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톡뉴스=왕진오 기자] "인적 없는 해변의 얼어붙은 자갈 위에 움직이지 않는 여인의 몸이 놓여 있다. 머리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그녀의 목에는 붉은 스카프가 감겨 있다."

▲ '절대 잊지 마' 한국 출간에 맞추어 내한한 프랑스 추리작가 미셸 비쉬.(사진=왕진오 기자)

프랑스 최고의 추리작가,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2위로 필력을 뽐내는 미셸 뷔시의 장편소설 '절대 잊지 마'의 한 대목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2004년에 발생한 두 사건과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의 사건은 각각 하나의 이야기처럼 액자소설을 구성한다. 조각 같았던 에피소드들이 합쳐져 하나의 퍼즐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은 흩어진 레고들로 만들어낸 정교한 성처럼 놀랍기만 하다.

'절대 잊지 마' 한국 출간에 맞추어 내한한 미셸 뷔시는 "프랑스 추리 문학은 영국이나 미국의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살인사건이 주요 모티브로 등장하지만, 미술이가 과거 시각의 흐름, 화가의 인생, 마을의 배경 등 사건 외에 많은 요소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정지역을 배경으로 쓰인 것이 내 소설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등장인물들은 특정 지역 안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지리적 묘사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 묘사를 통해 반전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된다. 바로 여기서 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인 반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 내내 추리작가와 독자의 머리싸움이 이어지지만 끝없는 이야기처럼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새로운 사건들이 계속 튀어나오는데다가, 소설 속 등장인물들처럼 독자들마저 헤매게 만드는 작가의 전략은 무척 교묘해 비밀을 알아차리긴 결코 쉽지 않다.

미셸 뷔시의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보다 탄탄한 스토리와 얼개, 적절한 장면 전환으로 호기심을 최대로 자극할 줄 아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에 있다.

▲ 미셸 뷔시의 '절대 잊지 마'.(사진=달콤한 책)

이와 더불어 노르망디 지역 출신의 지리학자다운 생생한 지형 묘사도 빼놓을 수 없다. 배경 자체가 드라마틱한 요소가 되어 이야기를 더욱 살아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수많은 단서들을 여기저기 흘려서 독자들을 따라오게 만들다가 결말에 이르러서야 완벽하게 그려진 큰 그림을 보여주는 것도 그만의 비법이다.

미셸 뷔시는 "내 소설의 특징은 반전이다. 결말을 이야기 할 때 마지막에 반전으로 사건이 설명되는 트릭 등이 내 소설의 특징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모든 것이 해결됨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지은이 미셸 뷔시 △펴낸곳 달콤한 책 △옮긴이 임명주 △496쪽 △정가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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