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성남시장이 1월 31일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경제풍월).
[이코노미톡 왕진오 최서윤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꿈꾸는 ‘공정사회’, ‘기회의 사다리’는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이 시장은 여야에서 거론되는 대선 주자 중 현재까지 고시생들의 유일한 희망으로 꼽힌다. 그는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고, 관심 밖에 있는 사법시험 존치 문제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내며 고군분투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이 소속돼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사법시험 폐지 입장인데다 상대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덜 받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사법시험은 올해가 끝이다. 법무부는 현행법상 마지막 사법시험 일정을 1월 31일 공고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일명 ‘고시촌’ 내 관악청소년회관에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회관 안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모인 수백 명의 고시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등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폐지가 아니라 돈이 없는 이들을 위해 로스쿨 정원의 일부만 할당해서 사법시험과 병행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로스쿨 측의 반대가 만만찮다.
이 시장은 중앙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無수저’의 삶을 살아왔기에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억대 등록금을 들여 로스쿨에 가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인사로 평가 받는다.
이 시장은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사법시험과 로스쿨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역사상 인재 등용이 객관적 기준으로 잘 선발됐을 때는 그 나라가 흥한 반면, 음서제 등으로 인재를 등용하면 망했다”며 “객관적 시험으로 결판을 내면 되는데 꼭 정규교육을 거쳐야 하는지, 학위가 없으면 변호사도 못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사법시험만큼 공정한 시험이 있나. 우리 젊은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한다”며 “연간 150~200명을 사법시험으로 뽑는다고 해서 누가 죽거나 하지 않는다. 사법시험과 로스쿨을 양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최근 행정고시 폐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당론이나 마찬가지인 행시 폐지와 관련해서도 이 시장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행시 폐지론자들은 자질 있는 7·9급의 인재들을 승진시킨다지만 실제로는 다 특채”라며 “외무고시가 폐지된 후 누가 들어가나 보면 문제점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로스쿨법이 노무현정부가 2007년 발의해 적극 나서서 통과시켰고, 당시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전 대표라는 점에서 참석자들은 “믿을 데가 시장님 뿐”이라며 볼멘소리를 적지 않게 냈다.
이 시장은 강연이 끝난 뒤에도 참석자들과 대화를 통해 사법시험 존치가 자신의 공약임을 상기시키면서 “나도 민주당인데 미안하다. 그렇다고 발로 차고 나올 수도 없고”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경희대 법대 출신인 문 전 대표는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존치 찬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 표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이다’, ‘깡다구’로 불리는 이 시장도 자당을 향한 직접적인 유감 표명은 피했다. 그는 민주당과 문 전 대표가 사법시험 존치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내가 얘기해도 소용이 없다. 얘기하면 나한테 성질을 낸다”며 “소용 있으면 하겠는데 효과가 없다. 당 지도부가 그 생각(사시 폐지)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19대 국회에서는 박영선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사법시험을 대체할 예비시험 제도 등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 함진규·김도읍 의원과 바른정당 오신환·김학용 의원 등 범여권 인사들만 사법시험 존치법을 발의한 상황이다.
▲ 이재명 성남시장이 1월 31일 '손가락혁명군' 팬클럽 회원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촛불집회 이후 자신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등의 언론 보도와 관련해 ‘삼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는 앞서 대선 경선 출마 선언 당시 자신을 ‘삼성과 싸워 이길 사람’이라며 “(집권시) 박근혜와 이재용의 사면 같은 것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이 시장은 “내가 촛불시위 때 (지지율이) 한 달 동안 올라갔다가 한 달 만에 떨어졌다. 지금은 완전 언론이 묻혔다”며 “언론이 삼성 광고비를 엄청나게 받는다. 삼성에서 적게 받는 한겨레신문이 받는 금액이 사십 몇 억이었다. 안 그러면 모가지다. 현장은 똑같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앞서 TV조선을 폐간 시키겠다며 조선일보와는 전면전을 선언한 상태다.
삼성의 언론 광고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에서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비판한 바 있다. 하 의원은 당시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삼성물산 관련 기사가 삼성의 광고 압박에 의해 사라졌다. 광고를 통해 언론사를 압박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부회장도 “(광고로)압력을 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여야를 통틀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황교안 국무총리 등이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강상구 전 정의당 대변인, 남경필 경기지사, 심상정 상임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유승민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정운찬 전 총리, 천정배 전 대표, 최성 고양시장 등이 출마 선언을 했고, 김부겸 의원 등이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다.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힌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1일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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