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최서윤 기자] 법무부가 최근 SK 최태원 회장에 이어 롯데 신동빈 회장의 출국금지 처분도 해제한 것으로 24일 알려지면서 신 회장이 그간 쌓인 난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롯데의 고충 중 하나는 어딜 가든 ‘이방인 취급’ 받는다는 것이다. 한국 국적인 신동빈 회장이 국내에서 경영을 하고 있지만 ‘형제의 난’ 이후로 굳어진 ‘일본 기업’ 이미지는 좀처럼 벗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일본은 물론, 사드 문제로 촉발된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한 직격탄 등 적잖은 고충을 안고 있다.

출국금지가 풀린 신동빈 회장은 자신의 재판을 포함해 사드 문제 해결, 호텔롯데를 주축으로 한 한국 내 지주사 설립,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부터의 경영권 방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10월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신 회장의 재판은 일주일에 2일 이상 열리고 있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인허가와 관련, 70억 원의 뇌물을 제공한 뇌물공여 혐의가 더해지면서 일주일에 3~4일을 재판에 신경을 쓴다. 참모진들도 함께 신 회장의 재판을 꼼꼼히 챙기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관세청이 24일 뇌물죄가 확정되면 잠실면세점(월드타워점)의 특허를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 하면서 롯데면세점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재판을 챙기는 동시에 자신의 경영권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추측된다. 전날 신동주 전 부회장은 “6월 하순 예정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대표로 복귀하는 안건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법원 출석을 빌미로 주주들에게 자신의 대표 복귀를 설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르면 오는 26일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 회사의 이사회를 함께 열어 지주사 전환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후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자본 비중을 크게 줄여 국내 기업으로 안착하겠다는 것이 롯데 측의 복안인 만큼 이 같은 과제 해결에 신 회장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백화점에는 중국어로 '중국을 이해한다, 기다린다'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사진=이코노미톡뉴스).

또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를 해결하기 위해 신동빈 회장이 중국을 방문할 지도 관심사다. 신 회장은 지난달 외신 인터뷰에서 중국 고위층과 접촉해 사드에 대한 오해를 풀려 했지만 출금조치로 하지 못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롯데 측은 대신 롯데물산이 운영하는 롯데월드타워와 롯데백화점 등에 중국어로 “중국을 이해한다, 기다린다”는 문구를 걸며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으려 했다. 이 같은 문구는 한국 내에서, 중국 일부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롯데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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