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고조 확고반대 메시지

‘특별히 귀중한 손님’ 예우
한·중 6차 정상회담
한반도 긴장고조 확고반대 메시지
리커창총리와는 문화공동시장조성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승전 70주년 기념식 참석은 ‘가장 중요한 손님’이었다. 박

▲ 한중 정상회담의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진=청와대>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직접 참관 초청을 받고 미·일 등 우방국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한미동맹과 일본과의 불편해진 외교관계를 충분히 감안하고 참가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천안문 광장의 군사 퍼레이드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중국의 ‘군사굴기’(軍事堀起)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참가했기 때문이다.

‘특별히 귀중한 손님’에 대한 예우

예상했던 대로 시 주석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각별하게 예우했다. 전승절 기념행사장 입구 영접 라인에서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맞아 기념촬영하고 각국 정상과 기념 촬영 시에는 시 주석의 왼쪽 펑 여사 옆에서 세 사람이 돋보이게 연출했다.
이어 천안문 성루로 이동할 때는 시 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박 대통령 세 사람이 평행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열병식 때는 시 주석 오른편 두 번째 위치에서 관람토록 배려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질 때 박 대통령은 앉아서 참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선글라스를 낀 것은 사전에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토록 귀띔해 줬다고 한다. 또 퍼레이드가 길어지면서 30여 분간 휴게실에서 휴식하며 장쩌민, 후진타오 등 전 주석 등과 환담할 기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 쉬레더 전 독일총리 등과도 관심사항에 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전해졌다.
새삼 왜 박 대통령이 전승절 참관 외국 정상 가운데 특별한 예우를 받게 됐는가에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그것은 중국정부가 알고 있다시피 박 대통령이 오랜 검토와 망설임 끝에 참관을 결정한 사실로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한마디로 박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 등 우방 선진국이 모두 거부한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기에 특별히 귀중한 손님이었다.

한민족에 의한 평화통일 적극지지

지난 9월 2일, 시 주석이 박 대통령을 위해 베이징 인민대회장에서 베푼 오찬은 30여 국

▲ 시진핑 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30여 개국 정상이 베이징을 방문하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64분간 단독오찬을 함께 했다.<사진=청와대>

가정상 가운데 유일했다. 오찬시간 내내 박 대통령의 애창곡 빙고와 한국 아리랑 및 펑리위안 여사가 부른 노래 등 10여 곡을 흘려보낸 것도 세심한 배려였다.
이날 메뉴판에 박 대통령과 시 주석 사진 아래 한글과 한자로 표기한 오찬 메시지가 특별히 귀중한 손님과 만남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했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무신불립’(無信不立), ‘번영창조’(繁榮創造), ‘미래개척’(未來開拓) 등 4자구호가 바로 오늘의 한·중 양국이 추구하는 공동의 선(善)이다.
이날 오찬에 앞서 양 정상은 취임 후 여섯 번째의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 국익의 길로 동반하겠다는 뜻을 합의사항으로 발표했다.
양 정상은 10월 말이나 11월 초 사이 서울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하고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는 곧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한 미사일 발사 등 도발적 행위에 대한 사전경고의 의미가 분명하다.
또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및 한민족에 의한 평화통일을 적극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충분한 검토와 고려 끝에 중국정부의 전승 70주년 기념행사 참가를 결단한 배경을 설명해 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밖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신 실크로드 비전과 박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Eurasia Initiative)의 연계도 모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박근혜정부 출범후 4대 전략대화 가동

청와대는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및 특별오찬을 통해 한·중 관계, 한반도 정세뿐만 아니라 한·중·일 3국간 협력 및 지역문제에 관해 상호 관심사에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각국 정상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환영했고 박 대통령은 최근의 DMZ 지뢰도발 사건 관련 중국정부의 건설적인 지원역할에 감사를 표시했다. 또 광복 70주년의 해를 맞아 중국정부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등 독립투쟁 유적지 보존사업에 대해서도 감사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양국은 6차례 정상회담, 8차례 외교장관회담 등 우호적인 협력을 통해 4대 전략대화 채널을 출범, 작동하고 있다. 2013년 6월 박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계기로 합의한 4대 전략대화 채널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서울, 2013.11.18) △외교안보대화(2013.12.23 베이징, 2015.5 서울) △국책 연구기관 합동전략 대화(2013.12.6 서울, 2014.12.17 베이징) △정당간 정책대화(2014.10.14 베이징) 등이 진행되고 있다.
또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은 한국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해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양 정상은 역내 신뢰와 협력구축의 공동목표를 위해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의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제2차 협력회의의 성공적 개최 및 원자력 안전, 재난관리, 에너지 안보, 보건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합의했다.

리커창 총리와 문화공동시장 조성합의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하오에는 다오위타이(釣魚臺)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에 관해 많은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리 총리는 중국정부의 실세 2인자로 경제문제를 전담하기에 사실상 양국 간 경제협력 정상회담 수준으로 인식될 수 있다.
가장 시급한 경제현안으로 한·중 FTA의 조기발효 및 비관세장벽 해소를 위한 공동노력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국회의 FTA 조기 비준동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의미가 있다.
문화를 통한 한류 촉진에 관심이 많은 박 대통령이 한·중 문화공동시장 조성을 제안하여 장관급 문화정책협의회 신설 및 2000억원의 벤처펀드를 공동 조성키로 합의했다. 또 중국의 보건의료시장 진출 및 신산업 관련 협력에도 합의하고 원격의료 시스템의 구축에도 협력키로 했다. 한국의 원격의료 시스템이 중국에 진출하게 되면 남미 페루와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로봇, 차세대통신, 전자부품소재 분야 협력방안도 논의·합의했다.
동북아 지역개발에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에 중국의 참여를 논의하고 중국이 주도한 아시아인프라은행(AIIB) 운영과정에서 한·중간 파트너십 구축방안도 논의했다. 또한 양국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바 있는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 비전의 연계 협력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이로써 이번 베이징 정상회담 및 리커창 총리와의 경제협력 회담을 통해 양국은 승전 70주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한 단계 높이는 외교적 성과를 쌓았다고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94호 (2015년 10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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