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시제품완성·2025년 상용화
원격제어실, 8개 원전 동시 감시가능

원전사고시 원격제어
세계최초 블랙박스 개발
원자력연, 시제품완성·2025년 상용화
원격제어실, 8개 원전 동시 감시가능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이 원자력발전소 운영과 비상상황 내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블랙박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원전 사고 시 블랙박스가 원전 상태를 실시간 저장하여 위성을 통해 외부로 자료를 전송하면 외부에서 이동형 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감시, 제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원전 사고발생 시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원전 블랙박스(아래쪽)와, 블랙박스에서 전송받은 데이터를 토대로 원격으로 감시 및 제어할 수 있는 원격감시제어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시제품 블랙박스 완성, 성능시험

원자력연구원은 미래창조과학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블랙박스와 모바일 원격감시 제어시스템을 개발, 시제품 제작 및 상용화 준비에 들어가 향후 원전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시 중앙 제어실이 손상되고 전력공급이 끊어져 기능을 상실함에 따라 원자로의 상태 확인은 물론 조작이나 제어도 못하는 속수무책 사태를 참고로 연구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원자력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성과로 자랑하는 것은 고온, 고방사능 등 극한 환경에도 견디는 계측제어 시스템인 블랙박스와 함께 반경 30km 이내 안전한 곳에서 블랙박스가 수집한 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모니터링 하며 제어까지 할 수 있는 원격감시 제어실 기능이다.
시제품으로 완성된 블랙박스는 외부온도 80도, 주변 방사선 1.2kGy(킬로그레이)에서도 동작할 수 있으며 2022년까지 각 200도와 5kGy 수준으로 향상시켜 상용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력차단 대비 배터리작동에 방수, 방폭기능

이 블랙박스는 사고에 의한 전력공급 차단에 대비해 충전용 배터리로 작동하며 침수에 대비한 방수기능과 수소가스 폭발에 대비한 방폭기능을 갖췄다.
차량형태의 원격감시 제어실은 1인 운전을 통해 원전 8개호기를 동시에 감시, 통제할 수 있으며 원전 현장으로부터 반경 30k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위성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천리안 위성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원자력연구원은 블랙박스와 원격감시 제어실이 2025년경 국내 원전 현장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김창희 계측제어 인간공학연구원장은 원전사고 시 극한 환경인 고온과 높은 방사능을 견딜 수 있는 것이 기술개발의 관건인 만큼 이 조건을 최대한 높여 실현하는 것이 연구진행의 목표라고 말하고 2022년 초 연구개발 종료시점까지 상용화를 추진해 국내 현장 적용은 물론 해외수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희 박사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충남대서 전자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삼성반도체통신을 거쳐 1987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연구 자동화시스템과 계측제어 안전계통 설계 연구를 담당해 왔다.
원자력연구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각국이 계측제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극한상황 정보를 외부로 전송, 원격 제어하는 블랙박스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라고 강조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살려 연구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조기에 수습되지 못한 원인은 발전소 내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고 초기 모든 전기공급원이 상실되어 계측제어기가 작동하지 않아 사고 진행 정도를 간접적인 정보를 통해 추측이나 예측밖에 할 수 없었다. 이 결과 사고회복을 위한 초기 대응실패로 사고 원자로를 안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다.
후쿠시마 사례에 비춰 우리나라 원전의 계측제어 계통의 취약성이 문제될 수 있다. 전기 기기실에 위치한 계측 및 제어 캐비닛은 온화 환경에서 동작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후쿠시마와 같이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작동하지 못할 것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이 같은 문제의식으로 극한환경 속에서도 작동하며 발전소 내부 상태를 감시할 수 있는 계측신호를 수집하고 사고 복구에 필요한 펌프나 밸브와 같은 비상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위기 대처용 계측제어 기기를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기존의 계측제어 기기와는 달리 고온, 고방사선 환경에서도 작동하고 지진 등에도 대비토록 견고성을 갖추었다고 강조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2호 (2017년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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