒤를 이어받은 신창재(愼昌宰)회장은 2000년 5월 교보생명을 인수받은 후 비약적인 성공을 이룩하여 2010년 3월말 현재 보유계약고 260조 원, 총수입보험료 10조 68억 원, 총자산 54조 1401억 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당기 순이익은 5,252억 원을 마크하고 있어 업계 2, 3위를 자웅하는 국내 굴지의 보험기업으로 우뚝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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