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톡뉴스=왕진오 기자]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원로 작가 김차섭(77)과 주목할 만한 차세대 작가 전소정(35)이 세대 간에 다르게 나타나는 존재론적 자아 탐구 방식을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 김차섭, ‘제 3의 본성’. 86× 112cm, 지도 위에 유채, 1989.(사진=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은 7월 25일부터 10월 15일까지 '2017 타이틀매치 김차섭 vs 전소정: 내 세대의 노래'를 개최한다.

올해 4회를 맞은 '타이틀매치'전은 국내 미술계를 대표하는 원로 작가 1인과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주목할 만한 차세대 작가 1인을 선정해 두 작가의 작품 세계와 예술 언어를 비교 조망하고 연령과 시대를 넘어선 예술적 대화를 도출한다.

김차섭 작가는 광복 이후 한국 전쟁과 국가 주도의 사회 문화 현상 속에서 역동과 전환의 시기를 살아낸 작가이다.

그는 1960년대 미술학도로서 다양한 서구 현대미술의 경향을 접하였고, 당시 국내 화단을 크게 주름잡던 앵포르멜과 단색화의 두 흐름 사이에서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와 같은 초기 실험주의 운동 그룹을 도모했다.

▲ 김차섭, ‘자화상’. 170 × 290cm, 캔버스 위에 유채, 1968.(사진=서울시립미술관)

실험적 경향과 에칭, 회화로 작업방식을 변경해 왔지만, 그의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관통하는 일련의 주제는 수치스러웠던 한국의 역사 속에서 끈질기게 대항했던 한민족의 서민적 의지력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는 이러한 역사의식의 발로만이 서구 열강 사이에서 끊임없이 투쟁하며 경계감을 잃지 않는 민족의 의지적 태도를 보여준다고 보았다.

이와 다르게 이동의 자유 및 정보의 동시적 습득이 가능한 세계화 시대에 전소정은 전지구적 공통의 문제에 당면해 나와 세계의 상황을 직조, 교차 생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 전소정, ‘꿈의 이야기: 순이’. 20‘ 37’‘, 2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컬러, 2008-.

전소정은 전 세계가 하나의 단위체로 작동하는 글로벌 시스템 안에서 신자유주의적 자본과 경제 논리 아래 교묘히 감추어진 동일화·획일화의 문제, 그리고 끊임없이 재생산 되는 자본계급의 착취와 억압을 1차적 인터뷰가 담긴 실재의 내용을 허구적인 꿈의 이야기와 결합하여 혼성적으로 묘사한다.

이번 전시는 떠나감과 떠남, 부유(浮游:떠내려가다)와 부유(浮遊:놀다)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두 작가를 통해 임시적이고 유동적인 현대 사회에 어떻게 대처하고 어디로 나아갈지 묻는다.

▲ 전소정, ‘유령들’. 20‘ 30’‘, 단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컬러, 2017.

“너의 집은 어디냐?”라는 질문에 말을 잇지 못한 김차섭에게 이제 삶은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고 유연한 형태의 유동적 태도로 차이와 관점의 다양성, 틈을 생성해야 함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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