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담았던 언론을 향한 무서운 질타

[이코노미톡뉴스=배병휴 회장]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이 됐다가 미국 방문 수행 중 ‘돌발사고’로 억울한 형벌을 겪은 윤창중(尹昶重)씨의 산문적 칼럼집 ‘운명’(2017.3 윤창중칼럼세상). 신문 칼럼과 보수 논객으로 명성을 쌓은 윤씨의 ‘워싱턴 사고’는 실로 어떤 함정에 빠진 운명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칼럼 40편의 총총, 빽빽한 글

윤창중씨는 운명의 머리글을 통해 “시대를 기록하고 남기고 싶어 다시 글을 쓴다”면서 ‘기록은 무서운 법’이라고 했다. 현역 논객시절의 윤씨 신문 칼럼은 간결한 ‘촌철살인’ 문장이 특징이었지만 이 산문적 칼럼들은 양이 많고 총총, 빽빽한 글들이다. 그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고 기록해 두고 싶은 대목이 많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저자는 이 운명을 언론이 ‘인민재판’, ‘마녀사냥’, ‘저주의 파티’ 식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부추기고 끝내 헌재에 의해 파면되어 사저로 귀환한 다음날 출간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초대 대변인으로 탄핵 파면과 사저 귀환을 지켜본 저자의 심정이야 말해 무엇하랴.

‘좌익의 개가 된’ 한국언론 지적

‘운명’에는 40편의 글이 실려 있다. 제일 먼저 저자는 탄핵정국과 우울한 시국을 내다보며 ‘대한민국을 지킬 것인가, 버릴 것인가’를 물으면서 “모두가 의병(義兵)으로 나서자”고 촉구했다. 이어 자신이 몸담고 있던 언론계를 향한 냉혹한 비판의 글이 집중되어 있다.
조선일보, TV조선 등 유력언론이 “이미 언론 아닌 권력기관으로 행세한다”고 지적하고 언론사주, 유력언론인 등의 퇴진 운동, 구독거부 운동 등 ‘언론혁파운동’을 제안했다. 또 유력 언론사가 소유하고 있는 종편들이 혹세무민 쓰레기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출연진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출연정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좌익의 개’가 된 한국 언론, ‘언론이란 이름의 반 대한민국 단체의 전형 JTBC’ 등 언론계를 비판한 칼럼이 상당수이다.

좌익을 건드린 ‘후과’로 당했다

탄핵과 관련해서는 집권당(당시 새누리당)이 임기 말의 대통령을 발로 차 내쫓는 것은 자멸을 부르는 짓이라고 지적,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을 비난했다. 또 정치권에는 “충절(忠節)이 씨가 말랐다”고 개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인자를 키우지도 않고 스스로 커보려는 정치인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 결과 고만고만한 모범생들만 뽑아 주변에 기용함으로써 대통령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데도 어느 한 사람도 나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좌익을 건드린 후과(後果)를 당했다’고 해석했다. 박 대통령이 통진당을 해산하고 이석기를 구속하고 개성공단 폐쇄,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등으로 친북, 종북, 반미세력의 연대에 의해 촛불탄핵, 파면된 결과라는 뜻이다.
이 결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좌익의 영웅이 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촛불시위에 비위를 맞춰 임기를 마친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좌익을 척결하다 파면된 것으로 비교했다. 저자는 이 과정에 한국 언론은 촛불과 사드배치 반대세력에게 부역한 꼴이라고 해석했다.

좌직의 집요함과 잔인성 보라

저자는 좌익과 맞섰던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이 예외 없이 그들의 총궐기에 의해 부관참시 당했다는 사실을 들어 좌익의 집요함과 잔인성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좌익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이런 치욕과 수모를 겪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귀환하여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한 대목이 의미가 있다.
저자는 박 대통령이 자신을 파면시킨 세력과 정면대결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익세력의 총궐기로 파면당한 만큼 자신의 명예회복뿐만 아니라 자유민주 체제 수호를 위해 인생을 다 쏟아 넣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절대고독의 한 가운데에 머물지 말고 당당하게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구심점이 되어 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