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출간

원자력 기술자립 선구
맨손의 과학자, 한필순
고인의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출간

국방과학과 원자력 기술자립의 선구자로 활약해 온 고 한필순 박사(전 원자력연구소장)의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과 후진들의 회고를 엮은 ‘맨손의 과학자, 한필순’ 출간 기념회가 지난 19일 하오 중구 청계천로 40, 한식문화관에서 유가족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후진들에 의해 열려 고인의 열정적인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평생신념, 국방과학과 원자력기술

고인은 평남 강서에서 태어나 김일성 치하에서 중학시절까지 살다가 6.25로 남하하여 공군사관학교 5기생으로 임관, 캘리포니아 주립대 이학박사로 국방과학 분야와 원자력연구원에서 큰 공적을 남기고 지난 2015년 1월 별세하여 대전 국립현충원 국가사회 공헌자 묘역에 잠들어 있다.
고인의 비문에는 ‘에너지 자립 없는 나라의 진정한 자주독립은 없다’는 평생의 신념이 새겨져 있다.
고인은 1951년 19세의 피난민 청년으로 부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하여 군의학교 의무반에 근무하다 공사에 입학, 졸업한 후 서울문리대에 편입, 물리학을 전공하고 졸업하여 공사 교수로 군복무 했다. 5.16 후에는 미국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일리노이대 물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공군 소령이던 1966년 2차 유학으로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인이 공군 중령이던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장 신응균 장군으로부터 한국형 수류탄 개발 지시를 받고 곧이어 방탄 헬멧과 낙하산 개발도 지시받았다. 자주국방을 추진하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이야기다. 이 무렵 한 박사가 자신이 개발한 방탄 헬멧의 내구력을 시험해 보이기 위해 ‘망치 들고 청와대로’ 달려간 용맹기상이 이 책에 나온다.

쇠망치 들고 청와대 들어간 열혈

▲ 국방과학과 원자력 기술자립의 선구자로 활약해온 고 한필순 박사(전 원자력연구소장)

공군 중령으로 국방과학연구소 병참물자개발실장을 맡고 있을 때 한국형 체형에 맞는 수류탄 개발 지시를 받은 후 밤낮 없는 R&D와 한강 백사장 실험을 거쳐 한국군 손 안에 드는 380g 짜리 사과형 수류탄을 개발했다.
박정희 대통령, 오원철 경제 제2 수석 라인 아래 병기 국산화가 자주국방 과제이던 시절, 박 대통령이 이 수류탄을 보고 빠른 시일 내로 전군에 보급토록 지시했다. 곧이어 이스라엘제 방탄 헬멧과 미군용 낙하산의 국산개발도 지시했다. 한 중령이 연구실 역량을 총동원하여 방탄 헬멧을 개발했노라고 보고하자 청와대 오 수석이 망치 들고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청와대 정문에서는 “망치를 들고 오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기겁을 하여 급히 오 수석한테 연락한 후 겨우 출입이 허용되어 여러 곡절 끝에 개발결과를 보고한 후 실전에 보급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당시 방탄용 헬멧은 시험제작 후 무려 1,000번에 걸쳐 방탄력을 시험했었다고 한다.

후진들, ‘우리는 당신을 잊지 못합니다’

고인의 연구 진로에는 10.26 국변 사태로 캄캄 절벽을 만났다. 한국의 핵개발을 우려하는 미국의 압력에 따라 국방과학연구소가 해체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고인은 공군 대령으로 전역하여 한국원자력연구소 부소장 시절 전두환 대통령의 연구소 방문을 계기로 중수로 핵연료 국산화 길이 열렸노라고 회고했다. 전 통 시절 고인이 한국핵연료 사장을 맡고 제7대 한국원자력연구소장을 맡아 기어이 핵연료 국산화를 이룩했기 때문이다.
또 원자력 기술자립 측면에서도 전두환, 노태우 군부출신 대통령 시절 기술개발 투자로부터 오늘의 UAE 원전수출이 이룩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보다 앞서 한국원자력 기술자립의 뿌리는 이승만 대통령 시절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 Ⅱ, 박정희 대통령과 최형섭 과기처 장관시절 과학입국 시책으로부터 출발했다는 과정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맨손의 과학자, 한필순’ 286페이지(2016.8, 비따북스, 김지선) 속에는 고인의 글인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김종경, 신성철, 남장수 등 고인의 후진들이 말하는 ‘우리는 당신을 잊지 못합니다’, 고인의 어머니, 친구, 고향을 말하는 ‘그의 하늘에 별자리 일곱 가지’ 등이 수록되어 있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5호 (2016년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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