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경 의원, 4차 산업혁명 전도사

[의원 기고문] [이코노미톡]


2017 CES 관람기
‘4차 산업혁명’의 희망
송희경 의원, 4차 산업혁명 전도사

글/ 송희경 새누리당 국회의원

CES의 ‘C’는 CAR?

세계 3대 IT 전시로 꼽히는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쇼(CES)를 다녀왔다. 올해도 역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자동차 관련 기술이 CES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C’를 소비자(Consumer)가 아닌 자동차(Car)로 바꿔도 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AI와 사물인터넷(IoT)을 장착한 화려한 슈퍼카들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머지않아 스마트 홈은 자동차를 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최첨단 기술 관람의 즐거움도 잠시, G2(미국·중국)의 위용과 기세에 충격을 받았다.

▲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쇼(CES)에 참석한 송희경 의원(사진제공=의원실).

압도적인 ‘G2’의 기세, 참가社 34%

IT 전통 강국인 미국은 건재함을 보여줬다. 무인차·인공지능 기술을 리드할 뿐 아니라 신기술에 관한 비전을 던지는 리더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반도체 주자인 퀄컴, CPU 주자인 인텔은 무인 자동차 분야에서 기술력을 과시했다. 차세대 충전 인프라(Charging Infra System)도 새로웠다.
중국의 정보기술 굴기에도 압도됐다. 올해 3,800여개의 CES 참가 기업 중 중국 기업은 무려 1,300여 곳으로 34%에 달한다. 반면 한국 업체는 10%에 불과하다. 전시장 사방에서 중국어가 영어보다 많이 흘러나왔다. 대중창업, 만인혁신(大衆創業, 萬衆創新)의 슬로건을 내세운 중국 정부의 창업 정책이 꽃을 피워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부러움보다는 두려움이 컸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은 G2 사이에 낀 샌드위치 모습을 CES에서 재현한 것일까. 정말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전쟁에 늦어버린 걸까.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희망과 가능성은 열려 있다.

가전 강자, 국내 대기업의 관록과 클래스

먼저 우리나라 대기업의 ‘선전포고’는 여전히 유효했다. 국제 가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를 놓고 QLED vs OLED로 맞붙었다. 소니가 브라비아 OLED TV를 선보였지만 두 강자를 부지런히 쫓아가는 양상에 그쳤다. 가전의 명가답게 국내 대기업들은 신기술 구현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를 고려한 편의성 면에서도 독보적인 클래스를 보여줬다.
현대자동차도 커넥티드카를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신기술 공개에 나섰다. 라스베가스를 자율주행으로 질주하기도 했다. 특히 자동차가 도킹 형태로 집과 결합해 하나의 공간을 창출하는 현대자동차의 시연은 영화 제5원소를 떠올리게 했다.

중소기업·스타트업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중소기업의 혁신도 빛났다. 우리의 야박한 창업 문화를 생각한다면, 여기까지 오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테다.
핸디소프트의 커넥디드카 서비스, 한샘의 진공블렌더, 코웨이의 Iot 정수기, 비데 등 스마트 홈에 이어 스마트 헬스 등과의 확장성을 보여줬다.
자물쇠, 디지털, 클라우드를 결합한 ‘플랫폼베이스’의 도어락도 제조업과 디지털의 융합, 산업의 재편을 보았다.
유전체 기반 공유경제 플랫폼 ‘마이지놈박스(mygenomebox)’와 지문 인식 기능이 장착된 스마트 자물쇠 ‘벤지락’ 등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도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CES를 찾은 대학생들과 청년 예비 창업가들의 열정이다. 뛸 준비가 되어 있는 청년들과의 대화는 2017 CES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창업, 기술 표준화, 투자, 글로벌 진출 등 질문을 쏟아내는 젊은이들이 대견했다.

이유 있는 낙관 : ‘3가지 장점’ 융합해야

CES를 통해 대한민국은 △국내 대기업의 관록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청년 브레인이라는 3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고, 이들이 모두 세계와 비견해 모자라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숙제도 얻어왔다. 대한민국의 강점인 3가지를 융합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3차 산업 시대에는 뛰어난 한 주체가 독주하는 체제가 눈부신 압축 성장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는 융합과 협업이 생존전략이다. 융합을 위한 불씨만 제대로 당겨준다면 융합의 3주체는 불같이 타오를 수 있다는 ‘이유 있는 낙관’을 품어본다. ‘이유 있는 낙관’과 낙관을 현실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 CES의 수확인 셈이다.

전제조건: 인식전환+S/W역량+정부지원

‘이유 있는 낙관론’을 현실화하는데 필요한 전제조건이 몇 있다. 먼저 창업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CES에서 만난 청년들은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우려하고 있었다. ‘사업=연대보증=빚더미’라는 인식이 수십 년간 뿌리 내렸던 한국이다. 실패를 해도 재기할 수 있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60년 역사의 실리콘 밸리를 조금이라도 따라 잡을 수 있다.
또한, 전 산업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CES의 모든 제품과 기술의 근간도 역시 소프트웨어였다. 당장 내년부터 초․중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의무 교육이 실행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아우성이다. 교원 확보, 커리큘럼 구성 등 질 높은 소프트웨어 공교육을 미래 세대에게 보여줘야 한다. 국회 등원 후 1호 법안으로 내 놓은 것도 소프트웨어교육지원법 제정이었다. 내실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오각성한 정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건실한 민간 자본의 투입, 대중소 상생, 창업 인식 제고…. 우리가 너무 잘 아는 이 해법에는 과감한 국가적 투자와 정책이 절실하다. 하위 법령이나 피상적 규제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정부가 기술 창업과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철학적으로 꿰뚫고 있어야 한다. 촘촘한 ‘가이드라인’의 그물로 산업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시대는 지났다. 전 산업이 재편되는 시점, 이제는 최소한의 ‘아웃라인’만 그려 주고 도전하라고 하는 것이 맞다. 때로는 ‘선을 넘어도 좋다’는 유연함과 신뢰도 보여 줘야 한다. 이러한 철학이 녹아있는 제도와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변화하는 패러다임이다.

완전히 새로운 기회. 가보지 않은 길을 함께 걷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도전과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송희경 의원-제20대 새누리당 비례대표>

송희경(64년생) 의원은 부산 출생으로 이대 전자계산학과와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대우정보시스템 서비스사업단장을 비롯해 평창동계올림픽지원단장,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 KT GiGA IoT 사업단장를 역임했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0호 (2017년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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