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행복 찾기’
자기 세계를 쫓는 사람들

▲ 여름휴가를 즐기려 인천공항을 출입한 여행객이 하루 20만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사진@이코노미톡뉴스DB>

요즈음 사람들은 제 흥에 산다. 그런 즐거움을 펀(fun)이라며 의사 결정의 중요한 포인트로 삼는다. 펀 없으면 행동도 없다.

해외여행 정도는 다녀와야

[전성자 칼럼 @이코노미톡뉴스] 여름휴가를 즐기려 인천 공항을 출입한 여행객이 하루 20만 가까운 인파가 법석거렸다 해 화제가 되었다. 대단하다. “열심히 일한 당신 다녀와라!” 쉼이 과소비라는 몰이해를 말하는 사람은 드물어졌다.
해외여행 다녀 온 계층과 다녀오지 않은 계층으로 나뉘는 것 같다. 그래 보인다. 다녀와야 한 몫 끼일 수 있을 것 같다는 “나도!”하는 분위기다.
방송 매체들이 그림으로 띄우고 여행사가 상품으로 유인하고, 분할 상환이 가능하니 붐이 일 것은 정한 이치다. 속된 말로 “축에 끼이려면, 다녀와야 한다. 그렇게 코스프레 하며 살아가고 있다.
파노플리 효과다. 사람들은 자기 계급 높게 평가받으려는 노력을 하며 산다. 원래는 중세가 막을 내리면서 사라져버린 기사(騎士)인양 무구(武具)를 차림하고 다니던 외식적인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었다. 요즈음은 명품 소비를 하며 상류계급 소속 의식을 느끼려는 계층을 이른다. 상류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현상 말이다.

하나라도 뻐길 수 있는 걸 갖는다

브랜드도 명품도 많다. 월등한 슈퍼 명품, “최고 중의 최고”도 많은 세상이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일들이 터질 때에야 한두 가지씩 명품 이름을 지상을 통해 알게 되는 그런 초명품도 있다.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나서 그 기업주가 타고 다녔다는 “람보*기니”라는 명차 이름을 알게 되기도 했다. 최순실 사건 뉴스를 보다가 “프*다”라는 여성 용품 명품을 알게 된 경우도 있었다. 보통사람은 그렇게 해서나 알게 되는 슈퍼 명품도 있다.
그러나 누구도 그런 명품을 모두 지니고는 살 수가 없다. 능력이 모자라서 이기도 하지만, 시간도, 공간도 체력도 허락하지 않아서 불가능하다.
다른 거는 볼품없이 지내도 한 가지만은 최고급품 사치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편집증 같아 보여도 본인은 논리정연하다. 일점호화주의를 고집하는 사람들이다. 카메라나, 골프클럽, 모터 싸이클, 색안경, 장신구 등등 “이거 하나만은 최고를 갖는다”  

나 이렇게 산다

핸드폰을 떠나선 한 시도 못 산다. 방을 만들고 SNS망에 연결해 언로를 유지해 간다. SNS망을 벗어난 친구는 잊혀 질 친구가 되고 만다. 관심 끌만한 건 다 찍어 올린다. 뭐 했는지, 뭐 먹었는지, 뭘 보았는지, 누굴 만났는지, 미주알고주알 찍어 올려 댄다.
“난 이렇게 산다.” 자기를 나타내려는 욕망 속에 살아간다.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 자기 자리가 어디쯤일까 치수를 가늠해 보며 산다. 이 정도는 되 보이겠지 속셈하며 산다.
어떻게 해서든지 “현실의 자기”보다는 “되고 싶은 자기”를 나타내려는 노력 속에 살아간다. 이 기준에서 미끄러지면 “루저”라고 여기는 듯하다.
현시적 효과를 노린다. 과시적 소비를 하는 거다.
성공적인 시장경제를 운영해 본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큰 부를 이룬 상류 계층도 꽤 발달 했는데도 건전 소비문화는 아직은 멀다.

덕후들의 덕질

또, 젊은 층은 일반인 눈엔 암짝해도 쓰잘 데 없는 것들을 사 모으며 즐거워 숨넘어간다. “굿즈”를 사 모은다. 아이돌이나 스타나 명승지를 상징하는 다양한 파생상품들을 총칭한 말이다. 팬클럽이 캐릭터 커뮤니티를 이루고 그 팬덤을 활성화하고 꾸미기 위해 개발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이 주류다. 사재는 게 문제가 아니라 팬덤과 굿즈에 덕후(한 가지에 과도하게 열광하는 사람)가 되어 덕질(덕후질)하며 살아가는 게 문제 같아 보인다. 스스로 노예 되기를 자청하는 것이다. 

관광지나 대학들도 굿즈를 개발 보급한다. 점퍼, 타올, 스포츠 웨어, 머그잔, 달력, 브로마이드, 열쇠고리, 부채 같은 것들도 만들고 피규어도 만들어 판다. 물론 피규어는 꽤 비싸다. 팬덤 내에선 프리미엄 붙여 거래되기도 한다.
굿즈는 판촉을 위해 개발되기도 한다. 소비자 맘을 잡도록 만들어 굿즈를 득템(아이템 손에 넣기)하기 위해 상품을 사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덕후문화가 확산하는 건 왜일까? 우선 마음 바치기 좋아서라고 한다. 소속감을 확인할 수 있어서 라고도 한다. 끌리는 곳에만 돈을 아껴 쓰는 자제력이 스스로 기특하기만 하단다. 어떤 이는 자기의 여유를 다 써 버리는 “탕진잼”(탕진재미)을 느낀다고도 한다. 아무리 저축하고 모아도 자기가 바라는 것을 실현할 가망이 멀어 보일 때, 결행해버리는 절망적 소비(hopeless spending)의 속 풀이 같은 것이다.
애착이 있고 캐릭터 커뮤니티에 충성심이 있는 젊은이들은 터무니없는 가격을 지불하며 스스로 자원하여 스타에의 노예가 되어 간다.

작은 행복 찾기

▲ 전성자 한국소비자교육원장

젊은이들은 작은 소비자다. 그러나 열광적인 소비자다. 그들의 작은 소비가 점점 큰 시장으로 커 가고 있다. 개성이 있는 소비자들이어서 그들의 트렌드를 조절하거나 줄기를 바꾸기란 불가능하다. 그들의 소비활동 한마디로 “덕후”들이 “득템”하기 위해 “덕질”하는 활동이다. 자기들만의 “작은 행복 찾기”가 그들이 찾는 가치인성 싶다. 그들의 문화는 그들의 언어로만 설명이 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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