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광화문 일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사진=경제풍월DB).

[이코노미톡 최서윤 기자] 5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집회에 앞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 지도부를 포함한 의원 60여명과 야권 대선주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여기에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공동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 각 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김부겸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야권의 잠룡들도 자리를 지켰다.

야당은 여러 요건상 현실적으로 대통령 탄핵이 힘들다고 판단, 하야 또는 2선 후퇴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였다.

추미애 대표는 추도사에서 “박 대통령은 한시바삐 국정에서 손을 떼고 내려와야 한다”며 “계속 국민 뜻을 거역한다면 정권퇴진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자진사퇴는 있을 수 없다”는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를 겨냥해 “박 대통령이 철회하든지 본인이 사퇴하든지 해야 한다”며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강경투쟁으로 갈 것”이라고 압박했다.

앞서 이재명 성남시장의 집회 참석에 자극을 받은 대선주자들은 강경한 발언으로 존재감 부각에 내심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무너진 헌법정신과 정의를 새롭게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온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불의한 권력의 정점에 선 박 대통령의 하야를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공언했다. 박 시장은 영결식이 끝난 뒤에도 남아 촛불집회에 동참했다.

▲ SK텔레콤과 KT는 5일 광화문 KT와 교보생명 빌딩 맞은 편에 통신지원 차량을 배치했다.

오후 4시부터 진행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20~30대 젊은 대학생과 직장인 뿐 아니라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60대도 많았다.

곳곳에는 유모차를 대동하고 가족 단위로 온 시민들과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는 서울시 주최의 김장문화제가, 청계광장(청계천)에서는 ‘서울빛초롱축제 2016’이 열리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는 계기가 됐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사과 말고 사퇴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 대통령이 최근 대국민담화에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됐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언급한 것을 비꼬아 “우리도 뽑아준 걸 후회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해명하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집회 도중 야당 의원들이 흉기를 든 괴한에게 위협 당하고, 시민단체인 엄마부대 주옥선 대표가 10대 학생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과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 등은 벌어지지 않았고 평화적으로 마무리 됐다.

▲ 5일 열린 광화문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20만명, 경찰 추산 4만5000명이 운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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