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6.25 전쟁 67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 참석해 ‘전우야 잘자라’를 부르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23일 참전유공자 위로연 참석.
청와대 관계자 "국무총리실 주관 관례대로 한 것"
오지 않은 심상정, 국무총리 기념사 전문에 등장.

[이코노미톡뉴스 최서윤 기자] 6.25 전쟁 67주년 행사에 ‘피난민(피란민)의 아들’을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했다. 5.18 민주화운동과 6.10 민주항쟁, 6.15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기념사를 읽고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제창하는 등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2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6.25 전쟁 67주년 호국영령 추모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여야 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6·25 한국전쟁 관련 영상 말미에 현충일 추념사에서 언급한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 분 한 분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라는 한 줄의 목소리만 등장했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는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귀하게 모시겠다. 그 희생에 합당한 예우를 받도록 노력하겠다”며 “참전국과의 우호 협력도 강화하겠다. 정성어린 보훈이 강한 안보의 바탕이라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1953년 7월 27일 포성이 멈췄지만 6·25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과 북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6·15 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존중한다면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멈춰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또한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최근 미국인 웜비어(Warmbier) 씨의 사망사건으로 국제사회가 격분하고 있다. 북한은 억류 중인 우리 국민과 미국 시민을 지금이라도 석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가 북한 인권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정부 차원에서 참전유공자를 예우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 통합’을 외쳐온 새 정부가 보수층도 끌어안으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 총리는 1950년 동족상잔의 비극을 유발한 북한의 남침(南侵)을 언급하거나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계기가 된 박왕자 씨 피살 사건 등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요구하진 않았다. 이전 정부에서는 좌편향 교과서가 김일성의 적화통일 야욕으로 인해 발발한 북한의 남침을 기술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아 국정교과서 제작을 시도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지난 23일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UN) 참전유공자 위로연에 참석해 “장진호 전투와 흥남철수 작전은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한국의 전후세대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역사가 됐다. 그 때 그 덕분에 흥남에서 피난 온 피난민의 아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태극기를 흔들며 ‘전우야 잘 자라’를 불렀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6.25 전쟁 67주년 당일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행사가 진행된 시각, 문 대통령의 다른 공개일정은 없었다.

전날 문 대통령은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악수를 했고, “남북화합이라는 값진 성과를 만들어 낸 이번 대회가 9월 평양에서 열리는 I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로, 2018년 평창올림픽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북한에 대화의 손짓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6.25 행사는 역대부터 국무총리가 주관해 왔다. 그래서 이전 대통령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관례대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사설을 통해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어리석은 북핵 포기 야망을 버려야 한다”며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를 바란다면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을 걸고들 것이 아니라 미국의 북침 핵 선제공격 음모에 반기를 들고 쌍방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 이낙연 국무총리, 한민구 국방장관, 추미애 대표, 정우택 원내대표, 박주선 위원장, 김세연 사무총장이 25일 6.25 전쟁 67주년 행사에 참석해 ‘6·25의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행사를 생중계한 KBS는 ‘6.25의 노래’ 제창 직전 정규방송으로 전환했다(사진=국방TV 화면 갈무리).

한편, 이날 6.25 전쟁 67주년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 배재정 국무총리 비서실장,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김세연 바른정당 사무총장, 김영우 박용진 박인숙 박홍근 유승민 이혜훈 진선미 표창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애초 국무총리 기념사 전문에는 ‘추미애 대표님과 이현재 의장님, 박주선 위원장님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님’이라고 돼 있었으나 현장에서는 ‘추미애 대표님, 정우택 대표님, 박주선 위원장님, 김세연 총장님’이라고 나왔다.

다음은 ‘전우야 잘자라’와 ‘6.25의 노래’ 가사.

‘전우야 잘 자라’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 한다
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선
꽃잎처럼 떨어져간 전우야 잘 자라

‘6.25의 노래’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 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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