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물산이 관리하는 롯데월드타워 앞에 설치된 '스위트 스완' 작품. 5월 8일까지 전시됐다(사진=이코노미톡뉴스).

롯데월드타워 '스위트 스완' 전시 5월 8일까지.

롯데물산, 작품 처리 관련해 작가와 협의 중.

[이코노미톡뉴스 최서윤 기자] “전시가 끝나면 백조는 아마 날아가지 않을까요?” 네덜란드 출신의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은 지난달 6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 석촌호수에 설치된 ‘스위트 스완’의 전시 종료 후 운명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다소 애매한 답변이었습니다. 그래서 재차 물어봤습니다. “백조가 날아간다는 얘기는 폐기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그러자 작가는 “농담으로 말한 것입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작가에게 이같이 거듭 질문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앞서 2014년 10월, 호프만 작가의 러버덕 프로젝트는 전시기간인 한 달 동안 480만명의 인파가 석촌호수를 찾고, 인형 등의 기념품 판매로 올린 수익만도 5억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작가는 중국에 전시되고 있다는 이유로 러버덕 전시 연장을 거절했고, 러버덕은 산업폐기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지난 8일까지 석촌호수에 전시된 스위트스완.

자칫 사라질 뻔한 러버덕은 롯데백화점이 롯데갤러리에서 개최한 ‘러버덕 업사이클링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흔들의자와 대형 피규어, 에코백 등으로 재탄생시키면서 기사회생할 수 있었습니다. 호프만 작가는 러버덕이 흔들의자로 바뀐 것을 알고 있다며 “작품의 재활용을 찬성합니다. 가장 좋은 건 다른 나라에 다시 전시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스위트스완 프로젝트는 지난 8일 종료됐습니다. 최영 롯데물산 마케팅팀장은 전시가 끝난 작품의 처리에 대해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작가와 협의 중입니다.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스위트스완 전시에는 15억원이 소요됐다고 합니다.

사실 작품 전시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전시 이후 작품의 처리입니다. 홍보를 위한 억대의 작품 제작비, 환경 문제 등을 고려하면 폐기물로 떠나보내기 아까운 작품들이 꽤 많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설치된 신세계사이먼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에 설치된 임지빈 작가의 ‘베어 브릭’도 다음달 4일 전시가 끝난 뒤 운명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 사진=스위트스완 피규어.

이 같은 작품에 공통적으로 담겨 있는 메시지는 ‘행복’입니다. 롯데월드타워의 ‘스위트 스완’ 전시기간 동안 수백만명이 느낀 행복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또 오래 느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만, 서울역 고가공원의 ‘슈즈 트리’와 같이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업사이클링 작품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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