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의 기술’ 전문가

'거래의 기술' 전문가
트럼프의 진면목
그는 단순한 또라이(freak)가 아니다

글/ 최택만(편집위원,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단순한 부동산 업자도 아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부동산 사업가이다. 그가 손댄 건물과 땅은 황금으로 변해 그는 부동산의 귀재로 불려 진 인물이다. 그의 부동산을 보는 탁월한 안목과 집요하고도 거침없는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거래의 기술’이라는 책을 비롯하여 5권이나 되는 책을 썼다. ‘거래의 기술’은 한 1987년 출간되어 13주간 Best seller 1위에 48주간 연속 Best seller에 올랐다.

▲ 트럼프의 자녀 등 일가족 사진. <사진=Donald Trump Facebook>

매일 새로운 성공신화를 기록해온 전문가

올해 70세인 도널드 트럼프는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군사학교를 대학을 졸업했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부동산 사업가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일찍이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1975년 트럼프는 뉴욕 42번가에 위치한 코모도(Commodore) 호텔을 최신식으로 개조하고 나서 재산세 납부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뉴욕 개발업자 누구도 그 개축 호텔에 관심이 없었고 또한 트럼프 자신도 그 당시 거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이를 최상의 기회로 생각하고 뉴욕시에 세금우대를 요청하는 한편, 보험회사와 은행에 자금 조성에 대한 계획서와 하얏트 호텔 측에는 운영에 대한 공동 경영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호텔을 인수했다. 1980년 9월 Commodore 호텔을뉴욕에서 가장 아름다운 1,400개 객실과 1,500명의 종업원이 근무하는 초특급 ‘The Grand Hyatt Hotel’로 가꾸는 데 성공했다.
이 호텔을 인수하면서 돈방석에 올랐고 2년 뒤인 1982년 58층 높이로 세운 트럼프 타워는 뉴욕의 명소의자 부의 상징이 되었다. 또 카지노 호텔 사업을 시작하면서 갑부 대열에 합류한 그는 명실상부 미국의 부동산 황제가 된다. 이른 나이에 화려한 성공을 거머쥔 트럼프이지만, 1980년대 말 부동산 시장의 붕괴로 인해 90억 달러가 넘는 채무를 안고 파산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그러나 90년대 말 부동산의 가치가 다시 회복되면서 트럼프는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다. 초호화 빌딩과 카지노, 골프장, 세계적인 미인대회 개최권 등을 손에 거머쥐게 된 트럼프는 부동산 업계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고 현재 9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억만 장자로나 날이 영역을 확장하며 매일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 '미국을 다시 위대한 국가로’ 라는 문구를 달고 선거운동했던 트럼프. <사진=트럼프 공식 인스타그램>


트럼프 강연료 1회 150만불 세계 1위

사람들은 그를 만날 때 마다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래서 트럼프가 집필한 책들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그의 강연은 단연 최고의 인기를 자랑한다. 포보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의 강연료는 1회당 150만 달러로, 세계 1위이다.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입이 강연 때마다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말이다.
“부자가 되기 첫째 조건은 당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사랑이야 말로 이윤을 얻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사랑이라는 열정만 있으면 90% 해결할 수 있다. 그는 세상에 세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사람을 아예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 지지 않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 이기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으로 분류한다. 이기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남들보다 더 잘 알고자 노력하며 그 결과 남과 다른 눈을 갖게 된다. 그는 “인생의 투자에 있어서 승리하는 사람들은 자기 인생의 대문을 스스로 쓰고, 그것에 따라 연기하며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아울러 자신을 열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부동산은 복잡하고 인내가 필요한 사업이므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동기가 없으면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 그가 부동산에 투자하고 개발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단연 “지식”이다.
“어떤 사람들을 맨해튼의 멋진 빌딩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정작 뉴욕시의 구획법이나 세법조차 제대로 모른다. 그건 자기 돈을 남에게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부자가 되고 싶다면 돈이 자신의 손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그 돈의 향방과 운명에 대해 꿰뚫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부동산 투자자로 일군 부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는 매일 출근하자마자 5~7개의 신문과 10~2권의 잡지를 보며 스크랩하고 저녁에는 명상과 독서로 충분한 시간을 보낸다. 그는 하루에 4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으며 1주일에 28시간을 순수하게 독서에 할애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왔다갔다 독특한 정치 이력

그의 정치 이력은 독특하다. 1987년 이전에는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정치자금도 기부했다. 그러다 1987년 공화당으로 돌아섰으며 1999년까지는 계속 공화당을 후원했다. 하지만, 1999년부터 개혁당을 지지했으나 오래가지 못했으며, 그 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다시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탔다. 2011년부터 이듬해까지는 독립당을 후원했다. 한마디로 지지 정당부터 정치적 성향까지 오락가락하며 시계추처럼 진폭이 컸다. 사업상 필요성이나 기분에 따라 지지정당이 왔다 갔다 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가 지금 대선 공화당원이 된 것은 2012년부터다.
하지만 그는 미국 대선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뽑혔다. 대선 유세 동안 멕시코 불법이민 저지를 위한 장벽 설치, 이슬람교도 입국 제한, 일본과 한국의 핵무기 개발 용인, 김정은과 대화 주장 등 막말과 말실수, 그리고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구, 미국 제일주의 및 고립주의 등 충격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한데는 그 나름대로 여러 이유가 있다. 잘 알려진 부자인데다 인기 텔레비전 프로그램 진행자 출신으로 인지도가 높은 게 하나의 이유다. 둘째, 유명 인사라는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미디어에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광고판인데다 미디어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텔레비전에 강할 뿐 아니라 젊은이들이 달고 사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달리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새로운 정치적 이슈가 등장하면 이에 대한 코멘트를 발 빠르게 SNS에 올렸다. CNN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언론이 이를 다루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트럼프의 뒤에는 미국 선거 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SNS 참모’가 있다고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29세의 저스틴 매코니라는 인물을 선거참모로 고용해 SNS를 전담시키고 있다. 전담 참모까지 둘 정도로 적극적으로 SNS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 부동산 재벌일 뿐, 정치적으로 업적이 없는 트럼프가 대선 경선에서 돌풍을 이어가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이번 대선 전은 인터넷 경쟁력이 곧 지지율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2011년 트위터 개설 당시 30만 명이던 트럼프의 팔로워가 현재 430만 명에 이른다. 2009년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VA)를 졸업한 매코니는 트럼프가 진행한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등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능력을 발휘했다.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들고 나왔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라는 구호는 그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숨은 표심’(샤이 트럼프) 공략 성공

도널드 트럼프가 여성과 인종, 종교에 대해 극단적인 발언에도 승리를 연출한 것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에 더해 공화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백인 중산층의 불안감과 박탈감을 자극한 결과로 보인다. ‘정치적 결벽증’을 거부하면서 기성 정치권과 언론을 몰아세우고 자신의 속내를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막말이 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것이다. 우선 트럼프는 그의 열성 지지층, 특히 ‘러스트 벨트’(낙후된 중서부 제조업지대)의 백인 중산층 노동자들을 막판 대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사양화된 공업지대 ‘러스트 벨트’에서 미국판 브렉시트가 연출된 것이다. 트럼프는 “클린턴 부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을 지지한 것이 공업 지역이던 이곳을 파괴했다”고 강조한 것이 추락한 백인 중산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백인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미국 사회 주류 지위에서 떨려난다는 백인 계층의 불안감을 자극, 예고했던 대로 ‘숨은 표’ 분출을 실현시키는데 성공했다.
미국의 대통령이 된 그는 여러 가지 직함을 갖고 있다. 기업인·방송인·정치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The Trump Organization)의 회장 겸 사장이자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설립자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로 미국에서 가장 비싼 건물과 지역은 대부분 트럼프의 손을 통해 개발되었다고 할 정도로 부동산을 보는 그의 안목은 탁월하다. 부동산으로 시작하여 스포츠, 오락 부문으로 영향력을 넓혀오다 마침내 대통령의 꿈을 현실화시킨 것이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8호 (2016년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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