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3월호]

[와인칼럼?] 협상무대 32

양지 버젼 국제로비

인격적 카리스마로

서구 정통 와인문화 O/S 장착이 글로벌 해법

/ 安敬煥 (안경환 와인나라 {家茶軒 와인홍보대사)

한국정부가 OECD에 가입하기 1년 전 무렵의 일이다. 이행요건 감사관(?) 격의 PK는 중간경유지 도쿄에서부터 살기등등(?)하였다. 머피의 법칙을 계속 들먹이며 투덜투덜. 바로 중학생 아들에게 부탁했다. Simon, 네 도움이 절실하구나. 나라 망신만은 피해야지.

한국정부와의 협의기간 중 휴일날 Simon과 함께 과천 종합청사 앞 호텔로 가서 통일전망대 드라이브를 제안하였다 그날 아주 긴시간 SimonPK아저씨와 1990년대 북한경제와 1960년대 유럽경제 비교 얘기로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혼신의 힘을 기울여 대화꾼 역할을 다하였다. 그 후 PK의 태도에서 기적적으로 변화가 나타났고 한국은 큰 마찰없이 OECD에 가입하게 되었다.

3년쯤 뒤 IMF사태 후폭풍이 부실채권이 거의 전무한 수출입은행에도 밀어닥쳐 영문없이 백수생활 하다 벤처기업 운영을 맡게 되었다. 당시 드문 외국자본 도입 성사 빅뉴스가 회사운영에 큰 힘이 될 것 같아 Simon에게 또 부탁하였다. PK아저씨도 구조조정 당해 네델란드 의료산업 종사자 연금기관에서 4인 운영위원회 멤버가 된 모양인데 네가 아빠 대신 외자도입 교섭 좀 해보렴.

고등학생도 외자도입 교섭할 수 있어

1주일도 지나지 않아 5장에 걸친 장문의 이메일로 조목조목 깊이 있는 답변이 도착하였다. 안타깝게도 아저씨가 봉직하는 회사는 운용자산 500억 달러의 몸집이 작지 않은 회사로 메릴린치나 JP모건 같은데들 모아놓고 석달에 한번꼴 경쟁입찰을 붙이는 매우 굼뜬 직장이다. 네 아빠에게 바로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구나. 그런데 Simon, 한국에는 필립스니 어디니 네델란드계의 작은 회사들이 여럿 있는데 백만달러 규모 펀딩이 용이하고 환리스크 문제도 자동 배제되니 오히려 그곳이 낫지 않겠니. 한국에 있는 대사관 경제담당 파트와 협의해보면 어떻겠니. 마침 한국시장에는 코스닥 붕괴현상이 밀어닥쳐 별 진전은 없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유명 교수 크루그만 선생과 함께 전세계 주요 금융도시 순회세미나를 오히려 본업(?)으로 하는 PK를 카운터파트로 한국 목동 안양천변 이름 없는 고등학교의 학생도 국제 비즈니스 상담을 퍼펙트하게 꾸려나간 것이 고맙기만 하다.

, 선진한국 뉴 코리아의 대외적 실무 과제는 무엇일까. 국익면에서는 군사안보와 경제성장엔진 확보이고 이를 구체적인 양태로 달리 본다면 홍석현 주미대사 내정자의 유엔 사무총장 아이콘화 같은 대외교섭능력의 업그레이딩 비전, 미국 유럽 일본 유수기업들의 아시아 지역 핵심 센터 기능 부여 등일 것이다. 그리고 이를 다시 교섭문화 윈도우 확대경으로 깊숙하게 들여다본다면 각종 양태의 프로젝트를 기획 추진하는데 무리가 없는 창조적 패러다임 창출체계와 적격 오퍼레이팅 시스템 작동 준비가 될 것이다.

한마디로 줄인다면 국제로비 국제프로젝트인데, 음지 이전에 양지에서 할 수 있으면 바로 양지나 반그늘 어느 기회에서든지 최선을 시도하고 막후조정과 커튼 뒤 스킨십으로 돌발사태 변수마저 마무리할 수 있겠냐 하는 것인데, 협상무대라는 와인칼럼을 진행해온 필자의 시각으로서는 와인문화컨셉이 이 용도에서 아주 유용하다는 견해이다. , 상대방에 대한 아이컨택을 100퍼센트 전천후 유지하고 매단계 조치해야 할 follow-up 사항을 즉각 즉각 호스트 이니샤티브로써 눈 부릅뜨고 챙겨나가려는 기본 스탠스가 유지된다면 아주 큰 결격사유가 가로막지 않는 한 넘지 못할, 뚫지 못할 만리장성 장벽은 없다고 보고 있다.

다시 199010월 프랑스 파리 OECD 무역2과 현장이다. 미 국무부 협상대표 출신의 R과장님 왈, 당신은 연수생 신분이긴한데 비회원국 사람이므로 아무것도 공식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모두 다 Confidential이지요. 그러니 뭘 알고 싶은지 의문사항을 구두로 구체적으로 제기하면 우리도 구두로만 답을 하기로 하지요. 그러나 당신은 정규 컨설턴트 신분도 있으므로 인사과에서 부과한 과제물을 2달 반 체재기간 중에 완성해놓고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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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일본 공모 비밀카드 가볍게 입수

두달 뒤, 책상에 긴급메모가 놓여 있었다. 안 선생, Bad news for Korea……. 우려했던대로 철강국 조선협상(사안인만큼 비회원국도 잡아넣고 진행하는) 국제회의에서 이상한 모습을 약간씩 보이던 유럽커미션 측이 트릭 카드를 꾸민 것이다. 브럿셀의 협상복안 작성담당자와 국제통화중에 흘깃 들었는데 우리국 일은 아니지만 귀하의 처지를 생각해서 코치코치 쿵자쿵작 맞추어주었는데 이것이 full text 전문 맞추어낸 것입니다. 수출입은행 파리사무소와 서울 본점은 그 즉시 불이 났는데 막상 협상 주무부처인 상공부 C국장님 반응은 일본 협상대표단은 내가 꽈악 쥐고 있습니다. 미스터 안이 뭐얼 안다고……. 무방비 몇 달 허송한 뒤 유럽측은 일본과 뒤에서 공모하여 짠 각본대로 폭탄선언 한방으로 미국측 공격에서 해방되며 그 속죄양 짐을 오히려 대상외였던 한국에게 모두 전가하였다. 국가에서 인정 채택 여부는 어찌되었든 사비를 털어서 꾸민 한국식당에서 프랑스와인 접대에 각종 의외 수준의 컨설팅 서비스가 코스모폴리탄적인 공조체제를 성사시킨 것이다.

그 다음해 10월 홍콩이다. 부임 후 몇 달이 지나도록 그럴싸한 파티 초청장 하나 변변히 안오는 차디찬 현실이 지속되었다. 묵묵히 참담한 심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다가 상당기간 눈여겨 보아 놓았던 와인전문식당으로 무거운 걸음을 향하였다. 당시 홍콩 섬에서는 유일하게 세계 최고의 와인잡지 Wine Spectator지에 올라 있고 하우스와인이 백 10, 10 모두 20개나 되고 상시 재고보유 와인리스트가 360여 종인 식당 사장을 신분상승 에스컬레이터 도우미로 작업하기 위함이었다.

글로벌 신분상승의 에스컬레이터

시간이 흐르면서 C사장이 결성한 The Hong Kong Wine Club에 창립멤버로 참여하고 결국은 The International Wine Society Hong Kong Branch, 즉 홍콩 상류사회로부터 초청 받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C사장은 보너스 잭포트가 터지게 되었는데 홍콩 거주자들에겐 의미있는 오찬 즉, 어느 구정 전날 오찬을 와인친구인 운동화재벌 L회장의 주선으로 당시 총독 크리스 패튼과 3인 즐기게 되었다. 이같은 신분변화에 고무되어 필자도 중국에 자비출장 50여회를 치루면서 중국 비즈니스에도 박차를 가하였는데, 하루는 총영사관 어느 리셉션장에서 뜻밖의 손님을 대하게 되었다. 안 선생이시지요. 저 며칠 전에 부임한 어디어디의 누구입니다. 중국 전문이시라는 소문 많이 들었습니다. 저희들한테도 협조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프랑스 그리고 내심 프랑스와 거의 유사한 알고리즘을 공유하는 중국 등 두 나라 와인교섭문화 컨셉의 승리인 것이다.

국제로비에서는 앞서 예시한 것처럼 패밀리 타이 즉, 배우자나 아들 등 가족이란 주변장치요소(?)가 인문학적 센스와 결합되면 와인 못지않게 강력히 작동되어 어떻게 보면 폭넓은 와인문화의 한 장르일 수 있다. 노무라 증권 국제부문 사장을 역임하게 되는 Bankers Trust CompanyAsia Research 담당 사장 WO앞 첫 편지는 아버지 아들 공동작품으로 시작된다. 귀하가 Journal of Foreign Affairs에 기고한 등소평 사후의 중국 정치 정세 전망 기사와 미 상원의 중국문제 관련 특별청문회에서 귀하의 발언내용 속 기록 및 미 상원의원단의 아시아투어 때 주홍콩 미 총영사관에서 귀하의 브리핑 관련 문건들을 저와 제 아들 모두 열심히 읽어보았고 특히 중국문제는 미국 사회의 다음 세대들이 향유하여야 할 미래 시각에서도 검토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귀하의 이 같은 탁월한 새로운 접근방안 제시에 대한 예의로 또한 망중한의 기분전환을 위해 제 아들 Simon의 중국 견문록 My tenth trip to China: Beijing의 한국어 사보 게재 원본과 영어 번역문을 동봉합니다 운운. 며칠 뒤 정중을 다한 회신이 도착했고 비교적 긴밀한 협조관계가 필자의 IMF 퇴출로 공공 통신이 두절되기 전까지 수년간 이어졌다.

중국인의 저작 莊子에 보면 겨울철날 물질할 때 손등 피부 트는 것 막는 약을 발명해낸 세탁소 주인 얘기가 나온다. 소문을 듣고 어느 나라 해군 제독이 찾아와 아파트 몇 채 값을 주고 그 비방을 사가게 되는데, 그 다음해 겨울 국운이 걸린 수전(水戰)에서 그 해군제독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나라를 구한다. 와인문화도 이같이 쓰임을 받는 당사자에 따라 천양지차의 결과를 나타내 보인다. 이제 필자로선 기미 독립선언서 끝맺음 문구처럼 오직 결단을 촉구할 따름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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