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보물등 8만9천점
강태영 창업주 부인 설립 고서적 전문

[연속기획(3)]-재벌가 소장 국가지정문화재

한화그룹의 ‘아단문고’
국보, 보물등 8만9천점
강태영 창업주 부인 설립 고서적 전문
근현대 문학자료 통해 문예계 지원

▲ 국보 202호 대방광불화엄겸 진본 권 37. <사진=문화재청>

[이코노미톡뉴스=왕진오 기자] 재계순위 8위 (주)한화그룹 창업자 현암 김종희(1922∼1981) 회장의 부인 아단 강태영(1927∼2016) 여사가 세운 (재)아단문고에는 국보 3점, 보물 28점 등 총 8만 9150점의 서책류가 소장됐다.

'문화재보호법' 제4조(보물·국보의 지정) 제2항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 인류 문화의 견지에서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주)한화는 1952년 10월 산업용 및 광산용 폭약류 생산업체인 한국화약(주) 설립 후 지난 60여년간 국가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며 성장했다.

화약, 방산, 기계, 무역 4개 부문의 자체 사업은 물론 한화생명, 한화건설, 한화테크윈, 한화케미컬, 한화호텔&리조트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핵심회사이다. 2015년 기준 자산 총액 145조 6217억 1500만 원, 매출 41조 3762억 8800만 원이다.

▲ 국보 제251호 초조본 대승아비달마잡집론 권14. <사진=문화재청>

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고서적 중심 소장

다른 재벌 기업과는 달리 한화 산하의 아단문고는 고서화나 도자기류 보다 고서적 중심으로 소장을 하고 있다. 이는 고 강태영 여사가 문학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발현된 이유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그룹 창업주 김종희의 부인 강태영 여사는 1927년 경기 평택에서 태어나 수원여고를 졸업했다. 성공회교회에서 만난 양가 어른의 소개로 1946년 김 창업주와 결혼했다.

그는 큰아들인 김승연 회장이 힘들 때마다 의지한 버팀목이었다. 1981년 김 창업주가 갑작스레 별세한 뒤 당시 29세이던 김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자 재계 안팎에서 우려가 컸다.

1985년부터 한국 전통문화의 토대를 마련한 전적 자료를 수집하던 강 여사는 2005년 자신의 호인 ‘아단(雅丹)’을 딴 아단문고를 설립해 한국 고서적과 근현대 문학 자료를 수집, 학계 연구 자료로 제공하는 등 문화· 예술계도 지원했다.

고(故) 아단(雅丹) 강태영 여사는 김종희 한화그룹 선대 회장과의 사이에 김영혜 전 제일화재해상보험 이사회 의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 등 2남 1녀를 두었다.

(재)아단문고가 소장한 지정문화재로는 '국보 202호 대방광불화엄겸 진본 권 37', '국보 제251호 초조본 대승아비달마잡집론 권14','국보 제250호 이원길 개국원종공신녹권' 3점과‘보물 제713호 동인지문46(권13-15) 3권 1책', '보물 제891호 대방광불화엄경 소 권 42', '보물 제892호 대방광불화엄경소 권 28-30, 권 100-102', '보물 제 1219-1호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권상1의 2, 하 1의1-2', '보물 제893호 대방광원각약소주경 권상', '보물 제1143호 상교정본 자비도량참법 권4-6' 등 28점의 보물이 있다.

▲ 국보 제250호 이원길 개국원종공신녹권. <사진=문화재청>

한화그룹 아단문고 소장 국보 3점

1981년 3월 18일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된 대방광불화엄경은 줄여서 ‘화엄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기본사상으로 하고 있다. 화엄종의 근본 경전으로 법화경과 함께 한국 불교사상 확립에 크게 영향을 끼친 불교경전 가운데 하나이다.

이 책은 동진의 불타발타라가 번역한 ‘화엄경’ 진본 60권 중 권 제37의 내용이다. 닥종이에 찍은 목판본으로 크기는 세로 26㎝, 가로 768.3㎝이며, 종이를 계속 이어붙여 두루마리처럼 말아서 보관하고 있다.

책 끝에는 고려 숙종 3년(1098)에 이필선의 시주로 간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보존상태는 양호한 편이지만, 원래 불상 속에서 발견된 것이라서 책머리의 제목과 책의 차례 일부분이 누락되고 본문에 손상이 있다.

이 책은 간행기록이 정확하게 전하는 화엄경 목판본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가치가 크며, 고려 초기의 목판인쇄 및 화엄경 판본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불교경전은 크게 경(經), 율(律), 론(論)으로 나누어지는데, 아비달마는 부처님의 지혜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론(論)부분을 총칭해 이르는 말이다. 대승아비달마잡집론은 성불(成佛)하는데 필요한 부처님의 지혜를 체계적으로 모아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승아비달마잡집론’은 당나라 현장(玄&#22872;)이 번역한 것인데, 권14인 이 책은 총 27매이다. 나무에 새겨서 두껍고 질긴 종이에 찍은 것으로 고려 현종 때(재위 1011∼1031) 만들어진 초조대장경의 일부이다. 병풍처럼 펼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으며, 접었을 때의 크기는 세로 31㎝, 가로 12.2㎝이다.

대장경목록은 개개의 경전이 천자문의 순서에 따른 함차(函次)로 편성되어 있는데, 이 책은 ‘보(寶)’함에 소장된 것이다. 장수 표시는 1매에서 26매까지는 장(丈)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끝장인 27매만 장(張)으로 표시되어 있어서, 고려대장경 초조본에서 주로 ‘장(丈)’으로 장수를 표시 표시했음을 알 수 있다. 본문의 ‘경(竟)’자의 마지막 획을 빼고 쓴 점도 고려대장경 초조본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은 종이의 질, 새긴 기법, 먹색 등으로 보아 11세기에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보존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

공신녹권은 나라에 공이 있는 인물에게 공신으로 임명하는 증서로, 개국공신녹권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세우는데 공헌한 신하들에게 내린 것이다.

개국원종공신 제도는 조선시대에 개국공신을 늘리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새로운 포상제도로, 1392년부터 1397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1,400여 명에게 봉해졌다.

이 녹권은 조선 태조 4년(1395) 나라를 세우는 데 공을 세운 이원길에게 발급된 원종공신록권이다. 크기는 가로 372㎝, 세로 30.4㎝이며, 종이질은 닥나무종이이고, 총 행수는 243행, 일행의 자수는 대체로 9자에서 12자로 배분되어 있다.

서두에 ‘공신도감(功臣都監)’이란 글에서 시작되는 이 문서는 말미에 공신도감의 임원, 직명이 적힌 23행의 목판이고, 그 외 부분은 모두 목활자로 인쇄되어 있다. 모두 공신도감에서 발급한 것으로, 이 문서에 나오는 인명은 총 695명이 된다.

이 문서는 조선 전기 개국공신에 대한 대우 및 국가성립에 영향을 미친 인물에 대한 연구, 공신록의 양식과 관련해 중요한 가치를 지닌 역사적 자료로 평가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2호 (2017년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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