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8월호]

[와인칼럼?]

협상의 제1장 제1

상대방의 정보수집

생활 속 와인 마시는 훈련이 관건

공식 협상테이블서 절로 작동한다

/ 安敬煥 (안경환 와인나라 와인홍보대사)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선생께서 어느 일간지에 가끔 연재하시는 비즈니스 심리학칼럼에 보면 정보수집광의 딜레마라는 토픽이 나온다. 한국적 네티즌 노도광풍시대에 걸맞은 화두이면서 한국 와인애호가들의 현 수준 겸 한국 비즈니스 협상의 현 주소 양자를 그대로 반영하는 주제이다.

정보수집 초보 차원의 현상들

모두 다 별 차이 없이 물리적인 정보수집 초보 차원 그 단계에 마냥 머물러 있기 때문에 먼저, 현실 인식에서 자신들이 저지른 과감한(?) 착시현상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둘째, 정보수집의 상대방에 대해 진정한 대상 포착 및 구체적인 진실, 실체 발견 노력을 자기 자신이 아닌 정체불명 유령같은 제3자인 시스템(?)에 미루거나 최종적으로, 정보 수집분석평가의 결과작업으로 반드시 뒤따라야 할 문제해결적인 창조적인 대안 창출노력을 먼 미래에나 존재할지 모르는 2만불시대 사회로 전가시키는 것들이 그것이다.

따라서 와인소비계층의 경우 잘 나가면 고급 와인속물, 사회 대다수 계층에서는 무능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은 골프장 매니저형 리더들만 꾸준히 양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비즈니스와인 강좌를 한국수출입은행 OECD 최초 파견근무 이래 10여 년 이상 그리고 각종 외부 와인특강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오며 임상병리학적으로 깨달은 바에 의하면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MBA류의 경영학 연수에 달려있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서구 교섭문화의 핵심음료인 와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있다는 생각이다.

식용과 양조용 포도가 달라

우선, 현실인식의 넌센스 현상을 살펴보면 식용포도와 양조용포도가 전혀 다르고 또 용도 자체가 아예 다르다는 것을 전혀 믿어 주려 하지 않고 무슨 배짱인지는 모르겠지만 도무지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양조용포도는 식용과 달리 껍질에 해당되는 즉, 약용성분으로 발전되는 색소와 미네랄이 담겨 있는 외층이 포도알 전체의 50퍼센트 정도나 되고 이 부분이 향후 장기 숙성과정을 거친 레드와인의 품질을 사실상 결정짓는데 비해 한국 농촌과 소비시장에서 흔히 대하는 식용포도는 껍질 외층이 사실상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식용포도로는 설탕푸대 쏟아 붓기가 매스컴에 적나라하게 알려지는 날에 발생할 상품적, 사회적 신뢰 상실의 첫인상 구기기 문제는 차치하고 장기 숙성이라는 상업적 고급상품 요소 개념이 아예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거기에다 주요 와인생산 선진국의 농부들은 포도나무의 내용연수가 대략 70년을 웃돌므로 와인산업에 초장기투자 자세로 임하고 있고 첨단기술인 인공위성 사진을 활용해 수확기 작황을 예측해 보면서 사전적으로 품질관리에 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서해안 제부도의 식용 킴벌리품종에 기초한 레드와인 출시를 시작으로 충북 영동군은 야심적인 샤또 마니 생산 숙성에 들어갔고 거봉으로 유명한 입장에서도 레드와인 생산에 들어갔다. 사실 정규 와인이 되기 어려운 것이라면 차라리 청정 자연발효 건강성분 알코올 함유포도즙 음료로 차별화 시켰어야 하지 않았을까?

토양성분이 와인 맛에 작용

이제 와인을 통한 비즈니스협상 상대방 파악 훈련이 가능한지 조목조목 살펴보기로 하자.

곡물의 씨나 녹말성분 만으로 양조하는 소주, 맥주, 위스키는 각각의 씨나 녹말별로 특별히 다른 맛을 가지지 않으므로 제품 브랜드별로 맛 차이가 따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과일덩어리 즉, 식물 생체조직 거의 전체로 양조되는 와인은 양조용포도 품종 자체가 제각기 특색이 있으므로 와인맛 또한 브랜드별로 그 차이가 현격하다.

여기서 상대방 인식의 기본 즉, ‘다를 수 있으며 다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인식이 와인문화권내 와인을 비교적 자주 대하는 사람에게는 본능적으로 심어진다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어떻게 다른지 실체를 자동 알아 가는 메커니즘이 자리잡는 과정을 알아보기로 한다.

먼저, 양조용포도의 양조결과물인 와인은 다른 품종의 발효와인과 섞지 않는 한 즉, 단품종(varietal 버라이탈)의 경우 그 맛의 변화 분포를 대표적인 품종으로 대비시켜 보면 레드와인이라면 경쾌한 과일향의 메를로로부터 묵직한 중량감의 까베르네 소비뇽, 포도알 내층 주스 부분만 쓰는 화이트와인일지라도 상큼한 소비뇽 블랑에서 우아한 품격의 샤도네까지 다양한데 토양성분이 와인맛에 크게 작용하는 생산지역별로 보아도 같은 품종 안에서도 변화가 적지 않다. 실제, 각종 와인맛의 변동폭 스펙트럼 다양화 모습을 들여다보면 레드와인만 보아도 한국 내에서 맛보기 어렵지 않은 포도품종을 대충 추가해 보면 귀족적인 부드러움의 부르고뉴 대표품종 피노 누아, 강한 기세의 호주와인 대명사 씨라, 개성적인 칠레 까르메네르, 따가운 햇살과 풍성한 음식을 연상시키는 지중해성 그르나슈, 그리고 막담근 겉절이 배추김치 같은 보졸레누보 가메이가 최소한인데, 부지런한 사람이라면 와인을 마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반 심심풀이로 삼국지의 등장인물들이나 수호지의 등장인물들의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그 와인품종에 대응하는 기질 성격의 인물들을 각각 매칭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내일 당장 협상테이블에서 만나야 할 서양인 협상팀의 구성원들을 하나하나 연상해 보면서 음미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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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학적 묘미는 블렌딩에서

와인의 협상학적인 묘미는 이제 각종 이용 가능한 양조와인들을, 캘리포니아 켄달 잭슨의 경우 대략 150여 개의 다른 와인들을 3?5개의 조합으로 섞어 블렌딩하는 제네릭(generic) 와인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최초로 상표화된 브랜디드 와인인 무똥 까데 루쥬는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 등 세 품종이 섞여 있는데 샤또 딸보는 년도별 작황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위 세 품종이 70:20:5의 배합비율에 그리고 추가로 쁘띠 베르도 품종이 5퍼센트 조정용으로 배합되어 있다. 따라서 와인에 익숙한 경지가 되면 이러한 배합비율 믹스가 대화에서 별로 이상하지 않은 메뉴가 될 것이고 비즈니스의 각종 협상카드를 믹스하는 전략, 전술은 다소간의 노력만 덧붙인다면 몸에 딱붙는 무공으로 체화 발전될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2011-01-12_160411.gif

그리고 와인무공이 상승 경지에 달하면 와인메이커의 와인작품 속내를 읽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게 되고, 왜 이름도 별로 매스컴에 알려지지 않은 그러면서 아주 고가로 거래되는 것도 아닌 군소(?) 와인들이 외국의 와인경매에서 그렇게 인기를 끌고 있나를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고급 와인속물로 출발하지 않고 신실한 자세를 다해 와인 공력이 깊어지면 와인메이커의 와인양조에 담긴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같이 향유하는 정신적 즐거움을 추가 보너스로 받게 된다.

아래 표는 프랑스 보르도에 거점을 둔 전세계적인 와인그룹인 바롱 필립 드 로칠드의 주요 생산 와인을 와인메이커의 와인철학을 개념화 좌표로 만들어 배열해 본 것이다.

상하 축은 쉽게는 가격, 보다 더 정확하게는 품질로 대변되는 권위와 명성이 상 쪽으로 강하게 나타나고 하 쪽으로는 해당 제품 재구매의 안정성이라는 사회적 필요 코드에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우 축으로는 전통의 발현이라는 정책이 강조되어 있고 좌축으로는 독창, 혁신, 개인적 또는 즐거움과 유행으로 상징화되는 신세대 정신이 배려되어 있다.

실로 과거에 뿌리를 두고 미래를 바라보는 한편 와인소비시장 내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드리려는 와인메이커의 섬세함이 제품 브랜드 믹스에서 아주 돋보이게 구현되어 있다 하겠다. 그런데 독자 제현들께서는 필자의 이러한 분석내용에 그리 주눅이 들지 않기를 바라는데 이러한 내용으로 와인메이커의 와인작품 전체를 종합 정리하는 일이, 그리고 종국에는 비즈니스 협상 카운터파트의 모든 밑그림 전체를 읽어 들어가는 것이 필자의 프랑스 파리와 홍콩 그리고 국내에서도의 각종 대외 교섭문화 경험칙상 그렇게만 어려운 과제는 아닐 듯 싶고 오히려 겸손한 자세와 과감한 실험정신만이 요구되지 않았나 생각되어 진다.

창조적 협상 테크닉 발휘할 때

이제 최종적으로 와인문화에 기초한 문제해결형 창조적인 대안창출에 대해 모티브 중심으로 훑어보기로 한다. 와인에 무관심한 아니면 상대방 자체에 아예 무관심한 어느 한국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 방문 때 현지 교민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은 물론 좌절감을 안겨 주고 이어서 양국간 모처럼 억지 조성시켜 놓은 화해 분위기에마저 무식의 소치로 찬물 끼얹은 적이 있다. 2011-01-12_160423.gif

군사정권의 싫은 심적 코드에도 불구하고 국가체면을 그리고 결국은 국익을 위해 교민들은 환영만찬 때 쓰기 위해 그 대통령의 생일년도 와인을 백방을 수소문해 구해 놓고 대접해 드렸는데 만찬이 끝나도록 대통령은 그 고풍스런 와인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으셨다!

반면 1970년대에 소리 없이 지나가게 된 어떤 외환위기 때 한국 재무장관은 스위스에서 국제상업은행 총재들과의 사전 막후조정 만찬에서 설득작업 씨알이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자 고의로 100만 원에 해당하는 고가와인이 상했다고 퇴짜를 놓은 다음 나중 계산할 때 해당 금액을 현찰 팁 방식으로 덤으로 놓아 손님들은 크게 감동, 다음날 국가 IR은 일사천리로 순탄, 외환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다. 100만 원을 윌급에서 페널티로 까야 할 식당의 와인보관 담당직원을 살려주는 트릭을 총재들을 실수요자로써 쓴 것이다!

이러한 창조적 협상 테크닉 무공 수련은 결국 일상생활에서 상대방을 어떻게 자동 배려하느냐 그리고 그를 위해 준비하려는 와인과 음식 항목에 관련하여 어느 정도 배려하느냐 하는 OJT 연습량 수준에 달려 있다 하겠는데, 케이블 TV 푸드채널의 요리교실 프로그램에서 영국인 젊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는 많은 시사점을 보여 준다. 샴페인의 환상적인 새 용도로 여름 과일 젤라틴 디저트의 젤라틴 굳히기 과정에서 잘 냉각된 샴페인이 젤라틴 굳히는 역할을 함은 물론 샴페인에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탄산가스 방울들이 죄다 젤라틴 속에 갇혀버려 손님들이 젤라틴 디저트를 떠먹을 때 입 속에서 샴페인 기포가 터지도록 하는 황홀한 장면을 연출해낸 것이다.

이제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 되면서 샴페인의 새 지평선을 소개해 드리면 해안가 횟집에 갈 때 자택 근처에서 미리 사서 숙소 냉장고에 잘 냉각시킨 샴페인을 들고가서 첫 요리로써 껍질째 붙은 통 자연산 굴 한 바구니를 주문하여 손칼로 직접 따 미리 좀 부지런하게 준비해간 레몬즙 풍성, 양파즙 조금, 식초 약간, 설탕 살짝 친 프랑스식 소스를 뿌려 쪼로록 마셔 넘긴 뒤 샴페인 쨍 건배하며 즐기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준비가 귀찮으신 분들은 잘 냉각시킨 달콤한 화이트와인 빌라 무스카델을 아이스크림과 같이 드시면서 친지분들과 해풍 무드를 즐겨주시기를 앙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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