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그리고 언론참사 속 진실

[이코노미톡뉴스=박찬영 칼럼기고] 세월호가 침몰하고 구조작업과 사고 원인규명 등으로 모두가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대한민국의 언론은 ‘유병언’이라는 회장과 소위 구원파라고 불리는 기독교 단체에 모든 초점을 맞추어 연일 폭로식 선정적 보도로 여론을 몰아갔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씨가 4월 21일 KBS 보도국장 김시곤씨에게 해경과 정부를 공격하지 말라는 통화가 있었던 날부터 언론은 세월호 기사에 ‘유병언’, ‘구원파’, ‘오대양’이름을 본격적으로 등장시키기 시작한다.(그러한 기사는 600여 건에 달한다) 그 다음 날인 4월 22일에는 5,400건의 기사를 쏟아내며 모든 국민적 관심사를 집중시켰다. 그 후 세월호는 가라앉고 유병언과 구원파만 수면에 떠올랐다.

당시 언론보도에 등장한 ‘유병언 목사’라는 단어는 사실 구원파라고 불리는 교단 내에서는 매우 생소한 호칭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구원파는 목사라는 직급을 따로 두지 않고 평신도들이 주체가 되는 평신도복음 선교회 활동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원파와 적대적인 관계에 있던 정동섭이라는 목사가 세월호 참사 직후 방송 패널로 종편채널에 수 백회 출연하여 ‘사이비’, ‘목사’, ‘교주’ 등의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세월호 참사가 이단적인 종교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허위 주장 펼침으로서 세월호 참사를 한 종교 단체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데 수장 역할을 하였다.

당시 언론을 통해 정동섭 목사는 유병언씨가 기업가가 아니고 구원파의 실질적인 목사라고 주장을 했다. 유병언 회장이 목사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지만 그가 설교를 하기 위해서 안수를 받은 것은 아니다. 1973년 유병언씨에게 목사 안수를 준 곳은 생명의 말씀사와 극동방송국을 운영하는 팀선교회이다.

당시 극동방송의 국내파트를 맡기로 한 구원파 측의 유병언씨가 부국장으로 취임하였는데, 부국장이라는 직함을 맡으려면 방송국의 규정상 목사 안수를 받은 자 라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직무 수행을 하기 위한 자격조건을 갖추기 위해서 유병언 전 회장은 팀선교사들과 한국교회 목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던 것이지 구원파의 목사활동을 위해 안수를 받은 것이 아니었다.

구원파 유병언 목사가 잘못된 사상을 전파했고 이로 인해 세월호 참사 일어났다는 정 목사의 주장대로라면 거슬러 올라가서 그 책임은 당시 유병언 목사에게 안수를 준 팀선교회와 한국교회에 있다는 논리에 이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동섭 목사는 여전히 세월호 참사가 특정 종교의 교리적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종교 교리와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한국기독교의 고질적인 병폐인 교권다툼의 부끄러운 모습을 그대로 사회에 노출시킴으로써 부끄러운 역사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구원파를 이단이라고 주장하는 정동섭 목사 자신 또한, 가정사역을 통해 음란서적을 판매 배포하다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부터 사이비목사로 규정된 사람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정부의 무책임과, 지시대로 받아쓰기식 보도로 추태를 보였던 언론보도 참사, 종교가 그 존재가치를 잃고 가장 정치적인 집단으로 추태를 보인 참담한 현실을 만들었고, 세월호 참사는 역사에서 다시 보기 힘든 기형적인 뼈아픈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암울한 현실 속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쓴 주인공은 바로 세월호 유가족들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었기에 가장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쉬운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유가족들은 철저하게 이성적인 판단과 자제력으로 세월호 참사의 본질을 파고들었다. 수많은 방해와 핍박 속에서도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찾는데 주력했고, 이러한 모습에 감동받은 많은 사람들이 사회운동으로 발전시켰으며 결국에는 정권을 바꾸는 결과를 끌어내었다.

크나 큰 아픔을 입고도 그 비극을 아픔에 머물게 하지 않고 승화시켜 더 나은 방향으로 사회를 바꾸는데 기여한 사람들, 이런 사례는 우리 사회를 지켜내고 성장시키는 데 모본이 되는 역사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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