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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페이팅 이교준 "중첩된 환경을 지우는 게 내 작업의 본질"
  • 왕진오 이코노미톡뉴스 기자
  • 승인 2017.05.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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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는 독창적인 우리 미술도 아닌 애매한 표현, 그림의 내용을 이야기해야"◆

[이코노미톡뉴스=왕진오 기자] "침묵 속 공간에서 세상 나들이를 갖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다. 전시장에 작품을 걸어 놓으니 말 없던 그림들이 세상과 대화를 나누고 이교준 작품이라는 불리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

▲ 19일 서울 성동구 더페이지갤러리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한 이교준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오랜만에 작품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화가 이교준(62)이 18일부터 서울 왕십리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갖는 개인전 '間(In BETWEEN)'을 앞두고 밝힌 소회다.

30여 년간 대구를 기반으로 꾸준한 작업을 펼친 작가는 1970년대와 80년대 실험적 설치를 시작으로 엄격한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평면작업을 해왔다. 2000년대 캔버스로 옮겨와 최소한의 형태로 구성과 색채만으로 본질을 표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장에 걸린 캔버스는 회색과 하얀색을 주요 재료로 사용해 덮인 작품들이다. 얼핏 보면 단색조 회화인 듯 한 모양을 하지만, 그런 그림이 아니라는 작가의 강렬한 표현이 뒤를 이었다.

"점과 선과 면들을 가지고 화면을 분할하는 가장 단순한 작업이 내 작품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미술의 본질을 추구하지만, 결국 대중적 인기는 물 건너 간 것 같다는 생각이 우선 들고 있다. 마치 수도승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질문하는 것처럼 단순한 질문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 설치된 이교준 작가의 작품'.(사진=왕진오 기자)

정교한 구조 속에 몇 개의 선 만으로 평면화의 구조를 구사하는 이교준의 작업은 캔버스로부터 갖는 하나의 물성을 최소화된 표현으로 그만이 사유를 표면화한다.

캔버스 가장자리를 남겨놓고 안으로 들어가 그리는 작업. 가장 단순한 과정인데도 불구하고 묘하고 어려운 문제라는 지적이다. 주변에서 "왜 안에 들어가서 그리느냐? 질문에 대해서는 캔버스에 그어진 선들은 매우 독립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선들이 캔버스 가장자리에서 부딪혀서 충돌하면 측면과 앞면의 선들도 화면에 그어진 선들과 부딪혀 답답했다는 것이다.

▲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 설치된 이교준 작가의 작품'.(사진=왕진오 기자)

이교준 작품에는 구체적인 사물도 없고, 선을 만들고 겹치고 분할하면서 가장 단순한 화두를 가지도 작업을 하는 있다. 기하학적인 미술이면서 미니멀한 추상화인데, 작가는 스스로 그런 규정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작품의 주요 색채로 사용되는 회색조 칼라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압축된, 무념무상의 색채 같아요. 이야깃거리가 별로 없는 색상이 아닐까 합니다"라며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작업하는 작가들의 특성을 이해해 달라고 주문한다.

마치 "냉면을 가지고 짬뽕을 만들 수 없지 않냐"라는 물음처럼 그냥 있는 그대로 자신의 작품을 받아들여 달라고 말한다.

또한 단색화 같다는 평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단색화라는 지칭을 애매한 정의 같다. 단색화라는 것이 우리미술의 독창적인 것은 아니지 않느냐, 수백 년이 걸린 서양미술에 나타난 모노크롬을 가지고 단색화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얼마 전 기획전시 타이틀리 대명사처럼 사용된 것에 불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내 그림은 칼라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니라 그림의 구조 즉 채색은 단색조인지만 구조가 기하학적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색화라 불려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 설치된 이교준 작가의 작품'.(사진=왕진오 기자)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업들은 그의 30여 년 간의 그림들과는 비슷하지만 사뭇 다른 경향의 작품들이 함께한다. 수직과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선들, 그 선들이 교차해 만들어지는 격자무늬 그리고 점들이 주요 요소로 등장한다.

또한 그 선들과 색채를 간결하게 만들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지점으로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들고 있는 짐의 무게를 많이 내려놓은 느낌을 드러낸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왕진오 이코노미톡뉴스 기자  wangpd@economytal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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