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8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가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호프집에서 열린 경선 후보들과의 호프데이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사진=민주당).

상생·공정경제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맥주 회동.

기업인 중 맥주 못 마시는 인사 있는지도 관심사.

[이코노미톡뉴스 최서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이른바 ‘치맥(치킨+맥주) 간담회’에서 무슨 브랜드의 맥주를 마실지, 주류 업계의 현안도 언급할지 주목된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26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27일과 28일 양일간 진행되는 문 대통령과 기업인 간 간담회는 격의 없는 대화를 위해 별도의 시나리오나 발표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또 “이번 자리는 기업인들이 대통령과 경제 관련 장관 및 청와대 비서진과 일종의 스킨십과 친밀감을 갖고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게 상춘재 앞 호프 미팅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분 동안 맥주 간담회를 연 이후 50~60분간 기업인들과 새 정부의 경제 철학,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등에 대해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27일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회장 정몽구), 구본준 LG 부회장(회장 구본무),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회장 김승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회장 이명희), 박정원 두산 회장과 이재현 CJ 회장 대신 손경식 CJ 회장, 중견기업인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참석한다. 28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신 권오현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회장 조양호) 등이 자리를 채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틀 모두 참석한다.

▲ 대한상의는 7월 11일 대기업 그룹과의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간 만남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여승주 한화 부사장, 최영익 KT 전무, 박영춘 SK 부사장, 주은기 삼성 부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광식 현대차 부사장, 오성엽 롯데 부사장, 조갑호 LG 부사장, 조영철 현대중공업 부사장, 최양환 부영 사장, 양춘만 신세계 부사장, 최성우 두산 사장, 조영석 CJ 부사장, 유병옥 포스코 전무, 정찬수 GS 부사장, 석태수 한진 사장 등이 참석했다(사진=대한상의).

청와대는 무슨 브랜드의 맥주와 치킨(닭)을 간담회 탁자에 올릴지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산 브랜드를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산 맥주로는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하이트맥주, 롯데주류 클라우드 등이 있다.

최근에는 롯데주류에서 피츠를 출시했다. 피츠는 롯데물산이 관리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시음 행사를 여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한 바 있고, 신동빈 회장이 마시고 만족했다는 후문이 있어 이번 간담회 탁자에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하이트진로에서 출시한 필라이트는 발포주다. 1999년 개정된 주세법에 적용되는 맥주의 기준인 맥아 함량은 10% 이상이다. 그러나 발포주인 필라이트는 맥아 함량이 10% 미만으로 세금을 적게 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통상 맥주는 출고가의 72%가 주세다. 수입맥주는 신고가를 기준으로 주세가 부과돼 국산맥주와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주세법으로 인해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외국 언론의 칼럼이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홈플러스에서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제조하는 세븐브로이의 강서맥주와 달서맥주,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KCB)의 해운대맥주와 같은 수제맥주 등을 판매하고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맥주가 상생을 강조하는 청와대 탁자에 오를지 기대된다.

▲ 대형마트에 진열된 국산맥주들(사진=이코노미톡뉴스).

최근 회식 자리의 ‘폭탄주’를 지양하고 ‘혼술’을 하는 등 주류 문화가 바뀌면서 술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다. 때문에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신입사원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300명의 인원을 감원한 바 있어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2015년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신입사원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했다가 ‘사람이 먼저다’라는 광고와 맞물려 비난 여론에 부딪히자 박용만 당시 두산그룹 회장이 사과한 전례가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로는 교촌치킨, 맘스터치, 굽네치킨, 비에이치씨, 네네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비비큐, 또래오래, 지코바양념치킨, 페리카나, 처갓집양념치킨, 멕시카나, 부어치킨, 멕시칸치킨, 훌랄라참숯바베큐 등이 있다. 이 중 BBQ, BHC, 굽네치킨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불공정행위(갑질)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 중이다. 굽네치킨의 창업자는 바른정당 홍철호 국회의원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최호식 전 회장의 성추행 혐의로 타격을 받은 곳이다.

이와 함께 40~50대 이상인 중년 남성들이 대다수인 기업인들 가운데 맥주를 마시지 못하는 인사가 있는지도 관심사다. 치킨 같은 기름진 육류나 맥주 등은 통풍을 유발한다. ‘황제병’으로도 불리는 통풍은 고단백질의 고기와 술을 많이 먹고 운동을 잘 하지 않는 5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통풍으로 진료를 받은 50대 남성은 7만1355명, 50대 여성은 6531명으로 조사됐다. 알레르기(알러지) 때문에 맥주를 못 마시는 사람도 있다.

▲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세븐브로이의 강서맥주, 달서맥주와 코리아크래프트브루어리의 해운대맥주(사진=이코노미톡뉴스).

한편, 청와대는 이달 초 방미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수현 대변인 등이 농심 컵라면을 들고 있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이를 본 일부 누리꾼들이 “다음엔 라면 값을 동결하고 직원 대부분이 정규직인 착한 기업 ‘오뚜기’로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고, 청와대는 이를 받아들여 오뚜기와 삼양식품, 팔도 등 다양한 라면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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