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7 사고수습, 파업종식 실적개선
위기극복 고통분담 지구력 회복기

‘비선실세’ 난리통 경제
그나마 자구노력 효과
노트7 사고수습, 파업종식 실적개선
위기극복 고통분담 지구력 회복기

▲ 삼성 갤럭시노트7 구매자들을 위한 교환,환불 서비스가 시작돼었다.

대통령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난리통에 경제는 누가 챙기느냐고 시중민심이 낙심천만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국회에 불려가 야단맞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지만 고군분투에다 역부족 아닐까. 시장경제 체제하의 자본의 속성이란 정치와 사회의 외풍 앞에 움츠리기 마련이다. 글로벌 시장 추세에 비춰 수출의 동력도 떨어지고 말았다.

등기이사 이재용, 현대차 파업종식, 롯데 준법경영

한국은행이 지난 3분기 경제 성장률이 0.7%라고 발표했다.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이 정체되고 중국경제의 성장둔화에다 사드배치를 놓고 한·중간 외교마찰이 진행 중이다. 천하의 삼성전자 갤력시 노트7이 단종되고 현대차의 파업도 겹쳤다. 이 와중에 최순실 게이트가 청와대를 직격한 상황이니 시장경제가 숨을 죽이고 시국을 관망하며 위기회피에 골몰하게 되어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책임경영에 나섰으니 사업 구조조정과 기업문화 혁신을 기대한다. 삼성그룹은 노트7 사건을 교훈으로 임원수를 대폭 축소 조정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파업종식을 계기로 노사간에 심기일전의 분위기 조성을 기대해 본다. 현대차 전 계열사 임원들이 임금 10% 삭감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조선 빅3도 임직원 임금반납과 희망퇴직 등으로 위기관리경영 모습을 보여준다. 검찰수사로 숨 막혀온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불구속 기소로 재판을 받을 처지이나 ‘준법 경영위원회’ 설치 등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조선부문 구조조정은 채권단에 일임했다가 안 되자 정부가 개입하여 곧 최종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1단계 자구계획을 끝내고 최길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권오갑 부회장, 강환구 사장의 투톱체제로 전환했다.

▲ 등기이사에 선임된 이재용 부회장

시중민심의 낙심천만 속에서도 산업계 내부에서는 자구계획과 경영쇄신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측할 수 있다. 우리경제는 정부주도 관치(官治)시절을 지나 민간주도 시대라고 하지만 늘 위기와 험한 고비를 넘고 넘어 오늘에 이르렀다.

현대차, 현대중공업의 심기일전 기대

개별 기업별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위기관리 시상경영의 성과를 읽을 수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3분기 매출 22조837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5.7% 감소, 영업이익은 1조681억원으로 29%나 감소했지만 그나마 1조원대 이익을 지켜냈다. 이제 파업을 끝냈으니 노사간에 세상민심을 의식해서라도 분발하지 않겠는가.
현대차는 올 파업으로 14만대의 생산차질, 3조1천억원의 손실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14일 조합원 투표로 가결된 2차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7만2천원, 성과급 250%, 격려금 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10주 배당이다. 1차 합의안과 비교하면 기본급 4천원, 상품권 30만원이 추가 됐을 뿐이다. 이를 위해 회사에 3조원이 넘는 피해를 끼친 것이 파업이었다.
기아자동차는 3분기 매출 12조6,988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3.1% 감소, 영업이익도 5,248억원으로 22.5%나 감소했다. 역시 파업영향에다 내수위축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반면에 멕시코공장 신규가동 해외생산은 30% 가량 증가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매출 8조8,391억원, 영업이익 3,218억원이라니 실망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17일자로 영업력을 강화하려는 인사를 단행했으니 현대중공업의 저력을 믿는다. 최길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그룹의 얼굴 회장으로 조선부문의 구조조정과 해양플랜트 사업의 정상화에 경륜을 바칠 각오이다. 그 대신 해병대 출신의 권오갑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현대미포조선 강환구 사장이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보되어 권 부회장과 투톱체제로 추가 구조조정과 영업력 강화를 지휘할 계획이다.

▲ 10월 25일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왕진오 기자>

조선 빅3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3분기 매출 2조7,778억원, 영업이익 840억원, 당기순이익 1,28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해외수주도 LNG선, 유조선 등 9척, 8억 달러 실적을 올리고 연내 추가 수주 전망도 제시하고 있다.

포스코,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 호전

세계 최강의 철강사로 꼽힌 포스코는 그동안 구조조정으로 법인수를 줄여 3분기 매출액은 다소 감소(0.9%)했지만 본업인 철강부문 실적개선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3분기 영업이익 1조3,437억원은 전분기보다 52.4%, 순이익 4,755억원은 115.6%의 증가율이다.
월드 프리미엄(WP) 제품의 판매실적 403만8천 톤은 분기별 사상 최대치로 기록됐다. 또 재무 건전성도 개선되어 부채비율이 전분기보다 5.5%P 감소한 70.4%를 나타냈다. 포스코의 실적개선은 구조조정 효과와 내부의 고강도 비용절감 노력이 있었고 무엇보다 초 고강도 강판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모기업인 현대차 파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3분기 매출 4조634억원으로 전년비 0.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562억원으로 7.7% 증가한 실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매출 9조7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22.8%나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149억원으로 12% 증가실적을 올렸다. 정유부문은 갈수록 실적이 악화되지만 비정유부문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2조3,79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실적을 능가했다.
KT도 3분기 매출 5조5천억원으로 0.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4,016억원으로 17%나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1조2,137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실적에 육박한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스타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기술력, 매출액, 수익성 1위를 자부할 만큼 글로벌 인기를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007년 현대차에 배터리 공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글로벌 기업 28사로부터 누적 수주액 36조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GM 전기차 볼트 공급계약을 필두로 포드, 볼보, 르노 및 중국차 등 세계적 명차에게 거의 모두 공급하게 됐다.
LG화학은 올해 배터리 매출 1조2천억원에 2020년에는 7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올 들어 폴란드 배터리공장 착공으로 국내의 청주공장을 비롯하여 중국 난징공장, 미국 홀랜드공장 등 글로벌 생산체계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LG디스플레이도 3분기 매출 6조7,238억원, 영업이익 3,232억원으로 좋은 실적이다. 초 고화질 패널이 이익을 선도해 왔는데 4분기에도 4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의 가격인상 등으로 실적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LG생활건강도 매출 1조5,635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12.7%나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442억원으로 28.4%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침울해진 한진그룹에서는 대한항공이 3분기 매출 3조568억원에 영업이익 4,476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34.9%나 증가하여 사상 최고를 올렸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한진해운에 6,251억원을 지원했지만 앞으로 더 이상 추가지원은 없다고 확약한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역점을 둘 수 있다고 밝힌다.

자구노력, 고통분담이 우리경제 지구력

우리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외 환경은 거의 주기적으로 변동한다. 종전에는 고금리와 고유가만 극복하면 경제가 활성화 되리라고 예측했지만 지금은 최저금리, 제로금리에다 저유가로 글로벌 경제가 극도로 침체해진 형국이니 요상하다.
우리경제 주력산업인 조선, 해운이나 철강, 자동차산업 등이 저유가의 저주를 받는 형국도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경기변동이나 순환요소도 시대상황 따라 바뀐다는 의미이고 글로벌 요인의 원인과 결과도 서로 연관된다는 복잡한 관계로 해석된다.
오늘의 우리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대내외 요인에 따른 위기상황도 곧 걷히고 풀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나 고통분담이 지금껏 우리경제를 지켜온 정신이다. 대통령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난리가 아무리 극심해도 우리경제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 거듭 태어날 것으로 확신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8호 (2016년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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