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국회 세상

[생활수필]

TV와 국회 세상
촛불, 맞불, 민심?

글 / 최수권(전 세계문인협회 부이사장, 수필가)

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고, 권한대행 체제가 국정을 대신한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지켜보는 세계인들의 시선은 어떤 것일까?
언론들은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촛불의 힘, 광장의 함성, 성숙한 시민의 힘이 나라를 바꾸고 있다고, 거들고 있다. 위대한 시민의 힘은 누적집계 몇백만명의 참여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특히 종편들은 하루종일 방송하고 있다.

▲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정세균 의장.(사진=왕진오 기자)

역대정권 게이트 몇 차례나 지켜봤다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 광장의 촛불집회는 축제처럼 진행됐고 폭죽까지 터지며, 시민의 승리로 들뜨고 있다. 촛불이 과연 민심일까?
돌아보면 우리의 역사는 격동, 그 자체다. 역대 대통령마다, 셀 수 없을 정도의 게이트 정국을 양산해 냈고, 아슬한 시대를 지나 오늘과 같은 극단의 사건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인 종말도 우리는 지켜봤다. 그리고 광우병 등의 촛불 허상도...
지난 12월 6일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정경유착의 논란을 따지는 것들을 TV로 지켜보면서, 글로벌 기업 총수들을 불러 호통 치는 의원들이 내 눈에는 왜 그렇게 초라하게 보이는지...,
정치권이 앞서서 정경유착을 불가능케 하는 법과 환경을 만들면 간단한 문제인데 말이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정부나 정치권이 제안하고, 주도하는 재단에, 기업들이 기부금을 내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면 최순실 게이트 같은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기업을 운영해본 이들은 기업을 성장·성공시키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체험으로 잘 안다. 그래 자식에게는 절대, 특히 중소제조업을 물려주질 않는다. 이들은 입버릇처럼 “조상님이 무슨 죄를 많이 지었길래, 지옥의 터널 같은 중소제조업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필자 또한 중소기업을 운영했었지만,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바늘 귀(구멍)에 검지손가락을 끼워 넣은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라고, 단정한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다.

기업인 불러다 놓고 망신주는 행태

그래, 우리나라의 경제는 대기업, 글로벌 기업이 세계시장을 헤쳐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고, 그 기업들을 밀어주고, 도와 주는 게 우리의 경제 구조라고 나는 확신한다.
삼성그룹이 1년에 내는 법인세가 우리나라 전체 법인세의 몇 %를 차지할까? 또한 청문회를 받고 있는 기업들의 소득세는 몇 %일까? 자료를 찾아봐야겠다.
생산적인 활동을 해보지 않은 이들은 돈을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모른다. 기업은 죽고 사는 문제와 매일 맞닥뜨린다. 총수를 불러놓고 망신주고 이죽거리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도와주는 것이 순리고, 그들을 격려해야 한다. 때론 존경으로 힘을 실어주고...
박대통령 지지율이 5%에 불과하다.
촛불의 민심(民心)은 질서 있는 퇴진에서 하야로 바뀌고, 탄핵에서 즉각 하야와 구속으로 바뀌어 간다. 보이지 않는 컨트롤이 있는 듯 보인다. 너무 비약된 상상일까?
탄핵 반대쪽에도 합리적인 의견들이었다.
어느날은 굿판, 성형수술 등으로 “세월호 7시간” 주장들의 그럴싸한 얘기로 언론이 들뜨더니만, 천박한 3류 소설 같은 보도 내용을 마주해 보기도 했다. 과연 이 나라의 언론 수준이 이정도인가 하는 장탄식을 쏟아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가운데 박사모 등 단체들은 성탄 전야인 24일 청계광장 등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했다.

촛불집회 맞불 태극기시위도 민심 아닌가

지난 10일 “태극기 집회”로 명칭되는 맞불 시위가 광화문에서 있었다.
참가자들은 야당엔 기대도 없으니, 실망도 없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청와대에 아첨하던 여당인사들의 변신엔, 정치가 원래 그런 것인데 하며 분을 삭였다고 한다. 여당의 무능함에 질리기도 하고, 맞불집회에 참가한 지인들은 정치에 별관심이 없던 장년층들이었다. 그들이 보내온 카톡의 사진을 살펴보다 “태극기 집회”가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스쳤다. 청년과 중년의 참여가 많았고, 아주머니들은 울먹이며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었다. 그 규모도 탄핵, 하야, 사퇴를 요구한 촛불 집회와 거의 버금가는 규모였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예단하기 어려울 듯 하다.
세월호 7시간의 탄핵소추안은 초법적인 발상이다. 특검수사에 맡기면 된다.
세월호 사고는 화물과적에 따른 선박 복원성 약화로 인한 사고였다. 당시 해양경찰청장이 책임을 져야한다.
박대통령의 조기 하야, 질서 있는 퇴진 등은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린 법치국가이지 않는가? 특검의 조사를 받고 당당히 퇴진하던지, 죄가 성립되면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된다. 본인의 기분이나 주변의 권유로(억지) 좌우된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

새해도, 우울하고 침통한 출발이다.
새해에는 우리 누구에게나,
뜨거운 소망으로 넘쳐나게 하소서
우리 가까이 사소한 사랑법을
깨우치게 하소서,
안팎으로 모두가 제 탓임을
알게 하소서
하찮은 이웃을 찾아 함께하게 하소서
-새아침의 기도-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9호 (2017년 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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