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기술 경쟁이 가장 뜨거운 곳이 바로 금융권이다. <사진=pixabay>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펼친 세기의 바둑대결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의 화두가 된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이 심상치 않다. 11월 16일에 열린 제4회 글로벌 리더스포럼에서는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로봇 한(Han)이 축사를 했고, EBS 장학퀴즈에서는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AI)‘엑소브레인’이 수능시험 만점자 등과 퀴즈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의 대형 법무법인 베이커앤호스테틀러에서는 세계 첫 AI 변호사‘로스(ROSS)’가 판례분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우리 사회 곳곳에 AI기술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AI기술 경쟁이 가장 뜨거운 곳이 바로 금융권이다.

금융서비스에 AI기술을 접목하면 맞춤형 상품개발이 용이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금융회사들이 앞다투어 AI기술을 도입하는 이유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로봇이 빅데이터와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해 프라이빗뱅커(PB)의 자산관리를 대신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의 자산운용업무를 시작으로 은행의 고객상담업무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11월 초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체 한국형 헤지펀드가 -0.25%의 수익률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쿼터백자산운용의 로보어드바이저인 로보지(Robo G)가 운용하는 펀드는 약세장에서도 1.25%의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1대 1 카카오톡 채팅으로 금융업무를 상담해 주는 금융봇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은 금융봇을 통해 상품안내, 올원뱅크 바로가기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향후 대화형 금융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라고 하니 로보어드바이저와 금융회사 직원, 휴먼어드바이저간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올 초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열린 제46차 세계경제포럼에서는 AI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 700만 개가 사라지고 200만 개가 새로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지난 10월 24일 한국고용정보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의해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에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금융·보험관련직이 81.8%로 가장 높았다고 하니 말그대로 휴먼어드바이저들의 위기다. AI기술과 함께 핀테크의 등장으로 금융시장이 어느 분야보다 빠르고 혁신적으로 변하고 있어 새로운 패럼다임에서 살아남기 위한 휴먼어드바이저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로보어드바이저가 고객을 상대하는 미래 금융시장에서 휴먼어드바이저들이 살아남기 위한 해법은 역설적이지만 로보어드바이저만의 장점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최대 장점은 감정을 배제하고 재무적 정보에 따라 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비재무적 정보에 기초한 맞춤형 금융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커지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로보어드바이저에게도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동향센터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고객별 수요에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역부족이라는 보고서를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재무적 정보를 토대로 한 고객과의 상호작용이나 고객에 대한 감성마케팅 등은 감정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이를 금융에 접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두고 무늬사이에 형성된 밀접한 관계를 오랜 기간 유지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사적인 연성정보를 입수하여 축적하고, 이 정보를 기초로 대출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법이다. 담보대출 위주의 대출관행을 개선하기 위하여 2014년 도입되어 비재무적 정보를 활용하여 어려운 중소기업에 효율적으로 자금을 지원해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앞으로 은퇴설계 등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무늬금융을 통해 휴먼어드바이저가 로보어드바이저와 멋진 한판 승부를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소개> : 김주원

필자는 현재 금융회사에서 컴플라이언스와 금융소비자보호 관련부서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 금융교육 전문강사 및 금융소비자보호상담역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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