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년연속 수상은 장인정신

노벨상, 우리는 못타나
5년내 가능성 있다
일본의 3년연속 수상은 장인정신

글/ 김광모 전 청와대 중화학 기획단 부단장

얼마나 여러 번을 올려다봐야 하늘을 볼 수 있나?
예, 얼마나 많은 귀가 있어야 사람들이 우는 것을 들을 수 있나?
예, 얼마나 많은 죽음이 있어야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나?
친구야, 그 대답은 불고 있는 바람 속에 있다네

이 시는 금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서정시를 노래하는 미국의 밥 딜런의 대표적 노래가사이다. 그는 가수이며 시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가수로 유명하다.
문학상이 정통문학이 아닌 후보에게 수상이 결정 된 것에 모두가 의외라는 평이다. 순수문학계에서는 밥 딜런의 노벨상 수상을 반대한다고 하고 밥 딜런에게 수상을 거부하라고 까지 했다. 딜런 자신도 수상소감을 밝히지 않고 있다가 약 2주가 지난 다음에야 노벨상 수상은 본인의 최대의 명예라고 하면서 수상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다른 수상자와 함께 노벨상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2일에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상금 800만 크로네(약 13억원)와 메달을 받는다.

▲ 알프레드 노벨.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 위원회는 경제학상을 끝으로 ①문학 ②화학 ③물리학 ④의학 ⑤평화 ⑥경제의 6개 분야의 수상 후보자 발표는 막을 내렸다. 단 노벨 평화상 만은 놀웨이가 담당한다.
2016년도 노벨상은 상기 문학상 외에 우리들에게 특히 주목을 끌게 한 것은 일본이 3년 연속으로 기초과학 분야에 수상자를 배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49년 최초 수상자를 낸 이래 그간의 연구노력의 결과로 22명의 과학부문 수상자를 내게 된 것이다.

노벨상의 유래

스웨덴의 화학기술자 알프레드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폭약과 탄약과 같은 무기를 생산하는 공장을 전 세계에 90여개를 건설하여 거대 재벌이 되었다. 그의 사후 유언에 따라 그가 남긴 재산으로 세계의 인류 문명 발달에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을 만든 것이 노벨상이다.
최초의 노벨상은 물리학, 화학, 생리학 및 의학, 문학, 평화의 5개 분야였으나 스웨덴 중앙은행에서 경제학상을 추가 제정하였다.
노벨상은 1901년부터 수여되기 시작하였다. 노벨 수상자에게 노벨이 남긴 유산을 기금으로 노벨재단에서 운영한 수입의 67.5%를 5등분 하여 지급하는데 지급금액은 분야당 800만 크로나(약 13억원)이며 금메달과 표창장을 수여 받는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은 장인정신의 산물

일본은 1949년 유가와 히데키가 물리학상을 수상한 이래 금년도에 도쿄공업대학의 요시노리 교수가 생리의학상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전술한 바와 같이 일본은 과학분야에서 2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일본은 전후에 꾸준히 노벨상을 받아왔다. 작년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이 246명(1위), 영국이 62명(2위), 독일이 48명(3위)이 되어 일본의 21명은 세계 4위에 속한다.
일본의 과학기술의 기반은 메이지 유신부터 시작한다. 그러니까 일본의 과학의 역사는 150년 이상이 된다. 일본은 일찍부터 선진 해외과학의 전수에 눈을 떴다. 기초 과학의 기반이 없으면 산업 발전도 없고 전쟁을 치를 수도 없다는 것을 깨우쳤다. 이리하여 일본은 다른 것에 앞서서 전통적으로 전반적인 과학 기술 저변 확대에 노력을 경주해 왔다.
노벨상을 위해서가 아니고 필요에 의해서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는 정책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정책이 성공했다. 여기서 일본은 전통적 사회가 요구하는 한 곳에만 전념하는 장인정신이 있었다. 이러한 정책과 정신이 100여년간 계속되어 왔다. 이 결과로 일본은 오늘 날과 같은 기초가 튼튼한 과학 일본을 구축했다. 일본은 앞으로도 계속하여 노벨 수상자를 배출할 것으로 본다. (2020년까지 30명)
참고로 일본의 노벨 수상자의 수상 배경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2002년 일본이 화학 분야에서 다나카 고이찌씨가 노벨상을 받을 때 필자는 어느 경제지에 기고한 적이 있다. 다나카씨는 학사 출신으로 조그마한 회사의 연구원이었는데 연구소장으로 승진시켜 준다는데도 마다하고 연구원으로 남아 연구와 연구, 실험과 실험에만 몰두하여 결과적으로 노벨상을 받았다고 했다.
2014년 청색 LED(발광 다이오드) 발명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나카무라 슈지씨는 미국 UC 대학교수로 있다가 일본의 중소기업체인 니치아 화학공업 연구소로 옮겨 가망 없다는 이론에 100여 차례나 되는 실험과 실험을 거듭한 끝에 성공에 이르렀다.
200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교토대학 마스가와 도시히테 명예교수는 해외여행도 모르고 연구에만 몰두한 사람이다. 여권이 없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목할 것은 일본 정부는 폐광으로 팽개쳐 있던 것을 1955년 1000억을 투자하여 만든 슈퍼-카미오칸데(Super Kamiokande)에서 연구하여 2002년 고시바 마사토시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고 작년 가지타 다카오키 교수가 같은 장소에 같은 실험을 하여 물리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또한 작년에 생리 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기타 사토대학의 오무라 사토시가 수상함에 일본 열도가 열광했다고 한다. 그는 지방대학 (야마시다)을 나와 야간 공고교사로 일하다가 미국 유학을 거쳐 기업과 협력하여 기생충약 (Ever-Mectin)을 개발하였으며 일본에서 특허를 제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기타 사토시 연구소에서 일본의 세균학자의 대부 기타 사토시가 당연히 받아야 할 노벨상을 놓쳤음을 보완하는 의미가 컸기 때문에 그의 수상은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생리의학상자로 선정된 요시노리 명예교수(74세)는 도쿄공업대학에서 50년 동안 한자리에서 한 분야에만 전념한 교수이며 연구가이다.
참고로 작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생리의학상을 받은 투유유씨는 중국 전통의학원 교수이지만 박사학위도 없고 유명대학 출신이 아니다. 84세의 여성 노과학자이다. 중국의 고의학서를 참고로 하여 개똥쑥에서 191번째 실험에서 말라리아 항체를 발견했다.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한국은 비록 노벨과학 수상자는 배출하지 못하였을지라도 경제 대국으로 세계 5위의 공업국이며 과학기술 강국이다, 우리의 과학기술은 산업국가 건설에 이바지하는 응용과학에 중점을 두었다. 독창성(Originality)에 기초를 둔 기초과학과는 거리가 있었다. 따라서 노벨상 수상 기초가 되는 발명, 발견을 위한 과학기술 발전이 아니었다. 노벨상이 과학 발전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노벨상은 희생하고 산업발전에 전념했다. 이제 우리의 과학기술이 탄탄기반 위에 서 있으므로 몇 가지 문제만 해결하면 5년 내에 수상이 가능하다고 본다.
첫째로 기초과학 저력의 배양이다. 일본은 150년의 과학기술 발전의 역사를 가지고 저력을 키워왔다. 한국의 역사는 30~4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산업발전과 함께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홍릉KIST단지와 대덕과학단지가 말해준다.
둘째로 정부의 뒷받침이다.
일본은 100여년 전부터 기초과학 발전에 꾸준히 노력해왔다. 노벨상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일찍부터 조성되었다. 한국이 GDP 대비 R&D투자가 세계 1위라고 하는데 양이 문제지 비율을 따질 것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의 투자비에 비교하면 너무나 미미한 숫자다. 정부 예산 심의에서 과학기술 예산을 깎는 나라에서는 노벨상 수상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공계를 푸대접하는 사회적 풍토가 몇 년째 계속되어 왔는데 과학기술자 우대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세번째 과학기술자는 외골수 과학자가 되어 연구에만 몰두하여야 한다. 우리는 후진국에서 중진국,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감투가 제일이었다.
과학자도 출세에만 눈이 어두웠다. 장관, CEO, 연구소장이 목표였다. 팔방미인을 환영하는 사회였고 외골수가 생길 수 없는 사회체제였다. 지금에사 자기 전공 분야에 몰두하는 체제로 바뀌어 가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과학기술 발전에 있어서 국위를 선양하는 노벨상을 수상하기 위하여는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이름도 거창한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제사 노벨상 수상을 위한 Task Force Team을 만든다 또는 과제를 정한다 등등 야단이다. 노벨상은 스포츠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회 전반적인 면에서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풍토조성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투자를 하되 정부가 간섭 일변도로 나가서는 안 되며 연구과제도 정부가 정하고 연구자금도 갈라먹기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말로 필요한 연구에 필요한 자금이 배정 되었으면 좋겠다. GDP 대비 세계 1위의 R&D 투자를 하면서도 성과 없는 나라라는 누명을 안 썼으면 하고 바란다. 연구과제와 방향 등에 대하여는 과학자의 자율성에 맡겨둬야 한다. 여기서 한 우물만 파는 외골수 과학자가 나온다. 노벨상이 목적이 아니고 선결 과제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며 수상여부는 평가의 문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9호 (2017년 1월호) 기사입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