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다 다카시, 타인을 지배하는 기술

약이 되고 독이 되는 이중성
심리조작의 비밀
오카다 다카시, 타인을 지배하는 기술

‘심리조작의 비밀’이라는 제목이 유혹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심리를 조작하려 접근할 수 있다는 말 아닌가. 부제로 “어떻게 마음을 지배하고 행동을 설계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으니 책속에 설명이 나오지 않겠는가.

심리상태를 조작, 지배하는 기술

심리조작이란 기술이 타인의 심리상태를 조작하여 그를 지배하거나 착취한다면 세상이 어찌 되겠는가. 먼저 자살폭탄, 사이비종교, 조폭세계 등과 연관된 테러와의 전쟁을 생각할 수 있다.
테러리스트가 된 엘리트 청년들의 경우 빈곤층이 아닌 유복한 생활환경에서 자라 각종 전문직을 누리면서 강요나 권유가 아니라 자진하여 스스로 자폭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세뇌나 마취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건대 의학전문대학원 하지현 교수는 이 책 추천사에서 테러리스트가 되는 과정을 긴 터널에 비유하여 설명했다. 대상자를 골라 가늘고 긴 통로로 들어서게 만들어 외부환경을 차단하고 특정분야에 집중, 몰입토록 시야를 제한하면 전혀 다른 선택이 없어지는 원리가 곧 심리조작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심리조작이란 남을 지배하고 착취하는 비인도적 독이 되기도 하고 개인과 집단의 능력을 발휘토록 하는 약이 되기도 하기에 양면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면 인간의 심리상태를 조절하여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여 목표를 성취하고 장애물을 극복하게 도와주니 삶의 질의 향상이나 인간의 가능성 확대가 아니냐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여론조작이나 상품강매 등 지배와 착취용으로 악용하면 국가와 사회의 해독인 것이다.

심리조작의 기본원리

▲ Franz Anton Mesmer.

심리조작의 원리는 개인이나 집단에게 정보입력을 제한하거나 과잉 입력으로 뇌 혼란을 일으켜 판단체계를 무력화시키는 수법으로 설명된다.
이 책의 제2장, ‘타인을 지배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편에 고액의 상품을 파는 수법, 심리조작의 본질은 ‘속이는 것’, 심리를 조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등이 소개되어 있다. 제3장, ‘누가 심리조작을 당하는가’ 편에는 자기를 과소평가하고 타인에게 의지하는 ‘의존성 인격장애’, 수동적, 무비판적으로 모든 정보를 수용하는 ‘피 암시성’, ‘불균형한 자기애’, ‘스트레스와 고립감’ 등으로 예시했다.
또 제4장, ‘무의식은 어떻게 조작되는가’에는 고전적인 심리조작 기법에서부터 치료에 이용되는 최면술, 자기암시 요법 등을 소개하고 제5장, ‘행동은 어떻게 조종되는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파블로프의 실험, 전체주의 심리학과 세뇌기술의 발견 등을 제시했다.
제6장, 심리조작의 원리 편에는 ① 정보입력의 제한 또는 과잉 ② 뇌를 지치게 만들어 생각할 여유를 뺏는다 ③ 구제 확신, 불멸의 약속원리 ④ 사랑받고 싶고 배신을 두려워하는 원리 ⑤ 자기판단 불허, 의존상태 유지원리 등.

심리조작 탈출, 구출위한 ‘탈 세뇌’

마지막 ‘제7장’은 ‘심리조작을 풀 수 있는가’ 편으로 세뇌에서 벗어나는 ‘탈 세뇌’(디프로그래밍)를 말한다. 당초 세뇌가 피험자를 격리, 차단시킨 과정이었으니 탈 세뇌는 역순으로 심리조작 본인을 교단이나 동료신도들로부터 격리시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 잠복 납치, 감금 등 탈 세뇌 거부가 심할 것이므로 정면대결을 각오해야만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탈 세뇌를 위해 국가가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법적으로 강제개입이 인정되는 경우로 ① 자해(自害)나 타해(他害)행위의 위험 ② 위법행위시 ③ 당사자의 기본인권 손상이나 심리압박에도 저항이 불가능한 경우 ④ 미성년자와 아동의 권리침해 ⑤ 정신질병자로 보호가 불가피한 경우 등이다.
이 밖에 주체성을 존중하는 엑시트 카운슬링(Exit Counselling)으로 탈퇴, 구출을 위해 종교단체, 조폭 또는 약물의존 모임, 폭력자 배우자 등에게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가족관계 회복에 중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도쿄대 철학과 중퇴, 의학부 졸업, 동대학원서 정신의학 전공 후 ‘오카다 클리닉’을 개원, 인격장애 치료 임상의로 활동한다. 도서출판 어크로스, 295쪽.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9호 (2017년 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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