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풍월 최서윤 기자]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역할 및 역량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2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주채권 은행별 기업구조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14개 주채권 은행이 대기업 82개, 중소기업 103개, 총 184개의 회사에 대해 자율협약 및 워크아웃을 진행했다.

184개의 기업 구조조정에서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는 것은 KDB산업은행 60개, 우리은행 27개, 국민은행 20개 등이다. 이 중 워크아웃을 정상적으로 졸업한 기업(M&A 포함)은 50개(27%)로 확인됐다. 81개(44%) 기업은 파산, 법정관리, MOU약정 불이행 등으로 정상화시키지 못했고, 54개(29%) 기업은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또 184개 기업의 구조조정 직전 익스포저 금액은 총 46조608억원, 채권금융기관이 이들 184개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가로 지원한 자금은 25조7794억원으로, 총 투입자금(대출, 보증 등)은 71조8402억원으로 확인됐다고 채 의원은 밝혔다.

총 투입된 71조8402억원 중 회수금액은 약 22%에 해당하는 15조8043억이지만, 향후 기업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회수금액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기준(2016년 6월말)으로는 최대 약 56조 359억의 평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채 의원은 주장했다.

전체 손실 규모의 절반에 해당하는 28조7,355억원은 산은이 관리하는 기업에서 발생했다. 이어 국민은행 5조8129억원, 우리은행 4조1670억원, 신한은행 4조947억원, 한국수출입은행 3조8331억원, 농협은행 3조4676억원, KEB하나은행 3조2959억원, IBK기업은행 1조3880억원 순으로 손실이 발생했다.

아울러 구조조정 개시 이후 투입한 추가 지원 자금 대비 회수금액을 분석한 결과 국민은행, 수출입은행, 대구은행, SC제일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의 경우 자금지원대비 회수율이 100% 이하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추가로 투입된 자금에도 미치지 못해 손실만 키웠다고 채 의원은 비판했다.

특히 구조조정 업무를 주관하는 산은이 관리하는 회사 60개 기업에 13조2912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고도 회수금액은 4조736억원에 불과해 추가 투입한 금액의 31%를 회수하는 데 그쳤다.

주채권은행별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채이배 의원은 “국책은행과 정부의 그릇된 판단으로 기업의 부실을 더 키우고, 국민경제의 부담을 가져오고 있다”면서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역량과 역할에 대해 재점검이 필요하다. 구조조정은 정확한 진단에 근거해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