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톡뉴스=왕진오 기자] 청년 아티스트들이 바라본 대상은 무엇일까에 주목한 전시 '직관 2017'이 7월 12일부터 서울 삼청로 학고재갤러리 신관에서 마련된다.

▲ 서울 삼청로 학고재갤러리 신관에 설치된 '직관 2017'전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학고재갤러리가 지난 2010년 개최한 '직관'展의 연장선상에 꾸린 전시에는 김미영, 김정태, 송윤주, 이은우, 이혜인, 장재민의 작품이 세 개 층에 나뉘어 걸렸다.

서양화, 동양화, 조각,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는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이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작업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장 1층에 걸린 김미영(33)의 '세일링 더 포레스트'는 흩날리는 초록의 이미지가 150호 캔버스 두 개를 가득 메운 작품이다. 동양화의 느낌이 강조된 화면은 물감이 마르기 전에 새로운 물감을 덧입히는 기법인 '웻온웻 페인팅'을 적용시킨 작가의 작업 방식 때문이다.

화면에 오른 이미지들은 특정한 형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느낌의 형태가 마치 방금 물감을 칠한 것 같은 느낌으로 두터운 질감을 드러낸다.

바로 옆에는 단단하고 무거운 재질로 보이지만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이은우(35)의 '매끄럽고 기울어진 것'이 놓여있다.

일상적 사물의 재료나 특성, 그것이 다른 물건들과 맺고 있는 관계, 현실에서 통용되는 방식 등을 살핀다. 이번 전시에는 '빨간 책장'을 포함해 여섯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 서울 삼청로 학고재갤러리 신관에 설치된 '직관 2017'전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디지털 매체를 기반으로 새롭고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하는 김정태(30)는 '언 리얼 엔진4'라는 3D 게임 엔진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축한 디지털 가상세계 '피코'에서 추출한 장면을 알루미늄 캔버스에 드러낸 '무제' 시리즈를 선보인다.

바탕이 되는 가상세계의 풍경 위에 또 다른 디지털 회화를 그려 얹음으로써 끊임없이 새로운 장면을 구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문자와 오래된 원형의 기호를 되살려 그림의 관계를 '주역'을 통해 풀어내는 작업을 선보이는 송윤주(43)는 '괘(卦)'를 소재로 조형적 실험을 거듭한 결과물을 전시에 내걸었다.

각각의 괘가 이룬 형상을 재조합하고 변형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내포한 의미도 따라서 변한다. 문자로서의 괘가 지닌 기호적 의미를 중시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조형해 나간다.

작가에게 의미 있는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장면을 24시간의 흐름과 함께 포착한 장면을 그린 '알베르틴' 시리즈를 선보인 이혜인(36) 작가는 장미가 피어나는 시기부터 질 때까지의 모습을 담아낸다.

'알베르틴' 연작의 그림 하나하나는 작업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뿐이다. 여덟 개의 캔버스가 함께 보일 때 비로소 작업의 문맥이 읽히며 작가가 체험한 장소와 대상으로부터 건져 올린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된다.

▲ '전시 의도를 설명하는 우정우 학고재갤러리 큐레이터(좌측)와 '직관 2017' 참여 작가들'.(사진=왕진오 기자)

회색이 주는 언어가 무엇인지에 집중한 작가 장재민(33)은 국내외 여러 지역을 답사하면서 보고 연상한 것들을 작업의 소재로 삼는다. 본래의 풍경을 의도적으로 탈색하고, 표현적 붓질을 통해 신체적으로 개입한다.

작가의 심리를 반영한 풍경은 본래의 모습과는 다른 익명의 것이 된다. 이번 전시에는 500호 크기의 대형 회화 '야산 불꽃'을 포함해 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학고재갤러리 우정우 큐레이터는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열정의 상징인 청년에 주목한 전시이다. 청년 미술가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실험적 시도를 거듭하며 동시대 미술의 발전을 주도해왔다"며 "우리 시대 젊은 미술계의 관점과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이번 청년작가 단체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8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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