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워치, 손석희 게이트 발표문

[이코노미톡]

국정농단 탄핵물증
태블릿PC 조작의혹
미디어워치, 손석희 게이트 발표문


*기사 작성일 : 2017년 1월 10일

JTBC 손석희 사장에 대한 ‘태블릿PC 조작보도 의혹’은 10월 24일 시작됐다. 이날 JTBC 뉴스룸은 단 한번도 ‘태블릿PC’라는 표현·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당시 JTBC는 비선실세라는 의혹이 한껏 부풀어 있는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증거라며 대통령 연설문 파일을 제시했다. 연설문 파일의 출처로는 “최순실 씨 사무실에 있던 PC”라고 밝혔다.

▲ 변희재 미디어워치 전 대표가 "손석희 사장의 JTBC는 태블릿PC를 조작해서 보도했다. 이건 의혹이 아니라 이미 사실로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JTBC의 2017년 1월 11일 2차 해명방송화면.

좌파단체 주도 민중총궐기 촛불

‘태블릿PC’라는 단어가 처음 세상에 등장한 것은 25일이었다. 연합뉴스는 25일 오전 11시56분에 익명의 검찰 관계자를 인용, “(검찰이) 어제 저녁 JTBC로부터 삼성 태블릿PC 1개를 수령했다”며 “파일 내용은 현재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후 모든 언론이 태블릿PC에 주목했고, JTBC 역시 이후 보도에서부터 태블릿PC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의 검찰발 태블릿PC 보도가 나온 직후인 25일 15시 43분 경 박근혜 대통령은 첫 번째 대국민 담화를 자청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순수한 맘으로 한 일인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사과는 오히려 JTBC 뉴스룸의 24일 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합리적인 의심을 제거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이는 당연하게도 박 대통령에게도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했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11월 4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지지율은 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4~5%에 머무르자 좌파단체가 주도하는 민중총궐기 촛불집회가 세를 불리기 시작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를 필두로 모든 주류 신문과 방송이 100만명 집회를 부추겼고, 급기야 경찰추산 26만명이 모인 11월 12일 시위 규모를 대다수 언론이 100만명이라고 보도하기에 이른다. 정치권에선 대통령 2선 퇴진과 하야, 질서 있는 퇴진, 거국내각구성 등 반 헌법적인 수사가 난무했다.

▲ 월간 미디어워치 2월호는 JTBC·중앙일보의 홍정도 대표와 홍석현 회장의 문제를 특집으로 다뤘다.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는 지난 12월 2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사유에 관한 국민 대공청회'에서 JTBC의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변희재 대표, JTBC 조작보도 의혹

본격적인 탄핵정국은 박 대통령의 2,3차 담화 이후 조성됐다. 박 대통령은 2차 담화(11월4일)와 3차담화(11월29일)를 통해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 하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회는 12월 3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12월 9일 표결하기로 결정했다.
탄핵 표결이 임박한 12월 7일에 이르러 “태블릿PC 관련 JTBC 보도가 조작일 수 있다”는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대표의 강력한 의혹제기가 터져 나왔다. 변 대표는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국회 청문회에서 “최순실은 태블릿 PC를 쓴 적도 없고, 쓸 줄도 모른다. 최순실이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고 나한테 주었고, 나도 사용할 줄 몰라 사무실 책상에 보관하다, 검찰에 제출했다”고 한 발언에 주목했다. 이 발언은 최순실 씨의 그간 주장과도 일치하는 발언이다. 변 대표는 이어 만약 검찰이 JTBC가 제출한 것과 고영태가 제출한 것을 더해 총 2대의 태블릿PC가 있는데도 이를 숨겨 왔다면 JTBC와 검찰이 공범이라는 문제 제기를 했다.
변 대표는 12월 8일, 탄핵전야에는 ‘[변희재칼럼] JTBC, 최순실이 태블릿PC로 승마장에서 찍었다는 사진, 왜 공개 못하나’ 제하의 기사를 통해 JTBC 손석희 사장 측의 내란음모 가능성까지 제기, 정국에 파란을 일으켰다. 변 대표는 이날 칼럼에서 “(JTBC가) 상황에 따라 증거를 조작해 대한민국 대통령 체제를 무너뜨리려 했다면, 국가 전복을 위한 내란죄 소지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두는 바이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변 대표는 숨겨져 있는 인물 김한수를 핵심인물로 지목해 의혹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변 대표는 고영태의 발언과 카톡 대화방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오히려 태블릿PC는 최순실의 것이 아니라 김한수 행정관의 것이 맞지 않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김한수 행정관의 것이라면 청와대 문서가 저장되어있는 건, 하등 이상할 게 없다”며 김한수 전 행정관을 태블릿PC 의혹의 중심인물로 지목했다.

▲ 12월 31일 서울시청 앞 덕수궁 대한문 등 일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단체들의 2016년 마지막 맞불집회가 열렸다.

야 3당 탄핵소장에 태블릿PC 제외

수상한 점은 또 발견됐다. 야3당이 탄핵소장에 첨부한 증거목록에서 JTBC 손석희 사장이 검찰에 제출했다는 태블릿PC는 제외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후 밝혀진 사항이지만, 검찰은 최순실 변호사 측에 단 한 번도 태블릿PC를 보여주지 않았다. 태블릿PC가 이른바 언론이 제기한 최순실 국정농단의 ‘스모킹 건’으로 제기된 마당에, 검찰이 이러한 핵심증거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날 박사모 정광용 회장과 애국연합 박종화 회장도 변 대표의 글을 인용하며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태블릿PC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손석희 사장은 악화되는 여론에 굴복한 듯 12월 8일 저녁, JTBC 뉴스룸에서 태블릿PC 입수경위를 공개했다. 혹 떼려다 혹 여러개를 더 붙인 격이었다. JTBC의 해명방송은 태블릿PC의 진위와 입수경위에 대한 합리적인 의혹을 도리어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손석희 사장은 ‘김한수’라는 이름을 거론하지 못했다. 고영태의 청문회 증언을 의식한 듯 최순실 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하는 것을 봤다는 익명의 증언을 내세웠고, 태블릿PC를 발견했다는 사무실 책상 사진 등을 공개했다. 그러나 더블루K 사무실의 경비 상황과 책상 유무에 관해선 같은 날 현장을 찾았던 경향신문 기자들의 증언과는 분명 불일치했다.
JTBC 의 해명방송에서 고영태의 국회 증언을 위증으로 몰아세우려는 JTBC의 악의도 포착됐다. 손석희 사장과 심수미 기자는 이날 해명방송에서 고 씨가 JTBC를 만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어 심수미 기자는 10월 5일에 고씨를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뒤가 맞지 않다. 고영태는 국조 특위 생중계에서 “전에 JTBC 인터뷰에서 (최순실씨가) 잘하는 것을 물어봤을 때 다른 건 모르겠고 연설문 고치는 건 잘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심수미 기자가 고씨를 만났다는 날짜도, 같은 미디어그룹 소속인 중앙일보 기사와 배치된다. 중앙일보가 11월 11일 보도에서 고영태가 9월 중순에 태국으로 출국해서 10월 27일에야 귀국했다고 그래픽까지 넣어 보도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의 설명과도 엇갈리는 JTBC의 해명도 주목받았다. JTBC는 더블루K 사무실에서 태블릿PC을 발견했을 때, 2년 동안 켜진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SBS 는 10월 31일자 검찰발 보도로 청와대 문건이 담긴 태블릿PC에 2016년 9월 초에 받은 영사콜이 남아있다며, 태블릿PC의 이동 경로가 올 9월 초 최순실 씨의 독일 입국 경로와 일치한다고 밝혔던 바 있다. SBS 의 검찰발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2016년 9월 초에 태블릿PC가 켜져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과연 JTBC가 제출했다는 것과 검찰이 언론에 흘리는 것이 같은 태블릿PC인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린 셈이다.
이처럼 의혹이 쏟아지는 혼돈 속에서도 국회는 9일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대통령 탄핵의 도화선이자 핵심증거인 태블릿PC에 대한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가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켜버린 초유의 사건이 현실화된 것이다. 다만, 일단 공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자 좀 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태블릿PC에 대한 네티즌들의 분석과 의혹제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 JTBC 뉴스룸이 방송한 최순실PC 화면 캡처를 확대해보면 ‘ 뉴스제작부 공용’ , ‘ JTBC 취재모음’ , ‘ 최순실 파일’ 등 JTBC의 폴더가 선명하게 보인다. 최순실PC에 왜 JTBC폴더가 존재하는가. <사진=미디어워치>

조작·거짓방송 방통위에 심의징계 요청

12월 12일에는 태블릿PC 관련 JTBC 손석희 사장 측으로는 뼈아픈 내부자 증언이 공개됐다. JTBC 손용석 특별취재팀장이 방송기자연합회와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특종상을 수상하며 남긴 수기와 수상소감이 기존 해명보도의 내용과 다르다는 점이 변희재 대표의 집요한 추적조사에 의해 발굴된 것이다. 손용석 기자에 따르면, 태블릿PC 입수 시기는 손석희 사장과 심수미 기자 등이 해명보도에서 밝혔던 10월 20일이 아닌, 10월 10일 전후였다.
손용석 기자는 민언련에선 “태블릿 PC 내용 분석에 일주일 넘게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기자연합회에선 이미 한참 전에 태블릿PC를 입수, 상암동의 비밀 아지트에서 며칠간 격론을 펼치며 집중분석한 뒤, 청와대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 10월 19일 고영태의 최순실 연설문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손용석 기자의 증언을 종합하면 JTBC는 10월 18일에 분석을 마쳤고, 분석하는 데 1주일 넘게 걸렸으니, 약 10월 10일 경 태블릿PC를 입수한 게 된다. 10월 20일에 입수했다는 손석희 사장과 심수미 기자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12월 14일에는 베일에 싸였던 인물 김한수 전 행정관이 인터뷰를 자청해왔다. 김 전 행정관은 이날 “최순실 씨에게 태블릿PC를 준 적이 없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사실상 검찰이 김한수가 태블릿 PC를 최순실 씨에게 생일선물로 줬다는 발언을 언론에 흘렸다는 수상한 정황이 발견됐다. 이날 바른언론연대(최창섭, 진용옥 공동대표)와 인미협 변희재 대표는 JTBC의 10월 24일 최순실 첫보도와 12월 8일 태블릿PC 해명보도 모두 조작과 거짓방송이라며 방통심의위원회에 심의 징계를 요청했다.
태블릿PC에 관한 주류 언론의 철저한 침묵에도 조작보도 의혹은 급속도로 번져, 탄핵역풍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종로일대를 뒤덮었던 12월 10일 대규모 집회에 이어, 17일에는 헌법재판소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태극기집회에 주최측 추산 100만명, 경찰추산 3만명(일시점 최다인원 기준)이 참석했다. 오는 24일 주말에는 보수 분열을 막기 위해 출범한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을 중심으로 100만명 애국집회도 예정돼 있다.

"거짓방송 영원히 도망갈 곳은 없다"

상황은 장기전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JTBC와 중앙일보, 주류언론은 국조 특위와 관련 기사를 통해 태블릿PC에 관한 문제제기를 회피하기 시작했다. 중앙일보는 12월 19일 일련의 보도를 통해 K스포츠재단 관련자들의 태블릿PC 증언이 위증이라는 의혹을 쏟아냈다.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손석희 사장을 증인으로 부르지 않으면서, 스스로 위증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히려 진실추적을 훼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변희재 대표는 이와 관련 20일 칼럼에서 “태블릿PC는 박 대통령 탄핵의 시작이었다”며 “이것이 조작된 것이라면, 탄핵안에 올라간 공무상기밀누설죄의 근간이 무너진다”고 분명하게 지적했다. 또한 “태블릿PC 조작을 방조하던지 함께 했을 검찰의 수사결과 전체를 전면 재조사, 아니 검찰과 손석희 사장의 JTBC 전체를 수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강조했다.
변 대표는 “10월 10일 경에는 더블루K 사무실의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과연 손석희 사장팀이 괴(怪) 태블릿PC를 대체 어디서 누구에게 입수했는지 전면적 재수사가 필요한 일”이라며 “1차적으로 방송통신심의위에서 거짓방송에 대한 징계를 내리게 된다. 검찰과 손석희 사장, 잠시 피할 곳은 있어도 영원히 도망갈 곳은 없다”고 경고했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0호 (2017년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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