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국립문화재연구소·국과수 분석 결과 공개...진위 여부는 글쎄?'

[이코노미톡=왕진오 기자] '직지' 보다 최소 138년 앞서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라는 주장이 제기된 '증도가자'(證道歌字)의 진위 여부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조사 결과만 공표됐다.

▲ '분석에 사용된 증도가자'.(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고려시대에 만든 금속활자라고 주장이 제기된 다보성고미술 소장 '증도가자' 101점을 조사했지만, 진짜 증도가자인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30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 결과 보물 증도가와 서체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윤곽선 분포의 수학적 계산 기법, 딥러닝 기법, 글자 중첩 비교법 등으로 증도가자와 증도가의 서체를 비교 검증한 결과 유사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또한 증도가자 활자를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주조·조판의 가능성 여부를 확인 한 결과 주조 검증에서는 글자면과 바탕면의 분리 주조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판 검증은 홈형, 홈날개형, 네다리형, 홈형·홈날개형혼합 등 4가지 방법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홈형의 경우 가장 작은 활자인 一자(0.91cm)부터 15번째 크기의 활자인 心자(1.30cm)까지의 세로합이 17.9cm로서 복각본 최대 실측치(18.6cm)에는 조판이 가능했으나 최소 실측치(17.3cm)에는 조판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홈날개형, 네다리형의 활자가 홈형 활자보다 더 크기 때문에, 그 외 나머지 3가지 유형은 조판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조사에 사용된 증도가자'.(사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X-ray 조사, X선형광분석(XRF), 에너지분산형분광분석(SEM-EDS), 미량원소 분석 등 총 12종의 방법으로 증도가자를 분석한 결과 청동 재질 유물에서 일반적으로 검출되는 주성분과 미량성분이 확인됐으며, 납 산지 추정을 위한 동위원소 분석 결과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일부 지역에 있는 옥천대·영남육괴와 유사한 분포를 보였다.

앞서 2010년 9월 고미술 전문 전시관 다보성에서 공개한 후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조사 중 증도가자가 보물로 지정된 불교서적인 '증도가'를 찍을 때 사용했다고 주장된 활자다.

보물 제758-1호 '증도가'는 당나라 승려 현각이 지은 선종의 지침서로 각 구절에 송나라 남명선사 법천이 그 뜻을 구체적으로 밝힌 책이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는 고려 고종 26년(1239)에 최이(崔怡)가 이미 간행한 금속활자본을 견본으로 삼아 다시 새긴 것 중 하나가 전해진 것이다. 닥종이에 찍은 목판본으로 크기는 세로 27.5㎝, 가로 16.6㎝이다.

▲ '조사에 사용된 증도가자'.(사진=문화재청)

책 머리부분에는 1077년에 오용천용(吳庸天用)이 지은 글이, 끝부분에는 1076년에 축황(祝況)이 판을 새길 때 지은 글이 실려 있다. 그 뒤에 최이가 선종에 있어 ‘증도가’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금속활자본 원본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한편, 문화재청은 '증도가자' 분석 결과를 30일 문화재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2017년 1월 13일까지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뒤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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