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박사, 식물성우유 ‘베지밀’ 개발

토종, 최장수 소아과 의사
두유건강 100수 기록
정재원박사, 식물성우유 ‘베지밀’ 개발

식물성 우유 ‘베지밀’의 정식품 창업자인 정재원(鄭在遠) 박사가 100수를 기록한 후 지난 10월 9일 별세했다. 고인은 두유(豆乳)산업 개척자이자 두유건강 전도사로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고인이 개발한 ‘베지밀’(vegetable milk)은 장수식품으로 기록됐다.

최장수 토종의사… 두유산업 개척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이톡뉴스)] 정 박사는 1917년 황해도 은율군에서 태어나 편모슬하에서 어렵게 자라다가 나이 열다섯 무렵 평양 기성의학 강습소에서 난생 처음 의학서적들을 구경한 후 의사의 꿈을 키웠다. 도서관 등에서 책을 빌려 보며 열아홉이던 1937년 의사 검정고시에 합격, 소아과 의사의 길로 들어섰다.

▲ (주)정식품 창업자 정재원 박사. <사진@정식품홈페이지>

그로부터 토종의사이자 자신이 개발한 ‘베지밀’로 100수를 실천한 기록을 남겼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처음 서울 명동 성모병원 견습의사로 근무할 때 설사병 유아 치료에 실패한 후 한없는 무력감에 빠져들기도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설사병에 관한 원인규명을 위해 해외유학에 눈을 돌려 1960년 런던의대 3년, 미국 UC메디컬센터 1년 등 4년간 유학을 통해 어린이 설사병이 유당(乳糖)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이란 사실을 터득했다.

알고 보니 한국인은 서양인들과는 달리 선천적으로 유당분해 효소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유당불내증 발생률이 인구의 0.5~1%로 연간 20만명 가량 발생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정 박사는 1965년 귀국하여 정소아과를 개업하고 연구소를 세워 우유 대체식을 찾아 연구하다 두유(豆乳)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1973년 ㈜정식품을 설립, 이를 ‘베지밀’(vegetable milk)이라 명명했다. 이어 1984년에는 충북 청주에 대규모 두유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두유건강을 전파해온 것이다.

베지밀건강… 단체여행 솔선수범

정 박사는 2004년 6월 4일, 미수(米壽)로 몽골 울란바트로서 열린 2080 CEO 포럼에 최장수로 참가했다. 당시 박세직 재향군인회장, 김용래 전 서울시장 및 중견&#8228;중소기업 대표 등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여든여덟의 정 박사가 가장 몸 가볍게 포럼 일정을 소화했다.
이때 정 박사는 여행사측의 서비스에 앞서 공항 수속에서부터 여행가방까지 손수 챙겨 가장 앞장서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 박사는 수시로 해외여행하면서 직접 챙기는 것이 버릇이라면서 “행여 단체여행의 짐이 될까 두려워…”라고 해명했다.

포럼 참가자들이 입을 모아 정 박사의 ‘베지밀 건강’이 너무나 놀랍다면서 공장견학을 희망했다. 귀국 후 2004년 6월 15일, 포럼 참가자 20여명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전동에 있는 정식품 두유공장을 둘러봤다. 세계 최대 규모의 두유공장의 청결과 안전이 최상인데다가 겨우 300여명 종업원이 24시간 풀가동한다는 사실이 놀랄 수준이었다.
정 박사는 공장시설을 안내하면서 ‘우유 대신에 콩’이라고 강조하며 콩이야 말로 ‘흙속의 만능 단백질’이라고 예찬했다. 콩은 웰빙시대 장수혁명을 가져다주며 온갖 현대병을 예방하고 억제해 준다고 강조했다.

우리민족 건강의 원천… 콩 예찬론

정 박사의 콩 예찬론이 국제 콩 연구계로 확산되어 1994년 제1회부터 국제대두심포지엄에 줄곧 참석하며 연구발표 기회를 가졌다.
제1회 아리조나 심포지엄은 미국 대두협회 지원으로 ‘암과 대두’를 주제로 열렸다. 이 대회에서 콩은 항암효과와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발표되고 콩을 대량으로 섭취한 민족에게 유방암과 전립선암이 현저히 낮게 발견된다고 지적됐다.

이어 제2회 대회는 골다공증, 신장질환, 폐경기증후군 경감효과가 있고 3회 워싱턴 대회는 고혈압, 대장암 등 예방효과가 발표됐다. 이때 정재원 박사가 연구 유공자상을 수상했다.
정 박사는 뉴저지 기술과학원 의료공학 외래교수의 저술을 ‘콩혁명’(Soy Revolution)이란 이름으로 번역 출간했다. 이 책에서 콩을 ‘삶을 변화시키는 새 천년의 건강식품’이라고 규정하고 콩의 섬유질이 위장기능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킨다고 설명했다. 또한 콩에는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고 칼슘, 마그네슘 등이 암 예방, 억제효능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이에 앞서 조상 대대로 콩으로 메주를 쑤어 간장과 된장을 만든 민족음식이 우리민족의 건강원천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유건강 백수 고인의 영원한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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