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톡뉴스=왕진오 기자] 서로 다른 언어로 한 공간을 점유하는 두 작가의 공간 드로잉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 왼쪽부터 정희승, '무제'. Archival pigment print, 74 × 108cm, 2017. 오른쪽 오종, 'Line Sculpture #9'. wood, screw, aluminum, string, paint, pencil line, 160 × 100 × 0.6 cm, 2015.

지극히 절제된 선으로 전시공간을 가르는 작품들이 한 자리에서 만남을 갖는다. 24일부터 서울 종로구 북촌 누크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오종(37), 정희승(43) 작가의 'You are a Space'전을 통해서다.

오종 작가의 보일 듯 말듯한 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각의 공간을 보게 된다. 주의 깊은 관람객의 시선은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최소한의 본질을 추구하는 미니멀아티스트 아그네스 마틴의 더스트 재킷만을 찍은 정희승의 사진은 보이지 않는 책의 존재를 이야기한다.

한동안 미술계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작업하던 아그네스 마틴은 보이지 않는 책과도 같다. 그녀의 절제된 그리드 작업과 미세한 선의 떨림은 가장 순수한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 왼쪽부터 정희승, '25years'. Archival pigment print, 80 x 59cm, 2017. 오른쪽 오종, 'Wall Drawing #3'. string, paint, pencil line, 34 x 61 x 16.8cm, 2017.

정희승의 폭포사진은 백내장으로 뿌옇던 시야가 수술에 힘입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는 경험을 써내려간 존 버거의 책에서 영감을 얻었다. 백내장(cataract)의 어원인 폭포가 눈앞에 드리워져 있어 보지 못하는 세상은 감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과도 같다.

미세한 선으로 균형 있게 들어 올려진 폭포사진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고자 하는 두 작가의 바람을 보여준다. 전시는 6월 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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