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일기, 그림‘남편두고 혼자먼저 가는 버릇…’

'박정희 전집' 제1권 '남편 두고 혼자 먼저 가는 버릇 어디서 배웠노' 에는 아내 육영수 여사를 잃은 애절한 심정의 사부곡이 담겨 있다.
'박정희 전집' 제1권 '남편 두고 혼자 먼저 가는 버릇 어디서 배웠노' 에는 아내 육영수 여사를 잃은 애절한 심정의 사부곡이 담겨 있다.

[이코노미톡뉴스=배병휴 회장]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위원장 정홍원)가 ‘박정희 전집’ 9편 출간계획 아래 제1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기록으로 남긴 70여 편의 시와 20여 편의 일기 등을 ‘남편 두고 혼자 먼저 가는 버릇 어디서 배웠노’라는 제목으로 엮어 출판했다.

17세 소년 박정희의 담대한 기상

사범학교 출신 교사와 군 장성 출신인 박정희의 시는 또박또박 꼿꼿한 글씨체다. 대부분이 1974년 광복절 기념사 도중에 문세광의 흉탄에 아내 육영수 여사를 잃은 애절한 심정의 사부곡(思婦曲)으로 감동이다.
일기는 200쪽 짜리 다섯 권으로 사후에 공개됐지만 친필 일기내용을 활자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육필로 된 53편의 일기는 6.25 직후인 1953년 섣달그믐부터 10.26 아흐레 전 1979년 10월 17일까지 구구절절 우국충정 위정자의 나라사랑 결기가 넘쳐 난다.
시집 제1부, 첫 장에 17세 소년 박정희의 금강산 시를 올렸다. 일제 강점기인 1934년 대구사범 3학년(지금의 중3) 소년이 이토록 담대한 기상을 표현할 수 있었다니 놀랍다는 소감이다.

금강산 일만 이천 봉
너는 세계의 명산
아! 네몸은 아름답고 삼엄(森嚴)함으로
천하에 이름을 떨치는데
다 같은 삼천리 강산에 사는 우리들은
이 같이 헐벗었으니 과연 너에 대하여
머리를 들 수 없다
금강산아, 우리도 분투하여 너와 함께
천하에 찬란하게…
온정리(溫井里)에서 박정희

한송이 흰 목련(木蓮)이…

박정희의 사부곡은 ‘영수(英修)의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고’에서 ‘추억의 흰 목련’, ‘님과 함께 놀던 곳에’, ‘저도(猪島)의 추억’ 등 하나 같이 너무나 애틋하다.

상가(喪家)에는
무거운 침묵 속에
씨롱 씨롱 씨롱 매미 소리만이
가신 님을 그리워 하는 듯
8월의 태양 아래
붉게 물든 듯 백일홍(百日紅)이
마음의 상처를 달래주는 듯
한 송이 흰 목련(木蓮)이
봄바람에 지듯이
영수(英修)만 혼자 가고
나만 홀로 남았으니
단장(斷腸)의 이 슬픔을
어디다 호소하리 (1974. 8. 20)
추억의 흰 목련… 유방천추(遺芳千秋)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산천초목도 슬퍼하던 날
당신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는
겨레의 물결이 온 장안을 뒤덮고
전국 방방곡곡에 모여서 빌었다오
가신 님 막을 길 없으니
부디부디 잘 가오
편안히 가시오
영생 극락 하시어
그토록 사랑하시던
이 겨레를 지켜주소서

불행한 자에게는 용기를 주고
슬픈 자에게는 희망을 주고
가난한 자에게는 사랑을 베풀고
구석구석 다니며 보살피더니
이제 마지막 떠나니
이들 불우한 사람들은
그 따스한 손길을 어디서 찾아보리
그 누구에게 구하리
극락(極樂) 천상(天上)에서도
우리들을 잊지 말고
기리기리 보살펴 주오
우아하고 소담스러운
한 송이 흰 목련이
말없이 소리없이
지고 가 버리니
꽃은 져도 향기만은 남아 있도다 (1974.8.31. 밤)
※ 유방춘추 : 후세에 빛나는 명예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박정희의 일기는 북진통일(1953.12.31.)에서부터 월남공화국 패망,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등 사건마다 분노를 아낌없이 기록했다.
오전 10시 30분경 판문점 비무장지대 내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 중인 유엔군 장병 11명이 곤봉, 갈고리 등 흉기를 든 30여명 북괴군의 도전으로 유엔군 장교 2명(미군)이 사망하고 한국군 장교 1명, 병사 4명, 미군 병사 4명 등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쟁 미치광이 김일성 도당들의 이 야만적인 행위에 분노를 참을 길이 없다.
이들의 만행을 미친개한테 물린 것으로 참고만 있어야 할 것인가. 언제까지 참아야 할 것인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격인 이들의 이 만행을 언젠가는 고쳐주기 위한 철퇴가 내려져야 할 것이다. 저 미련하고도 무지막지한 폭력 도배들아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지어다. 미친개한테는 몽둥이가 필요하다. 1976.8.18.

▲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백곰을 쏘아 올리다
충남 서산군 안흥에서 우리나라 처음으로 유도탄 시험발사가 있었다. 1974년 5월 유도무기 개발방침이 수립되어 불과 4년 동안에 로켓, 유도무기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성하여 금일 관계관들 참관 하에 역사적인 시험발사가 있었다.
①대전차 로켓(3.5인치 로켓을 더 발전시킨 것)
②다연장 로켓(28연발, 사거리 20km)
③중거리 로켓(가칭 황룡, 사거리 50km)
④장거리 유도탄(가칭 백곰), 사거리 150km, 유효반경 350m, 미 나이커와 유사. 1978.9.26.

뒤뜰에 낙엽소리… 일엽지추(一葉知秋)
오늘 국군의 날, 건군 30주년을 맞아 오전 10시 여의도 5.16광장에서 기념행사를 거행했다. 오후에는 우방 각국에서 참석한 내빈들을 접견하고 환담했다.
일엽지추(一葉知秋)라 뒤뜰에 한잎 두잎 낙엽이 소리 없이 떨어지고 있다. 청초한 국화꽃의 그윽한 향기와 맑고 높은 하늘은 가을이 한창이라는 소식을 소슬바람에 실어서 창가에다가 전하고 간다.
오곡이 영글어 가고 백과가 익어가니 모든 것이 풍성하고 가난하거나 부족한 것이 없는 것만 같다. 옛말에 추수동장(秋收冬藏)이라고 했으니 가을에 거둬들여 차곡차곡 저장해 두고 추운 겨울에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가족들끼리 모여 앉아 밤늦도록 옛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시골 고향의 어린 시절 추억이 아득히 뇌리에 떠오른다.

▲ '박정희 전집' 제1권 '남편 두고 혼자 먼저 가는 버릇 어디서 배웠노'. <사진=국가기록원>

박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
7년 전을 회고하니 감회가 깊으나 지나간 7년간은 우리나라 역사에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일부 반체제 인사들은 현 체제에 대하여 집요하게 반발을 하지만 모든 것은 후세에 사가(史家)들이 공정히 평가하기를 바랄 뿐. 1979.10.17.

영인본과 별도 평설 전집발간

박 대통령은 생전에 5편의 단행본을 남겼다. 1961년, 지도자의 도(道), 1962년, 우리 민족의 나갈 길, 1963년, 국가와 혁명과 나, 1971년, 민족의 저력, 1978년, 민족중흥의 길 등.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는 이 다섯 편을 4권의 영인본으로 재출간하고 동시에 평설(評說)로 풀어 쓴 ‘우리 민족의 나갈 길’ 등 4권을 순차적으로 발간한다. (평설 남정욱 대한민국 문화예술인 공동대표)
추진위는 박정희 전집 외에 ‘인간 박정희’(가제), ‘박정희에 관한 오해’(가제), ‘박정희의 올바른 이해’(가제) 등 교양서 간행도 준비 중이다. 이들 출판물은 도서출판 기파랑(대표 안병훈)이 전담한다. 전집, 교양서 출판 외의 박정희 탄생 100주년 관련 국제학술회의, 기획전, 공연 등 기념행사는 (재)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사장 좌승희)이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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