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톡뉴스=왕진오 기자] 현상의 파편적인 순간과 풍경을 고속촬영 기법으로 작업해 온 작가 안준의 '드러난 풍경들(UnveiledScape)'전이 26일부터 서울 중구 금산갤러리에서 진행된다.

▲ 안준, 'The Tempest #009'. HDR 울트라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01.6 x 76.2 cm, 2014.

안준 작가는 어떤 현상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을 시작으로, 촬영한 이미지 속 풍경을 통해 또 다른 기억을 떠올리는 초월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는 이를 세 가지 섹션 'One Life, The Tempest, Absolute Resistance'로 분류하고 사물과 풍경을 빠른 셔터스피드의 촬영을 통해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펼쳐낸다.

'One Life'섹션은 사과를 바다, 나무, 건물의 벽 등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공중에 던져 순간의 찰나를 포착하는 것으로 탄생됐다.

▲ 안준, 'One Life #001'. HDR 울트라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91.44 x 60.96 cm, 2016.

예상치 못한 의외의 배경 속 공중 부양된 붉은 사과들의 절묘한 조합과 감각적인 구도를 통해 작가는 일련의 작업 'One Life'를 인생은 무상하기 때문에 아름다우며 이중 죽음이 다가가지 못할 것 같은 순간이 있다는 어느 날의 상념이라 표현한다.

두 번째 섹션 'The Tempest'는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작품 제목이기도 하다. 팔당댐 방류 장면을 고속 촬영한 이 작업에서 그녀는 어린 시절 이유 없이 책장에 눈물을 떨어뜨리게 되던 희극속의 한 부분을 떠올렸다.

마지막 섹션인 ‘Absolute Resistance’는 아부다비 분수를 촬영한 것으로 빠른 셔터스피드를 통해 얻어진, 역학이나 물성, 많은 자연의 법칙들이 역전된 패러독스의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아부다비 분수가 올라가고 내려오는 장면을 담은 이 작품은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빛에 반사되어 오묘한 빛깔을 내뿜는 분수의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포착해 냈다.

▲ 안준, 'Absolute Resistance'. HDR 울트라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43.18 x 27.94 cm, 2013.

안준 작가의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자들은 그 동안 눈으로는 볼 수 없었기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현상의 모습들을 사진을 통해 관찰하게 되고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육안의 한계를 뛰어넘어 드러난 이미지는 마치 또 하나의 눈을 통해 육안에 드리우고 있던 인체의 한계라는 장막을 걷어낸 후 마주하는 풍경과도 같다. 전시는 5월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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