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오비맥주 호가든과 전용잔.

오비맥주 호가든, 벨기에 본사와 라이선스.

[이코노미톡뉴스 최서윤 기자]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국산 맥주가 맛없다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맥주를 마시기도 전에 맛없는 맥주라고 정해놓는 거지요. 오비맥주 카스, 롯데주류 클라우드, 하이트진로 맥주들 모두 맥아 함량이 70% 이상입니다. 1999년 국회에서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맥아 함량이 잘못 알려져 맛이 없다는 편견이 생긴 것입니다.”

오비맥주 관계자의 말입니다. “국산 맥주는 싱겁다, 맥아 함량이 낮다, 소주랑 섞어 마셔야 맛있다.” 맥주를 둘러싼 오해는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수년 전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외국 언론의 칼럼은 이를 기정사실화 하는데 한몫 했습니다.

▲ 오비맥주 호가든은 최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서울마리나 야외광장’에서 브랜드 전용공간을 설치하고 맥주와 함께 각종 공연을 선보였다(사진=이코노미톡뉴스).

오비맥주가 판매하는 맥주 중 카스 외에 인기 있는 브랜드는 호가든입니다. 호가든은 국내 최초로 소개된 화이트 맥주입니다. 1445년 벨기에 비가르덴 지방의 수도원 문화가 최상의 밀을 생산하는 호가든마을로 전파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최상의 밀을 수확, 깨끗한 재료만을 엄선해 여과를 거치지 않은 백색의 맥주가 시초입니다. 호가든은 고수와 오렌지향이 배어 있어 상쾌하고 신선한 맛이 특징입니다.

호가든은 오비맥주의 효자 상품입니다. 지난 2002년 첫 출시 후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2012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100만 상자(500ml병 20개 기준)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벚꽃축제를 겨냥한 호가든 로제와 호가든 체리도 등장했습니다.

▲ 오비맥주 카스, 프리미어OB,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은 광주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미톡뉴스).

그런데 호가든 맥주가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오비맥주가 2008년 벨기에 호가든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뒤 생맥주를 제외하고는 광주공장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신선도가 생명인 호가든은 공정이 까다로워 벨기에 본사에서도 해외공장으로는 유일하게 오비맥주 공장만 생산에 동의해 줬다고 합니다.

국내 맥주 회사에서 소비자들의 편견을 줄이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것이 블라인드 테스트입니다. 오비맥주가 이제까지 1만7000명 이상의 간담회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국산 맥주인 오비맥주, 하이트맥주와 외국 맥주인 밀러(미국), 하이네켄(네덜란드), 아사이(일본) 등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을 때 두 가지를 맞추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콜라마니아도 눈 감고 마시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쉽게 맞추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 홍콩 내 대형 주류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오비맥주 블루걸(사진=왕진오 기자).

국내에서 판매되는 호가든의 주원료인 맥아의 원산지는 핀란드와 스웨덴입니다. 우리나라 전통주인 막걸리도 시중에서 판매 중인 제품의 상당수는 수입산 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비맥주의 경우 국내에서는 아직 판매하지 않는 블루걸 맥주는 홍콩 맥주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입맥주로 알고 마셨을 때는 맛있었는데 국산인 걸 알고 보니 맛이 다른 느낌이었다.” 기분 탓일까요? 원효대사의 해골물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물론, 과음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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