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도박을 보고
늙어서 할 수 있는 오직 한가지 이웃사랑

▲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한·미 정상간 상견례 및 만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코노미톡뉴스=김동길 논객(연세대 명예교수, 태평양위원회 이사장)]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 하나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이 여러 갈래인데 어느 길을 택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겠는가. 이런 문제를 가지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간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예나 지금이나 오직 하나의 길이 있을 뿐이다.
모스크바 3상회의에서 열강이 의결한 5년간의 신탁 통치안이 한국인의 완강한 반대로 실행이 불가능하게 되어 북에는 소련군, 남에는 미군이 진주하여 각기 군정을 실시했다. 얼마 뒤 북의 인민공화국이 남의 민주공화국을 침략하여 처절한 3년간 전쟁을 겪었지만 통일은 불가능한 꿈이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북에는 전제 왕조를 방불케 하는 김씨 일가의 독재정치가 강행됐다. 휴전선이남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을 익히면서 한미 간 군사동맹을 강화하여 소련, 중공, 북의 김씨 왕조가 넘볼 수 없는 안보기반을 구축했으며 ‘한강의 기적’이란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오늘 북한동포들의 경제적 희생을 바탕으로 핵무기를 만들어 평화애호 세계인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으니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설득할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해도 6자회담 비슷한 것을 다시 시작해 보자고 제의하기는 어렵게 됐다.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한미 군사동맹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 남북 평화통일이 실현될 수 있을 만큼 대만민국 경제를 일본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오직 하나의 길이 있을 뿐이다.

김정은의 도박을 보고

북의 김정은이 700km를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성공했다고 호언장담한다. 우리는 그가 성공했다는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잘 모른다. 그러나 3대에 걸쳐 군사독재를 이룩한 북의 인민공화국 주장이 얼마나 정확한지 알기 어렵다. 한국에는 아직도 그와 대화를 시도해 보겠다는 낭만주의자들이 더러 있지만 일이 이쯤 됐는데도 김정은과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다.
세계가 지금 타협의 시기는 사라지고 대결 밖에 길이 없다고 믿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막강한 군사력을 동원하여 한반도를 초토화 시킬 것인가. 북이 보유하고 있는 재래식 무기만 가지고도 서울을 점령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관측이 나돌아 서울시민들을 먼저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김정은이 선제공격을 한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는 한 미국이 핵무기를 동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냉전상태가 오래 유지될 것 같다는 의구심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어느 나라도 핵무기를 가졌다고 자랑할 수 있지만 핵무기를 가지고 실전에 임하기는 어렵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외교활동이 지금처럼 심각한 의미를 가진 때는 일찍이 없었다. 나폴레옹 전쟁의 뒤처리를 가장 훌륭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Metternich 같은 탁월한 외교관의 출현을 고대한다.

▲ 9월 20일 공개된 신형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엔진 분출시험을 북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켜보는 모습. <사진=채널A 뉴스캡쳐 20160920>

늙어서 할 수 있는 오직 한가지 이웃사랑

나이 들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진다. 6.25 때는 젊어 제2 국민병에 소집되어 하루에 70리 길도 걸었는데 지금은 500m 밖에 안 되는 우리동네 안산도 오르기 어렵다. 나이 80이 넘어서면서 언제나 조심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넘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넘어져서 어느 부분이 부러지면 뒷감당 하기가 매우 어렵다.
늙어서 할 수 없는 일이 많지만 할 수 있는 일이 한 가지 있다.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다. 노인의 사랑은 뜨겁지도 않고 요란하지도 않지만 꾸준하다. 솔직한 고백이지만 노인은 사랑 밖에 할 일이 없다.
그런데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돈이 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젊을 때 조금 벌어두었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쓸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노년이 아름답고 보람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사랑 때문이다. 젊어서는 사랑이 오해의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노인의 사랑에는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다. 늙을수록 순수한 사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가 앞으로 살아야 하는 날들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몸짓은 사랑뿐이라고 믿는다.

사람을 속이는 나쁜 사람들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 선생의 후손인 유일영 교수가 일전에 난 화분을 보내왔기에 설날도 추석도 아닌데 무슨 일인가 했다가 화분에 달린 리본을 보고 놀랐다. 나의 구순잔치를 축하한다는 뜻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내 생일에 초대된 일이 한두 번이 아닐 텐데 10월 생일을 7월로 착각했다면 똑똑한 사람도 별 수 없다는 말인가. 알고 보니 어떤 나쁜 인간이 내 이름을 도용하여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내 생일을 엉뚱한 날로 조작한 것이다. 왜 자기이름을 쓰지 않고 내 이름으로 글을 올렸는가. 자기 이름으로 올리면 읽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일까.
그래도 90이나 된 내가 오래 싸워서 점령한 고지가 하나 있는 건 사실이다. 그 고지에 올라서서 한마디 외치면 듣는 사람이 상당수 있으니까 바로 그 고지에 기어올라서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늘어놓는 악한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그들을 퇴치할 방법이 없으니 알면서도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다. “최후의 심판 때 보자”고 할 수 있지만 그들이 최후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회만 있으면 거짓말을 한다. 놈들 때문에 속상하는 사람들이 부기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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