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영은미술관 입주작가 송지연 개인전 '서울을 보다'

[이코노미톡=왕진오 기자] 혜민 스님의 저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관계에 대해, 사랑에 대해, 마음과 인생에 대해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해 저자의 지혜로운 대답을 담고 있다.

▲ 송지연, '그곳을 바라보다'. 291 x 182cm, acrylic on linen, 2016.

화가 송지연(36)은 멈추는 것 대신에 자신의 생활공간에서 바라본 대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바로 삶의 모습을 화면에 그려 넣는다.

송 작가의 초기 작업은 지하철 쇼핑몰 안에서 사람들이 뒤엉켜있는 모습을 통해 복잡한 심리상태를 보여줬다. 이후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장소를 옮긴 것이 바로 도시이다. 빌딩과 도로, 주변의 다양하고 복잡한 사물들은 작가의 붓에 의해 새롭게 태어났다.

생활과 밀접한 주변 환경 즉 작업실 주변, 오고갔던 길 등을 당시 느꼈던 감정과 함께 마티에르가 강조된 화면으로 시선을 모았던 곳을 그렸던 작가가 오는 3월 4일부터 경기도 광주시 영은미술관 제2전시장에 익숙하고도 낮선 도시 '서울'을 바라본 느낌을 담은 전시 '서울을 보다'가 막을 올린다.

▲ 송지연, 'Take out drwaing 에서'. 227.3 x 162.2cm, acrylic on linen,2017.

송 작가의 화면은 시각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중첩된 붓질을 통해 수없이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독특한 색과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화면에는 사람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보는 이의 상상으로 마치 자동차나 이름 모를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갔을 것 같은 흔적을 드러낸다.

송지연 작가는 "치열하게 살자는 느낌으로 현실 속으로 개입한 한 사람의 시선을 담으려고 했죠. 도심을 그리면서 미처 못보고 놓쳤던 일들을 발견하게 됐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설명한다.

▲ 송지연, '남산 아래에는'. 100 x 80.3cm, acrylic on linen, 2016.

또한 "현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를 찾는 일에서 시작한 작업이죠. 낯익은 삶의 풍경인 도시를 바라보면서 '나'라는 존재를 알고자 합니다. 그 시대의 사람을 말할 때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환경을 전제로 유추해 말하는 것과 같은 방법이며 누구나 자신을 대신해 말할 때 다른 대상으로 바꾸어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산업화된 도시의 삶 속에서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기’와 같은 일상의 모습을 지루하게 수행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자아와 일상 속삶을 담고 있는 것 같다.

▲ 송지연, '바라보다'. 32 x 41cm, acrylic on linen, 2016.

‘서울을 보다’란 제목의 전시를 통해 우리는 송지연 작가가 드러낸 회화적 감성이 극대화된 캔버스에 내재된 인간의 삶과 존재의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전시는 3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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