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수교 27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노태우, 고르비 회담성공률 5% 도전성공

▲ 사진은 1991년 노태우 대통령 남북기본합의서 및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서명하는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이코노미톡뉴스=배병휴 회장] 한러 수교 27주년 기념, 노태우 대통령의 ‘7.7 선언과 북방정책’에 관한 학술세미나가 지난 7일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세미나는 (사)한러교류협회, 러시아 연방과학원 극동연구소 공동 주관, 국내 오킹그룹 주최, 한러경제발전협의회 후원으로 마련되어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이 오늘의 ‘대한민국 세계화’를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혁명적 정책전환’… 북방정책

이날 세미나에서 임동원 한반도 평화포럼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1988년 7월 7일, 노 대통령의 ‘민족자론과 통일 번영을 위한 특별 선언’은 북한을 대결 아닌 평화통일의 동반자로 인식하여 남북교역 및 교류를 개시한 대담한 선언으로 ‘혁명적 정책전환’이었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이 같은 북방정책에 따라 88 서울올림픽이 냉전체제 하에서도 세계 160개국이 참가한 세계평화의 축제가 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올림픽에 앞서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과 1984년 LA올림픽은 상호 반대 진영의 불참으로 반쪽 올림픽이 되고 말았다.
임 이사장은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은 그 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으로 계승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미나 주최자인 오킹그룹 나정주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노태우 대통령의 7.7 선언으로 화해와 협력시대를 열어 한·러, 한중 수교가 이룩되어 양국 간 외교, 안보 협력 및 경제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노태우, 고르비 회담성공률 5% 예측

노태우 정부 공보수석 비서관 겸 대변인이었던 김학준 한러 교류협회 이사장은 발제문을 통해 ‘북방정책’, ‘북방외교’라는 용어가 1987년 후반기 민정당 노태우 후보의 ‘민주개혁을 위한 선언’에 처음 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1988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북방외교’를 다짐하고 그 뒤 ‘7.7 선언’에 이어 유엔총회에서의 ‘한반도 화해와 통일을 여는 길’을 연설함으로써 북방외교의 결실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북방정책에 따라 1989년 2월 한·헝가리 수교,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 1990년 9월 한·소 수교, 1991년 9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1992년 8월 한중 수교로 ‘대한민국의 세계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
김 이사장은 이 같은 북방정책 성과로 1991년 12월 13일, ‘남북화해, 불가침 교류협력 기본합의서’에 서명하고 1992년 1얼 20일에는 다시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에도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노 대통령 퇴임 24년을 맞은 지금은 북핵과 미사일 도발이 너무나 심각한 지경이니 북방정책 정신으로 되돌아가 남북기본관계 합의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구현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한·소 수교 과정의 비화(秘話) 한 토막을 소개하겠다고 전제한 다음 당초 노태우 대통령이 소련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회담을 추진하도록 지시했을 때 주변 참모진이나 전문가들이 모두 고개를 내저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구태여 성사 가능성을 계량하면 겨우 5%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노·고르비 회담 추진 비밀암호명을 ‘5%’로 정했었다는 이야기다. 이 5%가 금방 100%로 실현되어 LA에서 노·고르비 회담 이후 수교가 이뤄졌으니 북방정책의 마력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7.7 선언의 6개 항목

이날 세미나에는 국민대 장덕준 교수의 ‘7.7 선언과 북방정책’, 러시아연방과학원 극동연구소 Alexander Zhebin 박사의 ‘소련과 한국, 관계조정 역사’, 러시아연방과학원 극동연구소 소속 김영웅 박사의 ‘노태우 북방정책의 실행 및 역사적 가치’ 등 발표가 있은 다음 전문가들과 토론이 진행됐다.
‘7.7 선언’의 요지는 6개항이다.
①남북간 상호교류 추진 ②이산가족 생사, 주소 확인, 서신 왕래, 상호방문 적극 추진 ③교역문호 개방, 남북간 교역을 민간 ‘내부교역’으로 간주 ④민족경제의 균형발전, 우방국의 북과 교역지지 ⑤남북 대결외교 종식,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⑥북의 미일 관계개선 협조, 소·중국 등과 관계개선 추진 등.
학술세미나에 이어 한러 경제발전협의회 창립총회를 갖고 공동의장에 한국 측 나정주 회장, 러시아 측 김영웅 박사를 선출했다. 한러 경제발전협의회는 자원부국인 러시아의 첨단 원천기초과학 기술과 한국의 첨단 응용기술이 융합하여 양국이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상호 협력을 통한 발전을 도모하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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