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성산이씨 응와 이원조의 가족 이야기'전 개최

[이코노미톡뉴스=왕진오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가족의 달을 맞이해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와 함께 오늘날 가족을 있게 해준 조상과 가족 간의 사랑을 기억하는 전시'성산이씨 응와 이원조의 가족 이야기, 대대로 책 읽는 씨앗이 되어라'를 16일부터 진행한다.

▲ '응와선생영정(凝窩先生影幀)'. 1865년.(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전시는 이원조(李源祚, 1792~1871)를 중심으로 아들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가계 계승과 가학의 전승이라는 주제로 ‘응와선생영정’을 비롯해 4대에 걸친 당호 현판 등 관련 자료 220여 점이 소개된다.

고려 개국공신 이능일(李能一)을 시조로 하는 성산이씨(星山李氏) 집안은 조선 전기에 이우(李友)가 경상북도 성주 한개마을에 처음 들어온 이래로 현재까지 성산이씨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한개마을은 영남에서는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에 이어 세 번째로 민속마을(국가민속문화재 제255호)로 지정됐다.

이 마을을 빛나게 한 인물은 이원조의 증조할아버지인 북비(北扉) 이석문(李碩文,1713~1773)으로, 1762년(영조 38)에 사도세자(思悼世子)가 뒤주에 갇혀 죽을 위험에 처하자, 이를 잘못된 것이라고 영조에게 직언하다가 관직을 삭탈 당해 고향 성주로 낙향했다.

▲ '북비 현판'.(사진=국립민속박물관)

‘무괴심(無愧心, 부끄러움이 없는 마음)’ 세 글자로 자신을 다스렸던 그는 노론(老論) 인사들이 그 집 앞을 지나자 남쪽으로 나있던 문을 뜯어 북쪽으로 옮기고 그 문을 향해 절하며 사도세자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고 한다.

그때부터 북비는 이석문의 충절과 지조를 상징했는데, 이와 관련된 ‘북비현판‘과 함께 고종이 이석문을 추증하면서 내린 ‘추증교지’와 ‘치제문(致祭文)’이 전시된다.

한개마을 성산이씨 집안은 이석문 이후로 응와 이원조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쳐 두 아들이 양자로 나가고 양자로 들어와 두 집의 가계를 계승했다. 이원조도 큰 집의 대를 잇기 위해 이규진의 양자로 들어갔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할아버지 이민겸(李敏謙, 1736~1807)의 엄격한 자손 교육에 따라 아버지와 아들, 삼촌과 조카가 스승과 제자가 되어 학문에 힘썼다.

▲ '응와 현판'.

그 결과 아버지 이규진(李奎鎭,1763~1822)에 이어 이원조도 과거에 급제했다. 이것은 할아버지가 밤낮으로 자제들을 가르치면서 회초리를 칠 때 올려 세운 목침(警枕) 덕이며, 대대로 책읽는 씨앗이 되라는 ‘독서종자(讀書種子)’의 가르침을 따른 결과로, ‘사미당(四美堂, 이민겸)’, ‘농서(農棲, 이규진)’, ‘응와(凝窩, 이원조)’의 당호(堂號) 현판과 아울러 이규진의 장원급제 ‘홍패’ 등이 전시된다.

이원조는 1809년(순조 9)에 18세로 문과에 급제하여 공조 판서 등의 내직과 제주 목사 등 외직을 두루 거쳤고, 만년에는 주로 가야산 만귀정에 머무르면서 후학들을 양성했다.

▲ '시아첩(視兒帖)'. 19세기.(사진=국립민속박물관)

그는 자손들의 교육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관을 역임하면서도 허목(許穆, 1595~1682) 등 명필가의 글씨를 탁본하거나, 진나라 이사(李斯, ?~BC208) 등의 글씨를 수집하기도 하고, 주자(朱子)의‘무이지(武夷誌)’와 같이 가야산의 만귀정을 중심으로 한‘포천도지(布川圖誌)’를 편찬했다.

또한, 퇴계 이황이 아들에게 자신을 경계하는 글을 직접 써준 것처럼, 그는 시아첩(視兒帖)과 침병(寢屛) 등을 만들어 자자손손 전승되는 응와종택의 가법으로 삼게 했다.

▲ '포천도지(布川圖誌)'. 19세기.(사진=국립민속박물관)

그 가르침을 바탕으로 그의 아들과 손자들은 가족 간의 교육을 통해 집안 대대로의 학문(家學)을 전승해 당대에 학문과 덕행으로 이름을 드러냈고, 생가 조카인 이진상(李震相, 1818~1886)과 종손자인 이승희(李承熙, 1847~1916)는 ‘한주학파(寒洲學派)’라는 당대의 일가를 이루었다. 전시는 2018년 4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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