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친 팥죽 이야기
기능성이 대세라는데…

▲ <사진=이코노미톡뉴스DB>

[이코노미톡뉴스=전성자 논객(한국소비자교육원장)] 상품에 “기능성” 덧입히기는 현대 마케팅의 트렌드다. 평범한 상품만으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일반 상품에 보다 우수한 기능을 더해 주어 상품력을 늘리는 경영전략이 대세다. 마케팅 만능의 현대에 들어서면서 한 상품에 입혀지는 기능성은 기업력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기능성은 소비자 매력 포인트가 되기도 하지만 때론 소비자 협잡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초친 팥죽 이야기

봉이 김선달이 친구랑 팥죽 한 동이를 메고 장사를 나섰다. 하루 종일 팔아도 몇 그릇 팔지 못하고 많은 양이 남았다. 하는 수 없이 다음 날 장날에 또 나가 팔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팥죽 맛이 갔다. 셔진 것이다. 이쯤에서 김선달은 아이디어(?)를 냈다. 초친 팥죽이라 알리며 적극 마케팅을 시작했다.
첫 손님이 왔다. “초친 팥죽 드셔보셨어요? 가난한 양반이 초 팥죽 먹어 봤을라구?” 감정을 건드리자 치기가 오른 손님 왈 “나도 신 것 좋아해 자주 먹고 사는 사람이외다! 한 그릇 주쇼, 그거 맛있지요!”
그렇게 소비자들을 들뜨게 하여 팥죽을 인기리에 다 팔아치웠다는 옛 민담이 있다. 기능성 가미한 악덕 상례이다. 우리나라 장사 이야기는 대계가 그런 부정적인 스토리텔링이 많다.

기능성이 대세라는데…

기능성이란 과거엔 상품특성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요즈음은 상품 전반에 반영되어지는 대세적 흐름이다. 같은 상품에 색다른 기능을 입혀 타 상품과는 다른 차이성을 돋보이게 하는 상품 전략이다. 그러니 기능성은 차이성의 표상이 되었다.
현재 우리 생활에서 기능성이란 특색은 모든 상품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기능성은 소비재에선 그 차별성으로 돋보인다. 기능성의류 기능성식품, 기능성 주거 등 의식주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단품 품목 기능성을 조합하면 그 종류는 무한대로 늘어 날것이다.
기능성에 대한 관심은 소비자에게서는 더욱 세심한 니즈를 이루어 나간다. 상품 선택의 이유로 굳어지기도 한다. 기능성에의 소구는 소비자 고집을 이루어 내기도 한다. “OO 아니면 나는 안 돼!”
기능성 입히기는 처음에는 기호에서 출발했다. 기능성을 갖는 상품들이 차차로 수가 늘어나고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마침내는 큰 유행이 되었다. “기능성”이란 특징은 유행을 이루었다. 소비자에겐 기능성 표기가 없는 상품은 저위품으로 보는 착시 현상까지 일으키게 한다.

기호성이 특성으로

처음 기능성이란 특성을 달고 시장에 나타난 것은 1980년 “노노껌”이었다. 종래의 일반적 “츄잉검” 보다는 무설탕, 구취제거 기능을 광고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어 경쟁적으로 기능성 껌 경쟁에 들어갔다. 2000년에 들어 자이리톨 껌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기능성 껌 경쟁은 정점을 이뤘다.
화끈한 기능성 겨루기는 “건강기능성”에서 극치를 이루고 있다. 모든 마시는 것에서부터 과자류, 간식류, 라면류, 빵류, 쌀 등 거의 모든 먹거리에서 치열하다. 기능성표기가 없는 일반 상품은 상대적으로 저위 저급 상품 취급을 면하지 못하게 돼버렸다.
왜 기능성일까?
첫째로 소비자의 안심 추구 심리 때문이지 싶다. 현대인은 여러 이유로 자기 건강을 해치는 일상생활을 해 나가고 있다. 무리, 무질서, 불규칙한 일상, 더 나아가 운동·휴식부족을 먹는 것으로 벌충하려는 영리한 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먹어서 보완해 보려는 마음에서다.
둘째는 건강의 유익성은 높이고 유해성은 줄여 보려는 건강증진욕구 때문이다. 건강은 매우 깨지기 쉬운 것이라서 잠시만 눈이 빠져도 해쳐지는 것이며,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해주면 나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본능에 가까우리만큼 깊은 것이다. 관심의 첫 발은 유익한 것은 섭취하고 유해한 것은 배제하려는 본심에서 선호하는 것이다.
셋째는 웰페어, 웰빙, 웰니스의 삶에의 의지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살기가 좀 나아졌으니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관심은 기능성 식품의 소비트렌드를 이루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유의점

▲ 전성자 한국소비자교육원장

이런 요란 법석한 트렌드에 소비자는 언제나 졸리고 시달리기 마련이다. 소비자는 언제나 다음 몇 가지 체크 포인트에 유념하며 선택생활은 유지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제시된 기능성이 나의 니즈에서 구체적으로 부합하는가?
둘째는, 그 기능성은 과학적, 문헌적 근거가 분명한 것인가?
셋째는, 생산자가 설계해 낸 가공의 기능성은 아닌가?
넷째는, 기능성을 제시하는 기업이 신뢰가 있는 기업인가?
다섯째, 바람잡이 추천사에 현혹되고 있지는 않은가?
기능성상품이 범람하고 판을 치고 있는 시대, 시장에는 언제나 봉이 김선달의 초(醋) 기능성 강조 식품 같은 상품 협잡이 적지 않게 흘러 다니고 있음에 유의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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