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톡뉴스=장홍열 논객] 난 4월 3일 국내 최고층이자 세계 5위권의 초고층 건물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가 개장식(開場式)을 가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나에겐 세계문학사의 명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주인공 샤를롯데가 문득 환상(幻像)되었다. 재계(財界)서열 상위권의 위상을 갖고 있는 롯데가 그룹후계자 다툼으로 벌어지고 있는 부자(父子)간 갈등, 형제(兄弟)간 다툼인 왕자의 난에 이르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재벌그룹의 송사(訟事)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고 롯데라는 이름에 얽힌 내 나름대로의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롯데 창업자 신격호

▲ 청년시절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괴테의 소설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에영감을 받아 여 주인공 ‘ 샤롯데’ 의 이름에서 착안해 ‘ 롯데’ 라는 기업명을지었다

격호 총괄회장은 1922년 10월 4일 경상남도 울산군 상남면 둔기리 출신이다. 일제 강점기인 1931년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라는 일본이름으로 창씨개명(創氏改名)을 하고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롯데를 설립하고 성공한 재일동포 기업가로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다.
1922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96세로 생존하고 있다. 그는 젊었을 때 지금의 와세다 대학 야간 이공학부에 적을 두고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때 독일의 시인이자 소설가·극작가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의 유명작품의 하나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또 읽으면서 주인공 롯데의 사랑에 심취(心醉)하여 그가 설립한 기업에 그녀의 이름을 원용(援用)했다고 한다.
필자가 88서울올림픽 개막 직전까지 독일의 금융 중심가이며 괴테의 생가(生家)가 있는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 정부 파견재무관으로 3년 근무한 일이 있다.
그때 서울서 오는 손님들에게 독일의 명승지나 명소들로 관광겸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분단독일의 산업·금융현장으로 안내해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동정하고 돕는다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신으로 그분들에게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부지런히 했다. 특히 롯데오너 그룹관계가 아니면서 금융기관 고위층을 지낸 인사들로 그룹 최고위층에 재직하신 원로들이 왔을 때 롯데 생가에서 한 이야기다.

▲ 괴테 하우스. 오른쪽은 괴테가 머물던 집에서 3~4분 거리인 샤롯데 생가.

베츨라(Wetzlar)와 롯데 생가(生家)

일 중부에 있는 베츨라는 괴테의 고향인 프랑크푸르트에서 서북쪽 약 120km 떨어진 인구 5만명 내외의 중소도시다. 구시가지에는 괴테를 기념하는 괴테거리, 롯데거리, 기념관 등이 있다.
롯데거리 8번지에 위치한 롯데 생가에는 라이프치히에서 인쇄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초판본과 세계 각국 자국어로 출판된 각종 번역본이 전시되어 있다. 필자가 서울에서 가져간 한국어판 한 부도 기증되어 있다. 본인이 주재할 당시에는 생가가 일층 아담한 주택으로 소박(素朴)한 기념관으로 일반에게 개방되었다.
시내 콘마르크트 광장 7번지에는 괴테가 머물던 집이 그대로 남아있다. 괴테가 머물던 집에서 롯데 생가까지는 걸어서 3~4분 거리다. 베츨라라는 도시는 역사적으로 제국(帝國)도시로 제국대법원이 있던 곳이며 헤센주의 대학도시이기도 하다. 특히 독일의 광학(光學), 기계정밀, 전기 및 금속가공 산업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으로 알려졌던 곳이다. 이 도시가 세계 2차대전 당시 미국에 대항했던 독일로서는 참담한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전 도시가 미국의 항공폭격으로 초토화(焦土化) 되었다.
그런데 이런 참담한 와중(渦中)에 롯데 생가는 앞쪽에 있는 행랑(行廊)채 까지는 피해를 입었어도 본가(本家)는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무사히 보존되었다고 한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있었다는 현지인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모르게 명당(明堂)집터 풍수(風水)가 내 머리 뒤통수를 내리치는 경험을 한 일이 있다.
나는 초등학교시절 겨울방학 때 동네 서당(書堂)에 다니면서 천자문(天字文)을 배운 일이 있다. 그때 동네 어른들이 주로 이야기 하는 집터, 묘지터에 대한 주고받는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기회가 가끔 있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터’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살아왔다.
롯데 생가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나에게 안내 받는 국내 인사들에게 롯데 생가를 방문, 집터 풍수이야기를 들려준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롯데타워 준공식을 접하면서 롯데 생가가 명당자리라는 생각이 떠올라서 이번호 칼럼으로 써보았다.
어떻게 보면 괴테라는 사람은 집터와 무슨 인연을 갖고 있는 우리 동양사람의 정서와 풍수의 영감이 통하는 사람으로 생각 아니 할 수 없다.
그의 작품 중에 친화력(Wahlverwandtschaft)이라는 소설이 있다. 이 소설내용 중에 건축할 때 세 가지를 살펴보라는 주문이 나온다. 첫째는 정당한 터(am rechten Fleck)에 들어섰는가? 둘째 기초공사가 잘 되었는가? 여부, 셋째 마지막으로 뒷마무리가 제대로 되어있는가? 이다. 실제로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새 집으로 이사 갈 때 집의 위치 방위(方位)를 꼭 따져보며 정하게 되는 경험을 갖고 있다.
나는 롯데 생가의 집 위치와 터가 우리의 풍수상으로 볼 때 보통이상의 신력(神力)을 갖고 있는 발복지지(發福之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곳에서 태어난 롯데를 흠모한 신격호 회장이 그녀의 신력을 자기 기업의 간판으로 모셨으니 그 신통력(神通力)의 기(氣)를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문자답해 본다. 롯데는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새로운 활로(活路)를 개척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월드타워 개장식에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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