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톡뉴스=왕진오 기자] 작가 개인의 경험을 회화적으로 치환한 두 화가 최수인, 한성우가 부유하는 심리와 감정을 하나의 극적인 장면으로 연출한 작품을 22일부터 과천시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과천에 펼쳐놓는다.

▲ (왼쪽)최수인, '구경'. oil on canvas,194x112cm, 2016. (오른쪽)한성우, 'Untitled'. oil on canvas,227.3x181.8cm,2016.

'극적인 장면(Dramatic Scenes)'란 타이틀이 붙은 전시에 최수인은 특정 장소를 극도로 왜곡하는 추상적 필치를 통해 자아의 심리적 방어 기제를 표현한다. 한성우는 무명의 공터나 구석진 주변부의 공간에 감추어진 감정의 서사적 잔여물을 시각화한다.

재현에 얽매이지 않은 채 기억 속 감정을 현재로 불러들인 즉흥성 넘치는 이들의 작품 하나하나는 개인의 일상적 경험과 사소한 감정을 예민하게 끌어안으며 그 심리적 마찰을 극적인 회화 풍경으로 만들어낸다.

최수인은 사회적 존재로 필연 되는 인간의 소통과 관계를 주제로 외부 세계의 자극이나 요구에 자아의 내면이 조응하지 못하는 심리적 마찰을 그린다.

▲ 최수인, '구름아래 우주선'. oil on canvas, 227 x 145cm, 2015.

그는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서 비롯된 감정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주관적 형상으로 치환하되 이를 한편의 연극적 공간으로 재편한다. 극도로 왜곡된 형상과 평평한 단면들이 서로 대치를 이루는 구도는 자아와 타자가 빚는 불협화음의 긴장 관계를 상징한다.

그의 회화에서 상정된 연극적 공간에 올려진 감정의 형상들은 일견 자연 풍경이나 현상으로 어렴풋이 연상될 뿐 결국 그 무엇으로 귀결되지 못한 채 화면 속에서 부유한다.

‘무대’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외부의 응시가 전제된 그의 연극적 공간은 외부 세계와의 마찰과 갈등을 호소하는, 내면의 각본 없는 심리극 그 자체이다.

한편 한성우는 인적이 사라진 텅 빈 공간이나 가까스로 흔적만 남겨진 장소를 화폭에 담는다. 주체 뒤에 드러나지 않는 공간에 대한 그의 관심은 마치 무대의 뒤편처럼 소외되고 감추어진 대상에 대한 남다른 애정에서 비롯된다.

▲ 한성우, '장면 #1'. oil on canvas, 181.8x227.3cm, 2015.

작가는 단순한 재현과 모방을 거부하고 시간의 흐름을 압축하듯 빛바랜 색채와 거친 붓 터치로 기억 속 감정의 실루엣을 층층이 쌓아 올린다. 이 같은 작업 태도는 기억에 남겨지지 못한 채 이내 잠식되고 마는 고유의 감정 또는 그 밖으로 떨어져 나간 잔여물에 대한 추적 행위인 셈이다.

그가 거칠고 두텁게 쌓아 올린 물감의 층위는 우연들의 퇴적이 아니라, 머물다 사라져버린 시간들에 부여도니 의미 있는 서사이다. 전시는 6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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