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슈퍼박테리아 원인균’ 검출…위생관리 ‘구멍’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대병원 환자 세탁물에서 '슈퍼박테리아'로 발전할 수 있는 원인균이 검출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중소병원 '슈퍼박테리아' 검출 논란이 인 가운데 공공의료기관의 '상징' 서울대병원마저 위생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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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대학교병원 내 환자복과 침대보, 수술복 등을 감싸는 천(린넨)에서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Acinetobacter baumani)’과 ‘바실러스세레우스균(Bacillus cereus)’이 다량 검출됐다.

병원 내 세탁물들을 덮는 린넨이 지나치게 비위생적인 것을 눈여겨 본 한 직원이 지난 8월 해당 천 일부를 잘라 A연구기관에 의뢰를 맡긴 결과다.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없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패혈증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생명에 치명적인 다재내성 균(수퍼박테리아)이 될 수 있는 원인 균이다. 이 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입원환자에게 감염률이 높아 주의가 요구되기도 한다.

‘바실러스세레우스’는 고기, 야채, 쌀, 스프 등에서 증식되는 균으로 식중독을 일으켜 구토와 설사를 유발한다.

린넨에 번식하는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는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낮지만, 공기를 통해 환자복이나 침대보 등으로 고스란히 옮겨갈 수 있다. 이처럼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 내 의복과 침구류에서 다량의 박테리아가 검출된 사실을 두고 병원 측의 방만한 위생관리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병원 내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세탁물들을 직접 관리하던 직영제에서 외부업체 위탁제로 변경되면서 벌어진 관리감독 소홀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010년부터 세탁물을 비용절감과 경영개선을 이유로 민간 세탁업체인 메디코사에 위탁·운영해 왔다.

그러나 세탁물을 감쌌던 린넨은 병원바닥과 녹슨 수레 부위에 쓸려 낡았을 뿐 아니라 검은 때가 잔뜩 낄 정도로 관리가 허술한 상태다.

또한 세탁물이 이동하는 장소인 복도는 현재 병원 내 각종 물품, 생활쓰레기, 의료폐기물까지도 함께 지나다니는 용도로 쓰이고 있어 심각한 오염이 우려된다.

이 같은 지적에 서울대병원 측은 지난 17일 린넨을 전면 교체했지만, 뉴시스헬스 취재팀이 지난 21일 확인한 결과 아직도 일부 오염된 린넨이 세탁물을 덮는데 사용되고 있었다.

서울대병원 K모 간호사는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는 병원에서 가장 큰 항생제 중 하나인 이미페남에 저항을 보이는 균"이라며 "감염에 의해 치명적 피해를 입을 확률은 높지 않더라도 병원의 관리감독이 구멍이 난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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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운동연구소 김동근 연구원은 "위생이 담보돼야 할 병원에서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부분은 다른 요소에서 더욱 큰 관리 부실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편의와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 업무를 외주에 맡긴 결과"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임종필 홍보팀장은 "원내 유동인구가 많아 감염원인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인체에 유해한 균종이 발견된 만큼 앞으로 감염관리 예방을 철저히 하겠다"고 해명했다.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Acinetobacter baumani) = 3가지 계열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다제(多劑)내성 균으로 사람 간 접촉, 오염 표면 또는 환경에 노출 등에 전파된다. 건강인은 감염 위험이 매우 적으나 면역저하자, 만성 폐질환자, 당뇨병 환자는 감염에 보다 취약하다. 입원환자, 특히 인공 호흡기구 착용자, 장기간 입원 환자는 감염 위험성이 높다. 최근 도쿄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 중인 중증 환자 가운데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에 46명이 감염돼 27명이 숨졌으며, 이 중 9명은 다제내성균이 사망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졌다. 현재 보건 복지부장관 지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출처 : 질병관리본부 국가정보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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