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 상승, 전립선암은 아냐

[이코노미톡뉴스=유정우 칼럼] #서울에 사는 63세 박모씨. 그는 몇 년 전부터 오줌발이 영 시원치가 않았다. 소변을 봐도 시원치가 않고 밤마다 소변 때문에 잠에서 깨는 일이 많았다. 불편하긴 했지만 으레 나이가 먹어서 그러려니 하고 병원에 가는 것도 일이고 해서 그냥 지냈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 참석하기로 한 날 이다. 며칠 전부터 콧물감기로 감기약을 복용한 이후부턴 소변보는 게 왠지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지만 어릴 적 동창들과의 모임이니 어찌 거절하랴.

박씨는 취기가 제법 오른 후에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으나 통 소변이 안 나오는 것이다. 몇 번을 화장실 앞에서 고생하다가 참을 수 없어 근처 응급실로 향했다. 의사가 소변줄을 요도에 집어넣어 소변을 빼주더니 소변이 많이 찼다고 했다. 그 소변줄을 며칠간 차야 된다고 했다. 불편했지만 박씨는 의사 말을 듣기로 했다. 검사 결과를 설명해주던 의사가 갑자기 전립선암 수치가 많이 올랐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대학병원의 전립선을 잘 본다는 교수에게 예약을 했다. 박씨는 이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암 수치가 올랐다는 말에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대학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의 진단은 일단 암이 아닐 수도 있으니 지켜보자는 것이다. 곤란한 상황이다. 암 수치가 올랐다는데 암이 아닐 수도 있다니, 도대체 그럼 왜 수치가 올랐단 말인가?
처방해준 전립선약을 먹고 소변줄을 뽑고 한 달이 지났다. 소변보는 것은 이전보다도 훨씬 수월하다. 대학병원에서 암 수치를 확인하는 날, 불안하다. 아닐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의사가 빙그레 웃으며 하는 말, 암 수치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다행이다 싶었지만, 정말 십년감수했다.

전립선특이항원 검사 정확도 높아져

전립선특이항원(PSA)은 주로 전립선에 의해 만들어지는 효소다. 이 검사는 과거 진단된 전립선암의 모니터링을 위해 사용되었고, 그 용도로서 PSA 수치의 상승은 전립선암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렸다.
그 후 PSA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연구 결과 PSA는 암의 특이적인 검사가 아니라, PSA가 상승되는 다른 원인도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 PSA가 상승하는가?

PSA 상승이 반드시 전립선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전립선에 질환이 있는 경우, 염증이 있는 경우에도 PSA가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PSA가 상승되어 있는 환자의 요검사에서 염증이 확인되면, 먼저 항생제로 염증에 대한 치료를 한 후 PSA를 다시 측정한다. 그렇게 하면 불필요한 전립선 조직 검사를 피할 수 있다.
△ 전립선비대증에 의해서도 PSA가 상승될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약물 중 일부는 PSA를 절반 정도로 감소시킬 수 있으며, 비슷한 성분인 탈모 치료제 중에도 일부는 PSA를 감소시킬 수 있다.
△ 전립선에 가해지는 충격에 의해서도 PSA는 상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방광내시경이나 전립선 조직 검사 등에 의해 PSA는 상승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시술 이후 PSA를 측정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 PSA는 성관계에 의해서도 상승할 수 있다. 또 사정 후 한 시간 이내에 PSA는 41%나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전립선 검진 예정인 환자는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
△ 급성 요폐(소변이 마렵지만 나오지 않는 증상)에 의해서도 PSA는 상승될 수 있다. 이로 인한 PSA의 상승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는 적어도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지속적으로 PSA에 대한 검사정보 확보하라

▲ 유정우 (타워비뇨기과 원장)

PSA 상승과 이를 일으키는 원인들, 그리고 변화 양상에 대해 보다 전문적이고 복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PSA를 올릴 수 있는 상황과 낮추는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중요하지만, 일단 40대 이후의 남성이라면 정기적인 비뇨기과 검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PSA를 비롯한 전립선 관련 인자들에 관해 지속적인 검사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불필요한 검사와 암에 대한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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