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경총회장, 노동법제 경직성 비판

[이코노미톡]


경총 최고경영자 연찬회
위기의 한국 경제
대전환이 필요하다

박병원 경총회장, 노동법제 경직성 비판

▲ 박병원 경총 회장이 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 전국 최고 경영자 연찬회가 올해로 40회를 맞아 지난 2월 9일과 10일 조선호텔에서 ‘위기의 한국경제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대주제로 열렸다. 이번 연찬회에서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이 한국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기조연설을 하고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윤증현 전 기재부장관 등이 경제, 경영 특강을 맡았다.

규제의 덫으로 ‘되는 게 없는 나라’

박병원 경총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경제가 탄핵정국의 혼란 속에 내수부진과 제조업 위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대외적으로 무역환경 악화, 사드배치 관련 중국관계 악화 등 불안요소들이 겹쳐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또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고 대기업 정규직의 임금이 비정규직 근로자 임금의 3배에 달하고 그들의 초임이 일본을 앞지른 것이 오래됐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모든 분야에서 과감한 기술, 경영혁신과 규제개혁이 이뤄지지 않고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고 지적하고 빅데이터, 핀테크, 드론,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 원격진료 등 어느 것 하나 규제의 덫에서 자유로운 것이 없는 ‘되는 게 없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국내 자동차 공장이 세워진 것이 1996년이 마지막이며 삼성전자가 지난해 휴대폰 4억1,300만 대를 팔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된 것은 2,600만 대로 6.3%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국민세금으로 ‘돈쓰는 일자리’ 만들겠다고…

박 회장은 “어떤 산업을 일으켜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호텔, 케이블카, 산장, 카지노 등 돈을 벌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중국에서 하고 있는 일은 우리도 다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국내 의료산업은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고 있어 외국환자 유치를 통해 얼마든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지만 규제 때문에 그 가능성이 소멸되고 있고 외국인 전용병원도 오직 기부에 의존해야 한다는 규제 때문에 설립될 수 없다는 사실을 한탄했다.
박 회장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수많은 기업들이 제시됐지만 한 가지도 못하게 규제해 놓고 국민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을 대안이라고 내놓으니 이는 ‘돈 쓰는 일자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모든 산업의 공통장벽이 경직적인 노동법제라고 지적하고 기존 취업자의 이익만을 철두철미하게 보호하다 보니 실업자나 열악한 조건의 근로자들이 원하는 유연한 노동시장 등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근로시간 조금씩 줄여 그만큼 청년고용

박 회장은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성세대는 세계 최장시간 근로를 하면서 아들세대는 취직이 되지 않는 모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리의 노동법제가 기존 취업자에게 최대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며 경영자들도 이를 별로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 없이 대응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초과근로에 대한 할증률이 ILO 기준보다 두 배나 높게 50%로 규정되어 있어 근로자들은 연장근로를 통해 더 많은 소득을 올리려 한다. 또한 한번 고용하면 거의 해고가 불가능한 경직적인 노동법 때문에 일감이 늘어나도 신규 채용을 꺼리게 만든다. 이는 일감이 줄어들었을 때 인력을 줄이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근로시간을 줄이고 고용을 늘리는 과제를 정부나 정치권이 앞장서기는커녕 “임금은 줄이지 말고 근로시간만 줄이라”는 터무니없는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 회장은 이 같은 진단 아래 노조와 근로자 대표들을 설득하여 매년 조금씩 근로시간을 줄이고 그만큼의 재원을 청년고용으로 돌리자고 제안했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1호 (2017년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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