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미디어
(Digital signage)
디지털 사이니지

글/ 나경수 (사)전자정보인협회 회장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는 포스터, 안내표시, 간판과 같은 기존의 아날로그 광고판을 디지털 디스플레이(Digital display)로 바꾼 광고판이다. 최근에는 단순히 소리와 동영상이 나오는 광고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터치, IoT 등으로 쌍방 소통이 가능한 형태로 등장하여 이제는 제4의 미디어로 주목받고 또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흔히 요즈음 우리의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상업용 디스플레이는 모두 디지털 사이니지에 포함되고 있다.

실외공간의 미디어역할 주목

디지털 사이니지는 디지털기술을 활용하여 디스플레이 스크린이나 프로젝터에 영상이나 정보를 표시하는 광고매체로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다. 따라서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서 각종정보나 광고를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 Digital Information Display)를 통해 제공하는 양방향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인 것이다. 동시에 방송, 통신, 광고, 인터넷, 공공서비스 같은 다양한 분야와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이른바 광고의 융합 플랫폼(Convergence Platforms)이기도 하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유형으로는 건물 외벽이나 전광판에 설치된 아웃도어(outdoor) 사이니지가 있고, 실내에 설치되는 인도어(indoor) 사이니지가 있다. 인도어 사이니지는 지하상가나 몰(mall) 통로 등에서 볼 수 있는데 주로 상점이나 실내 벽, 벽걸이형 사이니지, 움직일 수 있는 이동형 사이니지 등의 다양한 형태가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옥외광고(Out of Home)의 주요 영역으로서 그동안 꾸준한 기술개발과 발전을 통하여 기능을 확대․발전해 왔다.
요즈음 거리마다 보이는 것이 디지털 사이니지라는 것을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액정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소규모의 점포에서도 판촉의 일환으로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 여러 곳에서의 올림픽 경기 개최의 영향도 컸었지만 향후에도 새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마침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일대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국내산업 진출은 대개 2010년을 전후로 빠르게 확장되어 왔다. 현재까지는 실내에서 광고를 위한 장치 역할을 주로 해왔는데 향후에는 실외의 공간에서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공익용과 상업용으로 확산

영국에서는 공공시설물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접목해 공익적 목적과 상업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는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버스정류장 및 공중전화부스 등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접목해 광고 메시지를 전하거나 공공적인 콘텐츠를 표시하고 있다. 또한 지하철 역 내에 설치된 광고물 또는 대형 슈퍼마켓 내에 설치된 광고물 등이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디지털 사이니지로 대체되고 있다.
또한 고정되어 있는 시설물 이외에도 움직이는 택시, 버스 등의 이동차량에도 디지털 사이니지가 채용되는 사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택시표시등 디지털 사이니지는 미국의 뉴욕, 시카고, 라스베가스는 물론 영국이나 호주 등에서도 이미 사업화 되어 있으며, 버스 외부 디지털 사이니지는 미국, 영국, 아일랜드, 홍콩, 태국 등에서 목하 운영되고 있다.
상업적인 목적 이외에 공공적인 목적으로 디지털 사이니지가 활용된 사례로 “Art Everywhere” 2014년 캠페인을 꼽을 수 있다. 이 캠페인은 영국 예술작품이 누구에게나 길거리에서 보여 질 수 있도록 전시하는 캠페인으로 등장하였다. 또 미국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가장 활발하게 조성되어 있는 타임스퀘어(Time Square)에서 전시된 바 있다.
그리고 영국에서도 전국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해 예술작품을 전시했다. 이러한 사례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비단 상업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공공의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산업 활성화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또 하나의 중요한 활용사례로서 다양한 첨단기술과의 융합현상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디지털 사이니지가 기존의 아날로그 형태의 사인(sign)에서 가지고 있지 않았던 상호작용(interaction)기능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은 디지털 사이니지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경험요소인 것이다. 이와 같이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의 사용자 경험요소와 IT기술의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산업으로 육성필요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은 2016년에 산업적 활성화에 대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러한 현상은 두 가지의 산업적 변화에서 비롯되었는데, 첫째가 디지털 사이니지와 미디어 개념과의 결합이다. 기존의 디지털 사이니지가 디스플레이와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이었지만 앞으로는 콘텐츠, 디바이스, 플랫폼과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기인한다. 따라서 단순한 장치산업으로서의 육성보다는 차라리 미디어산업으로서의 육성이 오히려 더 필요할 것이다.
둘째로 상업적 활용에 대한 규제 완화를 들 수 있다. 과거에는 옥외에서 광고미디어로서 활용되려면 여러 가지 규제가 있어 산업적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옥외광고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옥외에서 상업적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법이 개정되면서(2016.7.7), 디지털 옥외광고가 옥외광고물의 표시방법 중의 하나로 규정되었고, 이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근거가 지금까지는 자유롭게 확장된 산업의 범위를 오히려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인식될 우려가 다분히 있는 것이다. 해외의 선진국의 그것과는 다르게 국내규제는 포지티브(positive)규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허용 가능한 사항에 한해서만 사업화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산업의 자율성을 가로 막는 사례가 그동안 허다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보다 훨씬 앞선 해외의 선진사례를 참조하여 산업적 활성화를 가로 막는 걸림돌로서의 규제보다는 언제든지 신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사이니지가 설치될 수 있는 산업 활성화를 격려하고 지원·육성하는 긍정적 정책가치를 결정하는 근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디지털 사이니지는 TV, PC, 모바일에 이은 제4의 스크린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산업에의 적용과 접목가능성에 대해서 활발히 검토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러나 아직도 산업적인 적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머지않아 사물인터넷(IoT), 게이러블·헬스케어·빅데이터(Big Data)와의 결합을 통한 다양한 사이니지는 미디어와 ICT와의 결합을 통하여 미래형 고부가가치형의 전략적 산업으로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2호 (2017년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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